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0 ♥♥♥비가 내림
……사수와 포수가 함께 적선위에 뛰어올라 배 한 척을 불태우는데, 대장이 불태우지 말라고 분부했다....적선을 단번에 불태웠다면, 적은 사람인지 짐승인지 구분을 못 할 정도로 전멸시킬 수 있었을 것이고, 아군도 손실이 없었을 것이다. 적선을 불태우지 말라는 분부는 대장이 재물을 탐하는 마음에서 나온 것이다...길주의 윤계인과 김대충, 부령의 김사림, 회령의 정계룡, 종성의 배명장과 유복, 온성의 이응생 등은 총탄에 맞아 그자리에서 죽었다. ...대장이 배에 실린 재물과 보화를 탐내 화공을 꺼린 데다가, 날마저 저물었기 때문에 배 세 척 더러 파수하도록 했다.
6/11 ♥♥♥비가 내림
대장이 사람을 보내, 적선을 내줄 테니 이 배의 나무로 전사한 조선 포수들을 불에 태워 저승으로 보내주라고 말했다. 나는 우리나라 풍속에는 시신을 화장하는 일이 없으니 결단코 불태울 수 없으며, 만리절역에서 갑자기 시신을 거둬 고국으로 돌아갈 방책도 없으니, 어쩔 수 없이 우리나라 풍속에 따라 매장하겠노라고 말했다.. 대장도 옳다고 여겼다. 나는 곧바로 명령을 내려, 전사자 시신을 같은 고량 출신끼리 모아 언덕위 조금 높은 곳에 거둬 묻어 주었다. 멀리 이역까지 왔는데, 모래나 자가밭에 해골을 내버려두려니 애처롭고 가엾기만 하다.
-북정록, 신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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