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을 방안에 있는 죄인들에게 죽음이란 안식을 선물하며 마지막 죄인마저 쓰러트릴때.
그들의 흘린 핏물이 바짓단에 스며들듯... 한때의 과거가 비춰진다.
비참한 몰골.
지금과는 다른게 그래도 인간의 형상이란 것을 볼 수 있던 죄인의 모습
그럼에도 앙상한 몰골, 퀭하게 푹 파여진 두눈, 염증으로 잇몸이 눌려서 이빨마저 듬성듬성한 입안과
기아로 인해 너무나 말라서 앙상한 팔과 다리, 등에는 휘어진 척추의 뼈 마디가 보일 정도이다.
죄인이라서 저지경이 될 정도로 실험체로서 모습이 흉참하다.
'백성은 그저 죽지도 살지도 못하게 부리는 것이 가장 좋은 것이다' 라고 말하던 어느 지배자 마냥
죄인을 그저 숨만 쉬는 꼴로 만들어서 일까?
또 다른 실험을 두려워 한 그는 죽여달라고 바닥에 피가 나도록 머리를 찍으며 조아리고 또 조아렸다.
이런 광경을... 아니 이런 실험에 조차 가모는 홍루를 데려온 것인가.
어린아이가 보기엔 너무나 몹쓸 꼴이라 만약 보았다간 어떤 감정에 파묻힐지...
싶었지만 다행이도 이번 과거의 어린 홍루는 붉은 비단천으로 눈 부위를 칭칭 동여내 앞이 보이지 않았다.
우스운 것은 가모 역시도 눈을 가린 상태.
과연 그녀는 어째서 눈을 가렸을까?
궁금하지만 지금은 그저 왜 이런 상황에 홍루가 놓여져 있는지 살펴본다.
죄인의 '살려달라'도 아닌 '죽여달라' 라는 비참한 구걸소리에 도무지 그 뜻을 알 수가 없어서 공포에
온몸을 부르르 떠는 홍루의 어깨를 살포시 잡으며 옛날 이야기 하나를 들려주는 가모.
그녀가 가모가 되기 이전 8구 날개의 주인이였던 자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가모.
어째서 이런 곳에 영문 모를 소리를 하는 불쌍한 이를 두고 자신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옛 이야기로 도무지 더 알 수 없는 소리만 하던 가모는 옆에 시립하고 있던 연구원에게 말한다.
죄인을 통한 실험의 경과에 대해 물어보는 가모와 그에 대해 대답하는 연구원
이들은 서로 자기에게 주어진 일에 대해 충실하지만 그 자리에 함께 있는 홍루의 안위 따윈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애초에 아무리 도시라지만 아무것도 모를 순진한 아이에게 마치 스케빈저 들이 장기를 털어가는 광경 보는것 마냥
흉참한 짓을 듣고, 느끼게 해줄 필요가 있단 말인가?
보살핌이 필요한 아이를 두고 자기들만의 흉참한 연구에 몰두 중인 이들
오히려 이들은 자신의 연구가 하루 빨리 세상 밖에 모습을 보이고 모두가 놀라 자빠라진 모습을 상상하며 즐거워 한다.
: 이런 시발.
: 엿이나 처먹어 시발.
: G사 사원이 되기 이전이 생각나서 매우 역한 기분이야.
: 헤르만 나의 어머니... 가모 이자 또한 그 빌어먹을 년이랑 다를게 없군.
: 으으으... 더, 더는 못 볼꺼 같아요 전.
: 보는 것이 어렵다면 내가 가려주겠소 싱클레어 군.
영문 모를 곳으로 끌려와. 실험에 강제로 투입되어 비명과 절규를 소리치는 공간에서 암흑에 해매이던 홍루에게
가모는 새로운 어둠의 빛을 선사한다.
컴컴 하지만 적어도 이 눈을 가린 천을 벗기지 않는다면 상상 그이상의 무언가를 목도하게 될 것이라 생각한 홍루는
반항 아닌 반항을 하며 가모의 손을 피해보려 한다.
허나 가모는 그런 홍루를 단단히 붙잡아 어디로 가지 못하게 묶어 놓은 다음.
결코 아이가 보아서는 안될 것을 목도하게 만들었다.
강제로 눈을 뜬 홍루가 마주한것은...
약물이 주입 될 수록 인간의 형상이 자꾸만 무너지며 그저 구원을 구걸하며 같은 말을 반복하며 이성이 무너진 비참한 죄인의 모습.
그것을 아이가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평소 좋은것, 이쁜것 하다 못해 평범한 것만 보고 자랐을 소년에게 지금의 시간은 너무나 혹독하다.
재적일에 떨어지는 사람들을 보며 아픔을 공감하고 알량한 동정심이라 불릴 지 언정 공감까지 하는 이 착한 소년의 마음에
이 시간 그 무엇보다 큰 상처가 마음 깊이 자리잡고 있는 중이다.
구슬프게 울먹이며 옥루라 불리기 전 눈물이 그렁그렁 맺히는 손자에게 다정한 목소리로 허나 내용은 그렇지 못한 말을 하는 가모
그녀는 소년의 동정심이 결코 닿을 수 없는 존재도 있다고 말해준다.
도시의 날개들이 숨기지도 아니하지만 그렇게 당당하게 공개하지는 않는 어둠 중 하나를 목격하는 소년은 빨리 이자리를 벗어나고 싶을 뿐이다.
허나 다정한 목소리가 아닌.
단호한 말로 홍루에게 가모는 가보옥이란 이름은 이렇게도 쓰여야 한다고 말하며
앞으로도 계속 홍루의 눈에 이 흉참함을 담아두어야 할 의무가 있음을 고한다.
평소처럼 가모의 손에 이끌려서 이홍원을 떠났던 홍루가 되돌아 왔지만
오늘은 어찌 그의 표정이 몹시 검게 내려앉은 얼굴이라 하인으로서 안부를 물어보지만.
홍루는 그때 광경이 눈앞에 사라지지 않는지 더욱 얼굴이 검게 검게 변한다.
그러다 말을 머뭇거리고 입을 들썩이길 한참...
결국 홍루는 그때 보았던 것들을 습인에게 말해준다.
죽지도 살지도 못하던 이들의 구원을 바라며 비참하게 울부짖던 그 광경에 대하여
이에 하인은 의야해 하며 묻자
홍루는 그저 자신이 듣고 본것에 대해 그 흉참한 것들을 설명한다.
이에 습인은 홍루의 말에서 예사롭지 않음을 느끼고 조심스레 주인의 곁에 허리를 숙여 목소리를 낮추고
그날의 일에 대해 어느누구에 발설했는지 두려워 하며 묻는다.
이에 습인은 결코 아무에게도 그 말을 하지도 꺼내지도 않은체 잊으라 말하지만.
어린아이의 두려움과 치기 그리고 동정심이 뒤섞여서 앞과 뒤를 분간 할 수 없는 홍루에게
습인의 말은 이해하기 힘들었다.
그저 자신의 속내를 다른 누군가에게도 말하며 가모의 손에 이끌려서 보기 싫은 것들을 보고싶지 않다 말한다.
대관절 아이가 그에 대해 무엇을 알겠는가.
도시는 늘 누군가의 희생을 강제로든 자진해서는 제물로 삼아 번성하는 곳.
각 날개마다 가지고 있을 흉참한 부분이 어째서 존재하는지 그에 대해 알기엔 너무나 어린아이 이기에
그의 투정이 이해도 되지만...
이는 홍루이기에 부릴수 있는 특권일 뿐.
그저 하인인 습인은 안타까워 하면서도 딱히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어린아이인 주인이 안타깝기에 위로한다.
다시 과거에서 현재로 되돌아왔다.
이번에도 모두가 그것을 감상하였는 것을 알기에
홍루는 그때의 심정을 떠올리듯 말을 꺼낸다.
그저 무섭고 두려워서 누군가 그 감정을 해소 시켜주길 바라던 어린아이이기에
가장 자신을 위해줄수 있는 사람을 찾아 하소연 한 것이겠지만.
고작 하인인 습인이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였을까.
주인과 다르게 대관원에서 필요하면 갈아 치울수 있는 한낱 부품임을 자각하고 있을 그녀였지만.
그럼에도 착하고 순진한 주인을 위해서 나름 팔을 걷어붙였을 것이다.
홍루는 그점이 이내 안타까웠노라 말한다.
그리고 그 결과가 여러번 죽었다 되살아나여 감정이 옅어진 기계처럼 마모 된 꼴이겠지.
: 저 기분은 뭔지 알지. 내가 자꾸만 누군가의 의해 소모 되는 그 비참함.
: 같은 개소리 하네. 어딜 가져다 붙이고 있어.
: 야이 ㅁㅁ아!!!!
과거 우는 아이를 달래주고 감정을 공유하며 사람 답게 살았을 그시절의 습인을 그립다 말하는 임대옥.
공씨 가문을 파멸로 인도하며 동시에 자신의 계획을 획책을 꾀하려던 것인지 묻는 오티스
그에 홍루는 희미한 미소로 대답한다.
...아무리 아이라지만 있는 속내 없는 속내를 다 들어내고 다녔는 모양.
그럼에도 공가가 멸문지화를 당했는 것을 보면.
홍루가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지 조금은 옅보인다.
아마도 공가를 속이기 위해 같이 13번째 흑수를 위해 만들었다고 위장한 환과
실제로는 공가의 재산등을 제물로 삼아 자신이 만들고자 했던 무언가를 위한 환.
두가지의 환에 대한 재료등을 능수능란하게 꾸미어서 계획을 꾸미고 있을 가모를 생각하니
소름이 돋는다.
'구밀복검.'
정말이지 웃으면서 꿀을 바른 얼굴로 뒤에서는 날카로운 칼을 찌를 준비를 하고 있었구나.
이에 임대옥은.
그 가모가 몰래 꾸며서 만들고자 하던 '환' 대체 무엇이을지 상상하며 두려운 표정을 짓는다.
...정말이지 가모가 하고자 했던건 대체 무엇일까.
공가의 멸문 + 그리고 환의 제조
두가지의 토끼를 모두 잡으려 하던 그 '계획'이 대체 무엇이였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