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확하게 말하면, 점점 비현실적으로 보이는 이유는 뭘까?
이게 결코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2000년대 후반, 다크나이트와 아이언맨1로 시작된 히어로물 붐의 첫 단계의 현실성과 25년 현재 히어로물들이 보여주는 현실성은 거리가 멀다는 것.
어디... 몇 가지 이유를 분석해보면 대략 다음의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
유니버스 시리즈의 엄청난 작품 수와 파워 밸런스에 따라가기 위해서 현실성이 점점 사라지기 때문.

이를 가장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히어로가 아이언맨.
마크1로 시작한 깡통맨 1에서, 점차 탈부착을 비롯한 온갖 기능들이 업글되기 시작하더니
인워 시점에선 아예 질량 보존의 법칙을 씹으며 판타지의 영역에 발을 걸친 나노슈트까지 입어야 밸런스를 따라감.

MCU보다 작품수나 연계성이 한참 떨어진다는 DCEU에서도 이는 동일.
시리즈 후반 가면 설정상 별 대단한거 없는 빌런1 정도인 블러드스팟도 나노머신 무한증식 개쩜총을 들고 있다.

분명 시리즈 초반인 돈옵저에선 지구 과학테크 끝판왕인 배트맨이 결전병기라고 들고온게
튼튼한데 못나는 배틀테크 슈트 정도였지?
수스쿼1 에서도 블러드스팟 상위호환 캐릭이라는 데드샷도 그냥 좀 특이한 총1 쏴재끼는 정도였고.
즉 현재 할리우드를 꽉 쥔 유니버스 체계에서,
히어로물은 점점 현실성 ㅈ까 더 강하게! 더 판타지로!! 갈 수 밖에 없는 것.
그나마 더 배트맨같은 유니버스 1편을 보면 현실미 뿜뿜 풍기는 배트- 윙슈트 와장창을 볼 수 있지만...
현재 히어로물의 메인스트림으로 자리잡은 거대 유니버스물이 아닌 시리즈 단독작이라 가능했던 것도 사실.
2번.
그냥 현실적인 기조로 너무 오래 해먹었다.
그 '현실적이고 그럴듯하게 기계 슈트 입은 히어로'가 인기 터진 선발주자인 아이언맨을 보자.
1편이 2008년에 나왔고, 엔겜이 2019년이다.
뭐 인워때 나노머신부터 현실 어쩌고는 아니지 않음? 한다 쳐도, 홈커밍까지 거진 10년을 저 현실적 어쩌고로 해먹었다는 것.
MCU는 그래도 현실적인걸로 떴는데 에잉~ 이라고 할수도 있지만, 사실 2010년대 중후반으로 갈수록 저 현실적 어쩌고 컨셉은 점점 과잉되어 안좋게 돌아가고 있었다.
이것이 바로 유치뽕짝 코믹스를 현실적으로 리파인한 최고의 디자인 갬성이다!! 한 수스쿼 1편은 할리퀸만 남기고 준 흑역사 처리.
고블린 가면은 너무 유치하잖아 유전병으로 얼굴 저꼬라지난거임 + 텍티컬 슈트! 였던 어스파2
그나마 이쪽은 영화가 그렇게 나쁜건 아니었다 정도 옹호라도 가능했지만
15년에 이미 '우린 틀딱 코믹스가 아닌 최신 유행의 현실적인 기조를 택했습니다!'
...라고 지껄이는 이 역대급 흉물이 튀어나온 판이었다.
현실적 리파인 조까 황금옥수수 번쩍이 원작 코스튬을 외친 물맨1이 18년에 대박을 쳤으니,
이미 2010년대 후반에 히어로물 기조의 세대교체는 물살을 탄 셈.
3번.
그냥 높으신 분이 유치한 원작 갬성을 애호함.
당장 위의 케빈 파이기만 해도 울버린에게 원작 마스크를 씌우기 위해 수십년을 존버했다는 양반이며
DC 쪽 수장은 아예 은색찬란 변기뚜껑 존 시이나가 최고 아웃풋 겸 애캐로 손꼽힌다.
물론 위에서 언급한 이런저런 이유들도 비중이 크긴 하지만, 윗분들의 개인적 취향도 개입되는게 아니냐는 것.
그렇다고 '감히 으어어딜 알못 유치뽕짝 따위가 나대냐 현실적으로 롤백시켜!!' 하기도 뭣한 것이.
파이기야 이하생략이고 제임스 건은 현재 DC 유니버스 총괄로 그나마 최선책이었다고 평가받는 사람임.
그럼 뭐... 잭스나를 디씨에 올리고 아비 아라드나 캐슬린 케네디를 MCU 대빵으로 올리게?
(엑스맨 애니 코스튬을 가져온 어벤5 사이클롭스)
결국 마블이든 디씨든,
추후 DCU 작품이든 어벤져스5든,
어떤 이유로든 '복고풍 코믹스 회귀주의' 자체는 지속될 것으로 보임.
이러나 저러나 슈퍼히어로 붐이 시작된지 약 17년이 지났고, 현재 2025년은 극장 히어로물 유니버스의 전환점 혹은 쇠퇴기에 도달했다고 논의되는 시점이다.
결국, 어떤 의미로든 시대가 바뀐 것이다.
이 주제는 왜 비추수집기인지 모르겠구먼...
반박댓도 거의 안달리고 이악물고 비추만 때려박히네.
사실 과학적 고증이 현실적이지 않고 SF스러워지는 건 상관없음. 그건 코믹스에서부터 그랬으니까
문제는 점점 시리즈 내 과학력 묘사가 안드로메다로 갈 수록 똑같이 인물간 감정성, 캐릭터성의 구조도 점점 안드로메다로 가고 있는 게 문제
당장 아이언하트도 이 문제 고대로 다 보여주고 있음. 비과학적인 면모까지 학습할 수 있는 천재란 설정을 붙이는 건 좋은데 캐릭터성이 말 그대로 구제 불가능 직전까지 간 빌런으로 굴러떨어짐
슈리와의 우정은 대체 뭐였는지
비과학적인 면모까지 학습가능: 우연히 만난 마법 재능있는 엄친딸 도움으로 슈트만듬
구제 불가능 직전까지 간 빌런: 그정도는 아님. 히어로는 절대 아니어도
마법까지 학습해서 쓸 수 있는 그런 우연한 연줄은 원래 그런 작품이니까 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데
리리의 인간적인 면모는 진짜 최대한 좋게 봐 주려 해도 '너무너무 위험한 사람이다'라는게 공정한 평가라고 생각함
MIT같은 큰 대학교에서 성적표 위조+절도 정도로는 딱히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도 않고
직접적으로 죽이진 않았더라도 결과적으로 자기 손으로 사람 한명 담그고도 그 사실을 어떻게 수습하고 덮을지만 고민하지 생명의 무게 같은 건 신경도 안 쓰는 모습이나(사실 이건 블팬2에서, 처음으로 제대로 된 슈트 입고 전쟁통에서 활약하면서 환호성 지르는 시점에서 어느정도 예고되었다고 보긴 하는데..)
시시각각 자신의 온갖 악행을 자기 합리화 하는 어투에 주변 인물들이 (심지어 학교 총장이 사퇴시키기 전에도, 그 뒤의 도적 집단에 들어가서도)"너 그거 다 변명이야"라는 말 계속 듣는 등
작중에 오베다이아 아들 나오는데 누구보다 오베다이아 스러웠던 건 내가 보기엔 리리였음. 리리한테 재력이랑 이사 자리 주면 풍성하고 젊은 흑인 여성과 늙다리 대머리 빡빡이 중년 백인이란 차이가 있긴 한데, 인간적으론 솔직히 큰 차이 없었을듯...
위험한 인물인건 맞는데 적어도 슈트를 만드려는 기반은 가족을 잃은 트라우마 때문이고 적어도 자기 주변은 지키려는것도 있어서 빌런까진 아니라 생각했음.
위험한건 맞고 이기적이고 오만한 건 맞는데 구제불능 빌런인지는 모르겠음.
사실 대댓글 내용도 이해는 감. 스탠 아들은 드라마 보면서 불쌍하다고 생각되더라. 걔한테 철심장은 빌런일지도
개인적으론 히어로물도 점점 보는사람만 보는 장르가 되가면서 그렇게 맞춰지는거 아닌가싶기도함
2번대로 현실적인건 오래 하기도했고
그러고보니 전에 어떤 기사에서 초창기 MCU의 성공은 그럴듯한 현대적인 해석이 시대적으로 잘 먹혀서라고 본적있는데
요즘은 마법이나 초월적,우주적 존재 이런게 점점 더 많이 나오기는 하는듯
이 주제는 왜 비추수집기인지 모르겠구먼...
반박댓도 거의 안달리고 이악물고 비추만 때려박히네.
아마 제목 유치함에서 어그로가 끌렸나?
그거말곤 모르겠네
저 비현실적 기조에서 제일 좋았던건 이유없는 안광묘사같음
저 비인간적인 백안만 있어도 카리스마가 up됨
이 유치함을 참아줄 관객들밖에 안 남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