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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읽어보면 좋은 것(이지만 가능하면 필수적으로 읽었으면 좋겠음)
이전 글에서 보글러의 작법 이론을 통해 3막 12단계의 플롯 구조와 캐릭터아크를 설명했음.
이번 글은 보글러의 작법 이론을 바탕으로 단순한 아이디어를 어떻게 구조화하고 나아가 이야기로 발전시키는지
매우 실용적으로 설명할 것임.
이번에 소개하는 내용은 오쓰카 에이지의 '스토리 메이커'에 실린 내용이니
자세한 설명을 보고 싶다면 이 책을 구해 볼 것.
간단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오쓰카 에이지는 30가지 질문을 통해 이야기를 구조화하는 방법을 소개했음.
그 30가지 방법은 아래와 같음
괄호 안은 내가 붙인 부가적 설명임
1. 앞으로 쓰려고 하는 이야기를 머릿속에 있는 상태 그대로, 형식에 구애받지 말고 써보라
(기본적인 아이디어임. 그냥 두서 없이 써도 되고, 특정 장면만 써도 됨. 그냥 편하게 생각나는 아이디어를 적어)
2. 1.의 플롯을 한 문장으로 표현하라(로그라인)
(로그라인은 이야기의 전체 줄거리를 1~2줄의 짧은 문장으로 요약하는 것임)
3. 쓰려는 이야기의 주인공에 관해 떠오르는 대로 써보라
(할 수 있는 한 구체적으로 적으면 좋음. 오쓰카 에이지는 다른 저서 '캐릭터 메이커'에서 캐릭터의 모든 설정은 그 캐릭터의 서사와 밀접해야 한다고 했음. 예컨대 애꾸눈이라면, 애꾸눈이 된 과거는 뭔지, 그 과거가 이야기에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를 생각할 것.)
4. 주인공이 현재 안고 있는 문제를 "주인공은 xxx가 결여된 상태다"라는 식으로 표현해보라. 우선 결여된 것을 구체적으로 쓰고, 그 다음에 그것이 무엇을 상징하는지 한마디로 써보라.
(결여는 주인공이 이야기를 끌어나가는 원동력임. 대부분의 캐릭터아크는 주인공의 결여에서 발생함. 무엇이 없기 때문에, 그걸 채우려고 이야기가 시작되는 거지. 결여된 것은 구체적으로 하나여도, 그것을 어떻게 상징화할 것인가에 따라서 이야기의 주제가 달라짐. 이야기의 주제는 일관적인 게 좋으므로 제대로 설명하고 넘어갈 것.)
5. 주인공의 '현재'에 관해 설계해보고, 이미지에 가장 맞는 것을 아래 a~d 중에 선택하라
a. 아직 자신의 운명을 자각하고 있지 않은, 보통 사람으로서의 상태(0)
b. 어떤 식으로든 사회적으로 성공한 상태(+)
c. 과거에는 성공했었지만, 지금은 잘 안 되는 상태(+→-)
d. 전혀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는 지금의 일상을 뜻함. 대부분의 이야기는 일상 -> 비일상 -> 새로운 일상으로의 변화를 보여줌.)
6. 5.를 선택했으면, 로그라인을 "주인공은 xxx인 상태에서 ooo를 원하고 있지만 결국 ㅁㅁㅁ인 상태가 된다"라는 정도의 간단한 문장으로 만들어보자
(이야기의 테마, 여태까지 적은 아이디어의 정리)
7. 현재 주인공이 처해 있는 상태에 영향을 미친 '과거'에 관해 적어보라
(현재의 행동을 왜 하는가?에 대한 질문임. 과거에 어떤 사건이 있었으니 현재의 주인공이 행동을 하는 거겠지)
8. 4.의 답변을 기반으로 주인공이 '결여되어 있는 것'을 손에 넣기 위해 누군가에게 받게 되는 (혹은 스스로 치르지 않으면 안 되는) 구체적인 과제나 임무는 무엇일지 생각해보라
(이야기의 가장 핵심이 되는 것임. 위에서 말한 주제와도 연결된 부분인데, 결국 '정석적인' 이야기는 결여된 것을 채우고자 하는 욕망이 원동력이기 때문임.)
9. 주인공은 외적인 목적이나 과제를 결국 달성하는가
(이게 엔딩의 성격을 정의함)
10. 그 결과 상징적으로 손에 넣는 것, 혹은 잃는 것은 무엇인가
(모든 아이템, 능력 같은 것은 그것이 상징하는 바가 있음. 예컨대 베르세르크에서 가츠가 드래곤 슬레이어를 얻은 건 복수의 화신으로서의 성격을 얻은 것인 동시에, 그리피스에 대한 일말의 정을 떼는 인간성의 상실을 의미하기도 함.)
11. 주인공의 목적 달성을 방해하는 중심적인 캐릭터, 즉 '적'은 누구인가(그림자)
(이게 이야기의 핵심 빌런. 보글러의 작법 이론에서 적=그림자은 관문수호자와는 캐릭터 특성이 다름. 관문수호자는 주인공에게 역경과 시험을 내리는 존재지만, 그것을 통해 주인공이 앞으로의 역경을 이겨나갈 수 있게 해주는 아이템이나 능력을 부여함. 반면 그림자는 주인공의 여정에 있어서 필연적이자 죽음의 문턱을 보여주는 존재임. 베르세르크의 개별 에피소드가 아닌, 전체 서사에서 예시를 들자면 그리피스 같은 인물. 반대로 그리피스의 시점에서 서사를 전개하자면 역으로 가츠가 그런 캐릭터겠지. 그림자는 꼭 주인공 외의 개별 인물일 필요는 없음. 내적 서사에 집중된 이야기라면 그림자는 주인공 내면의 나약한 모습 그 자체가 될 수도 있음.)
12. 주인공과 적의 가치관, 사고방식은 어떻게 다른가
(가치관, 사고방식의 차이가 곧 이 둘의 필연적인 대결을 만듦. 가츠와 그리피스의 예를 떠올리면 됨.)
13. 주인공의 옆에서 목적 달성을 도와주는 캐릭터는 누구인가(협력자)
(정신적 스승과 협력자는 다름. 협력자는 주인공과 함께 여정을 하는 인물임. 다만 이전 글에서 말했다시피, 캐릭터 특성은 무형의 에너지로 이해하는 게 좋은데, 예컨대 반지의 제왕의 프로도의 동반자 샘은 때로는 정신적 스승의 역할을 하기도 함.)
14. 주인공을 돕는 중심적 캐릭터가 주인공을 돕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 또한 서사가 있어야 함. 이게 개별 인물의 서사를 만들기도 함.)
15. 주인공을 보호하거나 주인공이 성공하는 포인트가 되는 힘, 아이템, 아이디어, 지혜 등을 부여하는 캐릭터는 누구인가(정신적 스승)
(13번에서 정신적 스승과 협력자의 차이에 대해 설명했는데, 더 설명하자면 정신적 스승은 주인공이 역경과 시험에 빠질 때마다 무언갈 도움을 주는 사람임. 그건 때론 주인공의 과거 그 자체가 될 수도 있음)
16. 주인공이 15.의 캐릭터에게 원조를 받는 이유는 무엇인가
(역시 서사를 위해서 있어야 함)
17. 주인공이 살고 있는 '일상 세계'는 어떤 장소, 환경인가
(앞서 이야기 했다시피 이야기는 일상-비일상-새로운 일상으로의 변환임. 일상을 왜 설계해야 하는가, 라고 한다면 일상은 모종의 균열이 잠재하고 있는 공간이기 때문임. 반지의 제왕처럼 모르도르의 군세가 호빗 마을까지 쳐들어 올 수도 있다는 것은 매우 직관적인 균열이지. 매트릭스처럼 이 세계가 사실은 거짓이었다는 걸 암시적으로 보여주는 것도 괜찮은 균열이고.)
18. 일상에 위기가 닥칠 거라 예감하는 사건은 무엇인가
(균열이 가시화되는 지점임. 다른 작가/이론가는 도입 이벤트라고도 하는데, 반지의 제왕에서 빌보가 절대반지로 투명화하는 걸 본 간달프의 모습이 바로 도입 이벤트라고 보면 됨.)
19. 일상이 어떤 식으로 위기에 처하는지 구체적으로 써보자
(일상이 무너지는 지점. 반지의 제왕을 예로 들자면 빌보의 반지에 대해 간달프가 마왕 사우론의 것이라며 설명하는 게 이 지점일 수 있음.)
20. 주인공이 행동에 나서는 계기가 되는 '전령관'은 누구인가
(반지의 제왕에선 당연히 간달프. 전령관은 일상이 무너졌다는 소식을 전하고 주인공에게 사명을 내리는 존재임. 이세계 J-판타지 클리셰대로 하자면 주인공을 이세계로 소환환 사람-대체로 국왕임.)
21. 주인공은 행동에 나서기를 주저하거나, 누군가에게 저지당한다. 그 부분을 반드시 만들어보라(소명 거부)
(일상을 떠나서 비일상으로 가기 싫은 주인공은 부정의 행동을 할 수밖에 없음. 에반게리온에서 에바에 타라는 부친의 명령을 거부하는 신지의 모습. 네거티브의 에너지이지. 다만 이렇게 속 터지는 전개는 요즘 좀 인기가 없는 모양인데, 그래서 다른 조연이나 엑스트라가 대신 네거티브의 에너지를 발산하는 경우가 있음. 주인공이 기세등등하게 먼저 적의 소굴로 가겠다고 하니까, 오히려 주변 인물들이 말리는 경우가 있잖아. 혹은 빌런이 주인공의 등장을 듣고 화가 나서 옆에 있는 부하를 죽여서 자신의 잔혹함을 보여주는 영화도 많고. 소명 거부는 네거티브 에너지를 표현하는 장소이지, 굳이 주인공이 수동적으로 행동할 필요는 없음.)
22. 주인공의 행동에 터부를 부여하겠는가
(주인공이 모종의 터부가 있으면 그의 행동에 정당성이나 서사적 깊이가 생길 수 있음. 하지만 필수는 아님)
23. 주인공에게 '일상'과 가장 멀리 떨어진 장소는 어디인가
(보글러 왈, 죽음을 맞딱뜨리는 장소. 위에서 설명한 그림자와 대적하는 장소임. 일상에서 가장 멀다는, 그 상징성을 유의해서 구상하면 좋음. 메이드 인 어비스로 치자면 어비스의 하층부로 내려갈수록 일상과 가장 떨어진 곳이 되는 거지. 드래곤볼의 손오공이 프리저와 싸우던 그 장소도 그렇겠네.)
24. 주인공은 가장 위험한 장소에서 직면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고, 그 결과 주인공은 어떻게 변화하는가
(주인공이 모종의 깨달음을 얻어서, 힘의 각성을 느껴서, 혹은 재치나 꾀로 직면한 문제를 해결함. 그것을 통해 교훈을 얻음. 3막 구조는 질문-질문연기-대답이라는 3개의 순서와 매칭된다고 이전 글에서 설명했는데, 주인공이 여기서 얻는 교훈이 대답에 대한 열쇠임. 드래곤볼을 예시로 하면 질문=손오공은 프리저를 물리치고 우주를 구할 수 있을 것인가 / 질문 연기=수많은 강적들과의 싸움 / 대답=강한 힘을 얻어 손오공이 프리저를 쓰러뜨린다, 와 같이 강한 힘을 얻은 것은 마지막 3막에 쓸 수 있는 열쇠힘.)
25. 주인공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잃은 것은 무엇인가
(여기가 주인공이 비일상에서 새로운 일상으로 돌아오는 지점임. 2막과 3막의 경계선. 위 10번 질문에 대한 대답과 연동하면 됨. 별주부전에서 자라는 호화로운 용궁 생활이라는 환상을 잃었고, 드래곤볼에서 손오공은 (결국 편집부의 압력으로 선회하긴 했지만) 손오공이 자신의 목숨을 희생했음.
26. 주인공이 적과 직접 대치할 때, 적을 이해하는가. 화해하거나 용서하지는 않나. 용서할 수 없다면 이유는 무엇이고, 어떤 부분을 용서할 수 없는가
(화해와 용서 혹은 철저한 파멸도 주제적 서사적 측면에서 이해하면 됨. 자신의 내면 속 그림자와 싸우는 서사의 경우 화해나 용서가 많더라고. 소년 만화는 철저한 파멸이 많고.)
27. 이야기의 결말에서 주인공이 살아가는 환경은 어떻게 변화하는가
(새롭게 돌아온 일상은 이전 일상과는 변해 있어야 함. 그리고 이 부분을 잘 구상하면 에피소드가 쫙쫙 이어지는 장편 이야기도 쓸 수 있음)
28. 여기까지의 답변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다음 그래프에 기입해서 정리해보자

비일상
일상
세계
전조
*
사자
*
소환을 거절하는 요소
*
현자로부터 얻는 것
*
제1관문의 문지기
파티의 구성원
*
좌절의 에피소드
*
현자로부터 얻는 것
*
가장 위험한 장소
*
적
*
귀환 시 발생하는 사건
주인공이 대가로 잃은 것
*
주인공이 얻은 것
*
새로운 세계
*
29. 보글러의 12가지 과정에 맞춰 플롯을 써보자
(보글러의 12가지 과정은 이전 글을 보면 좋음. 그래도 옮겨 쓰자면
1막 (질문 제기 - 이아손은 왕위를 되찾을 것인가?)
1.영웅은 일상 세계에서 소개되어, 그곳에서
2.모험으로의 소명을 받는다
3.영웅은 처음에 결단을 내리지 못한 채 주저하거나 소명을 거부한다. 그러나
4.정신적 스승의 격려와 도움을 받아
5.첫 관문을 통과하고 특별한 세계로 진입한다. 그곳에서
2막 (질문 연기 - 황금 양털을 찾으러 가면서 나오는 활극이 표면에, 한편 영웅으로서의 자질 시험)
6.영웅은 시험에 들고, 협력자와 적대자를 만난다.
7.영웅은 동굴 가장 깊은 곳으로 진입하여, 두 번째 관문을 통과하는데
8.그곳에서 영웅은 시련을 마주하고 이겨낸다.
9.영웅은 대가로 보상을 받고
3막(질문 해답 - 이아손은 부당한 찬탈자인 삼촌을 끌어내리고 왕위에 오른다)
10.자신이 떠나왔던 일상 세계로 귀환의 길에 오른다
11.영웅은 세 번째 관문을 통과해 부활을 경험하고, 그 체험한 바에 의해 인격적으로 변모한다
12.영웅은 일상 세계에 널리 이로움을 줄 은혜로운 혜택과 보물인 영약을 가지고 귀환한다
이렇게임)
30. 다시 한 번, 만든 이야기를 한마디로 정리해보자(로그라인)
(다시 한 번 이야기 정리. 그리고 괜찮다면 시놉시스-트리트먼트로 발전시키거나 혹은 바로 글을 쓰면 됨. 맘에 안 든다면 이 로그라인부터 다시 1번부터 반복하면 되고)
추천 주면 정말 고맙고
댓글에 와드 달아 놓으면 다음 번에 새로운 작법론 소개글 쓰면 대댓 달아줌.
궁금한 거 있으면 쪽지 보내도 좋아.
작법서 와드
와드
ㄱㅅㄱㅅ
와! 스토리 메이커 책내용을 생성형 AI에 넣고 스토리를 뽑으면 된다는 소리지?
와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