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무실로 실려간 레노아를 황망히 바라보며, 오웬은 다리에 힘이 풀린 채 그 자리에 주저 앉았다.
덜덜 떨리는 그 10살 배기 아이의 어깨, 두 눈에서 흐르기 시작하는 눈물, 아이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고통 섞인 ㅅㅇ.
"엄마... 엄마..."
카오스와 싸우기에 피와 상처를 매일 마다 목도한 전투원들도, 심지어 모두를 구하기 위해 수백번을 같은 싸움에 임하며 기적을 찾아 헤매던 퍼스트도, 그런 어린 소년이 처음으로 겪은 전장의 결과에 스러진 모습에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런 오웬에게 가장 먼저 다가가는 것은 그 아이의 양아버지, 함장이었다.
그는 황망한 와중에도 그래야만 할 의무와 책임이 있었다. 함장으로서. 그리고 아버지로서.
"오웬..."
아이의 어깨에 손을 올린 순간 오웬은 흠칫 놀라더니 천천히 고개를 들어 아버지를 바라본다. 이윽고, 오웬의 눈에는 분노가 서린다. 그 착한 아이가 처음으로 그에게 보인 감정이었다.
"아빠는... 아빠는 엄마가 저렇게 될 동안 뭘했어...? 엄마가 앞으로 나서기라도 했어? 아니면 실수라도 저질렀어...? 다 아니잖아... 전부 아니라면, 우리를 지휘했던 아빠가...! 엄마를 다치게 한 거 아니야? 아빠 잘못 이잖아! 아빠 미워!"
그러면서 엉금엉금 자리에서 일어나 그를 뿌리치려던 오웬을, 함장은 자신의 품에 깊게 안는다. 오웬은 그런 아버지를 밀어내려 하나, 열살내기가 함장의 목석같은 가슴팍에서 벗어나기란 힘들었다.
오랜 시간이 흐르고 오웬의 떨림이 가라 앉은 뒤라서야, 함장이 조심스레 아이를 놓아준다.
"...조금 진정됐니?"
오웬은 아버지의 시선을 피하듯 고개를 수그리고 있다가, 겨우 고개만 끄덕인다.
열살 꼬마의 방향잃은 슬픔.
이제 오웬이 죄송하다고 하면 함장이 더 나아져라라고 하는건가
이제 오웬이 죄송하다고 하면 함장이 더 나아져라라고 하는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