
"시험이라니... 설마 아르키아논에서 함장님을 의심하는 걸까요? 설마... 성전십자회와 반목한 것 때문에...?!"
10살 치고는 놀라운 추리였다. 하지만 자리에 있던 함장은 그보다도 '우리' 오웬이 반목 같은 단어도 제대로 용례에 맞게 쓴다는 것에 순간 흡족했다.
그 때 레이가 나서서 반박한다.
"너무하세요! 저와 다른 요원들에게는 최고의 함장님이시란 말이에요!"
거기까지만 해도 오웬은 아차 싶어 스스로를 반성했지만 이어지는 레이의 말은 가관이었다. 이게 함장을 옹호하는건지 돌리는 것이 분간이 안갈 정도로.
"아무리 함장님이 윗 사람들이 보기에 전투로그도 뒤죽박죽 엉망인 녀석이 정작 결과는 모두를 생환시키니 의심스럽고! 레노아님이 한숨을 쉬게 만드시고! 변변한 경력도 없으시다고 해도...!"
"레, 레이... 그만..."
함장이 그녀에게 비수를 얻어 맞으며 간신히 손을 들어보이지만 레이는 들리지 않는 눈치다.
그 때에 그녀를 막은 것은 다름 아닌 오웬이었다.
"아, 아빠를 그렇게 말씀하지 마세요, 레이님!!"
그 순간 함교의 모두가 정적에 휩쌓인다.
오웬 역시 말을 내뱉고서 헉 하고 숨을 들이 마쉰다. 함장을 아빠라고 칭하는 것은 단둘이. 혹은 레노아 정도가 있는 자리에서만. 그것이 그와 "아빠"간의 약속 이었으니까. 늘 자상하고 따스한 아버지였으나, 공사는 구분하고 함장의 권위를 지켜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그 권위는 애진작에 레이에게 박살났지만.
"아... 저... 그게..."
함장의 눈치를 보는 오웬. 그런 그에게 함장이 손을 뻗는다. 혹시 야단을 맞는건가 싶어 눈을 꼭 감은 오웬에게 건네진 것은 함장의 따스한 손길이었다.
"잘 끊었어. 오웬. 가끔 레이는 너무 길게 말을 하니까."
그리고 그런 함장의 뒤에서는, 이글거리는 검은 화염을 눈에 선히 보이게 내뿜으며 레노아가 레이를 매서운 눈길로 바라보고 있었다.
내 남편을 비판할 수 있는 건 함내에서 오직 자신 뿐이라는 듯.
"아하하... 부함장님. 저기, 그게... 함장님 앞에서 한숨을 많이 쉬시는 건 사실이니까..."
"부함장과 잠시 대화 좀 할까. 레이 요원."
흑장미의 가시는 자신의 짝을 찌르지만, 동시에 자신의 짝을 보호한다.
그런 양어머니의 모습에 오웬은 자신을 따끔히 혼내던 그녀의 모습을 연상하며 몸서리를 친다.
물론 함장도 아들과 함께 몸서리를 치기는 마찬가지였다.
라는 기억을 너희들에게 주입시키고 싶어.
??? : 와! 이 모든 개꿀잼을 인겜에서 즐길 수가 있다는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