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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련 체제의 붕괴를 알린 상장적인 공연


1991년 9월 28일, 모스크바 투쉬노 공항에서 열린 몬스터 오브 락 공연


메탈리카, AC/DC, 판테라 등 당대를 호령하던 서구의 락 밴드들이 모스크바 한복판에서 공연을 했음.


입장이 무료였던 이 공연에는 160만명이 몰린 것으로 추정되는데


공연의 크기를 실감할 수 있는 건


영상 중간중간 잡히는 2~3층 건물만한 PA 스피커 타워가 곳곳에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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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공연이 가능했던 이유는


고르바초프가 개혁개방 정책을 펼치며


서구에 문호를 개방했기 때문


하지만 그래도 보고 있자면 기괴하다고 할 만큼 놀라운 장면이 공연 중에 잡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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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측 상단에 미국 성조기가 휘날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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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복 공무원이 옷깃을 풀어헤치고 


공연을 즐기는 모습



이 공연 후 3개월 후 소련이 붕괴했으니


러프하게 보자면 소련 체제가 서구 문화에 패배한 상징적인 장면이라고 볼 여지도 충분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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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개방 정책 이전, 서구 문화를 억압하고


대중 문화를 통제하던 소련에서도


음지, 지하 문화가 있었고


음악계에선 바르드 음악이라고 불림


바르드는 정부의 공인을 받지 않은, 법의 사각지대의 음악가로


기타 같은 간단한 악기로


소련 공인 예술가가 부르지 않은 


삶의 이야기를 노래했음



소련 체제의 붕괴를 알린 상장적인 공연_5.png


여기에 더해 1957년 세계 청소년 페스티벌을 통해


통제당하던 소련의 문화에도 서구의 입김이 들어가기 시작했고


병원에서 버린 X-ray 필름을 이용한 음악 복제로


락 음악이 번지기 시작함


1980년대 초만 하더라도 모스크바 내에만 1500개


 소련 전국에 수십만 개의 락 밴드와 클럽이 있는 것으로 추정됨.




소련 체제의 붕괴를 알린 상장적인 공연_6.png


바르드 음악과 비공인 락 문화의 토대 위에서 


떠오른 스타 중 하나가


빅토르 최가 멤버로 있었던


밴드 '키노'



"붉은 태양은 모두 타버리고 하루가 태양과 함께 타버린다. 불타는 도시에 그림자가 드리운다. 변화를! 우리의 가슴은 요구한다!"


가사에서 보다시피 


체제의 변화와 자유를 요구하는 목소리였음.





여기서 우리는 첫 영상으로 돌아가서


토쉬노 공항에서 열린 몬스터 오브 락 공연이


세계사적, 거시적 흐름에서 서구가 소련 체제를 붕괴시켰다고 볼 여지도 충분히 있지만


한편으론


소련 내부, 지하와 음지, 대중의 마음 한켠에서부터


자유와 변혁을 원하던 것이라고 볼 수 있음.


그게 형식적으로 터져 나온 게 토쉬노 공항의 성조기와 옷을 풀어헤친 제복 공무원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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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DH0j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