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2월 21일에 발생한 제천화재참사의 진실은 무엇일까?
언론도 유족도 경찰도, 소방합동조사단도 어느 누구도 진실을 말하지 않고 있다.
기자는 제천화재참사 생존자 백모씨를 인터뷰했다.
그는 4층에서 헬스를 하고 있다가 화재를 감지하고 옷도 갈아입지 못한 채 무조건 아래층으로 내달렸다고 했다.
3층과 2층을 지나 1층 현관(정문)으로 나가려는데 1층에 너무도 많은 연기때문에 포기하고 2층과 1층 사이에 작은 창문을 통해 가까스로 탈츨했다고 했다.
이때 시간은 4시경이라 했다.아마도 3시58분(화재 감지)과 4시(탈츨) 사이에 벌어진 상황으로 판단된다.
이때 20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2층에서는 어떤일이 벌어지고 있었던 것일까?
이것이 이번 제천화재참사의 진실일 것이다.
제천화재참사의 진실을 밝히는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 사람은 유족 윤모씨였다.
그는 4시1분경 ‘여보 나 숨이 막혀, 연기가 자욱해 나좀 살려줘,신고 좀 해줘"의 취지로 아내와 통화했다고 했다.
제천화재참사의 진실 2편에서도 밝혔듯이 윤모씨의 가족이 회재를 감지한 시간은 4시 1분 통화로 미루어보건대 4층 탈츨자 백모씨와 비슷한 3시58분경으로 판단된다.
욕탕에서 나와 락커의 전화를 꺼내고 옷을 갈아입은 시간을 감안하면 그 시간으로 판단된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2층 20명 희생자의 발견 위치다.
희생자 발견 위치에 대해 자세히 보도한 언론은 한국 언론 가운데 단 하나도 없다.
윤모씨의 가족은 락커에서,10명의 희생자는 2층 엘리베이터 앞에서 발견됐다.
2층 여성사우나 현관문 빨간버튼이 고장나 열지 못했다는 보도는 이번 화재참사 최대 오보 가운데 하나인 것이다.
2층 현관문은 활짝 열려있었다.
락커에서 발견된 윤모씨의 가족보다 2층 엘리베이터 앞에서 발견된 10명의 희생자는 앞서 먼저 탈출을 시도한 것이다.
4층 백모씨가 계단을 통해 내려오던 그 시간과 동일한 시간대로 판단된다.
그런데 4층 백모씨는 살고 2층의 희생자들은 왜 사망에 이르렀을까?
이들은 백모씨처럼 코앞의 2층과 1층 사이의 창문으로 탈출할 수 있었는데.....
이것이 이번 화재참사의 1차적 진실인 것이다.
1월 22일 제천화재참사 유가족 대표는 합동분향소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그때 기자는 유가족과 논쟁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는 판단 아래 질문을 삼가했다.
그때 유가족 대표는 한장의 사진을 공개했다. 손톱자국이 선명한 한장의 처절한 사진을 공개하면서 침통해 했다.
그런데 그 사진이 어느곳 사진인지는 말하지 않았다.
그래서 일부 언론에서 사진을 보도하면서도 밑에 어느 장소인지 주석을 달지 못했다.
그런데 손톱자국이 선명한 사진은 다름아닌 2층 방화문이라는 사실을 기자는 기자회견 후에 알게 되었다.
지금도 합동분향소에 그 사진이 걸려 있다.
2층 희생자들은 그 방화문을 열고자 몸부림쳤던 것이다.
방화문만 없었어도 2층 희생자들은 4층 탈출자 백모씨처럼 모두 생존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방화문 작동은 지극히 정상적이었던 것이다.
그럼에도불구하고 왜 2층에서 20명이나 사망했을까?
바로 이 방화문이 화염과 연기을 막아줘야 하는데 화염만 막아주고 연기는 막지 못햇던 것이다. 한마디로 제구실을 하지 못하고 탈출로만 막아버렸던 것이다.
화재 분석의 권위자인 서울시립대 윤명오 교수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인천의 한 화재에서 2층 식당에 방화문이 작동해 지하와 윗층은 난리가 났는데 화재를 진압하고 2층을 열어보니 손님들이 식사를 하고 있어 당시 소방관들도 깜짝놀랐다는 일화를 소개하며 방화문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그러나 제천화재는 불행하게도 2층에서 방화문이 작동했으나 부실한 시공으로 20명을 죽음으로 내몬 것이다.연기를 막지 못하는 방화문이 얼마나 치명적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지 제천화재참사는 그것을 여실히 보여준 것이다.
이러한 진실을 소방방합동조사단도 유가족도 언론도 말하지 않고 오직 마녀사냥식으로 소방관 탓으로만 돌렸던 것이다.
서울시립대 윤명오 교수는 구조기관 즉 소방관의 대응책임을 물어 사법조사를 하는 것은 전세계적으로 유래를 찾아보기 힘든 극히 이례적인 사안이라 비판했다.
(그는 이렇게 소방관 책임돌리기로 나간다면) "현장대원들이 너무 조심스러워서 활동이 위축되고,직무를 기피하는 경우가 발생한다"며, "911테러 당시 소방관의 (구조,운영) 잘못으로 343명이 희생된 것이 분명한데도 (소방관) 책임을 묻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한 "1200명이 사망한 뉴올리언스 홍수때도 소방관의 운영 잘못이 거론됐지만 소방관에 대한 인적 책임을 전혀 묻지않았다"며 "구조기관의 책임을 묻는 것은 매우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렇게 소방관의 책임이 명확한데도 책임을 묻지 않은 사례에 비춰보면 제천화재참사는 소방관의 잘못이 불문명한데도 사법적 조치를 운운하는 것은 대단히 우려스러운 일"이라며 "소방관의 사기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기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개진했다.
기자는 지금 우리 사회가 무엇인가 한참 잘못됐다고 판단한다.
이렇게 공권력이 남용되고 진실이 호도되도 나서는 기관도 언론도 없다.
다행히 119소방안전복지업단장이 청와대에 이상민 전 제천소방서장과 김종희 지휘팀장의 피의자 전환 사실을 통보했다.
방화문의 구조적 결함 때문에 20명의 고귀한 생명이 떼죽음을 당한 2층 여성 사우나의 엄연한 진실을 도외시한 채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사태를 바라보며 기자는 우리 사회의 저급한 수준에 자괴감에 빠져 의욕이 상실되고 있다.
변수남 소방청 합동조사단장이 이러한 방화문의 구조적 결함을 밝혔더라면 이렇게 소방관들이 죄인되는 세상을 만들지 않았을 것이다.
끝으로 이제라도 소방당국과 경찰이 2층 유리창이 아니라 진실을 가리고 있는 진실의 창을 깨뜨려 제천화재참사의 진실을 보여주기를 당부드리고 싶다.(주은철 기자)
2층 방화문의 처절한 탈출 시도 흔적...방화문이 오히려 2층 여성사우나 20명의 고귀한 생명을 죽음으로 내몰았던 것이다.이것은 변할 수 없는 진실이다.선명한 손톱자국이 그것을 웅변해주고 있다.우리 사회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인지 기자는 심한 자괴감에 의욕이 상실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