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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이 일을 보고 적어보는 고양이의 배변/섭식 이상 기초지식

뭉이 이야기로 지금 여러분들이 맘이 아프신 것으로 압니다.  뭉이의 빠른 회복을 빌며 이 글을 적습니다.
집사분들이라면 당연히 다 아실테지만, 혹여라도 고양이를 들이실 계획인 분들께 참고라도 되길바랍니다.
 1.섭식: 동물에게 섭식은 "살고자하는 본능"이자 "살려는 의지"입니다. 먹을 것을 참는다는 개념이 훈련이 되지 않은 아이들에게는 불필요하기에 불가능한 일이므로 혹여 아이가 먹지 않는다 평소보다 티날 정도로 적게 혹은 과하게 먹을 경우엔 이상이 있다고 판단하시고, 상태에 따라 관찰을 한 후 원인을 찾지 못하면 병원을 데려가는게 좋습니다.
 2.배변이상 : 갑자기 똥이나 오줌을 화장실 아닌 곳에 싸거나 배변흔적을 찾을 수 없다(안보이는데 싼다or안싼다)할 경우에는 시간을 좀 두고 관찰해보는게 좋습니다.  뭉이 사건 댓글에도 썼지만 고양이는 지 몸 하나는 더럽게 깔끔한 척 하는 생명체들이예요. 배변 실수를 할 경우엔 몸에 이상이 있는 경우나 심리적으로 문제가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배변 실수가 있을 경우 우선 몸의 문제인지 체크를 해보는게 좋습니다.
요즘은 신장/방광염 체크할 수 있는 모래가 있으니 주문해 색으로 구분해 볼수도 있고, 아플 경운 볼 일 볼 때 관찰해보거나 감자 덩어리가 평소보다 작고 많은 경우는 방광/요로 문제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혈뇨는 요로쪽에 가깝다고 알고 있어요.)
 이 것 또한 상태에 따라 며칠 간 관찰을 해보시면 평소와 다른게 분명 보입니다.
그럼 살포시 케이지에 넣어 고이안고 병원에 가면 됩니다.  
심리적인 문제라면 모래불만, 화장실 상태불만, 집 내부 환경의 변화, 외부의 환경과 아이의 성격, 이사..등의 변화, 부재 시 집에 문제가 있었을지 모르는 요소 체크... 등 우선적으로 평소와 다른 것부터 체크를 하다보면 나오게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하나씩 바꿔가면서 대응해보시면 그 안에서 해결되는 경우도 많아요.
심리적인 부분 또한 의사와 상담을 우선 해보시는 걸 권합니다.
집사는 내고양이만 알지만 의사분들은 전문지식과 함께 내가 모르는 다양한 케이스를 알고 있으니까요.  
정리하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평소의 행동 패턴/배변량/섭식량 파악하기
-이상증상 보일 시 경미할 경우 관찰 후 추측/병원
-이상증상 심하거나 원인 파악이 된 경우 바로 병원
 고양이는 야생의 습성이 개보다는 많이 남아 본능적으로 아픈 것은 숨기려고 합니다. 그래서 늦게 발견하는 경우도 있어요.  
그리고 불만이나 스트레스에 대한 강한 어필을 배변을 통해 표출을 하는 경우가 많고요. 
고양이의 골골 거리는 소리는 기분이 좋을 때도 내지만 아플 때도 낼 수 있습니다.(마라톤을 하거나 운동을 할 때 아드레날린을 분비해 고통을 잊으려는 것과 같은 원리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동물병원 원장님께서 설명해 주시더라고요.)
그리고 좀 이상하거나 아파보이면 호들갑 스럽더라도 되도록 병원에 가보시는 걸 권해요.
커뮤니티나 sns에 백번 물어보는 거보다도요.
-----여기 아랫글을 쓸데없이 기니까 스크롤 하셔도 됩니다 허허;------
 내가 이러니 이게 맞다거나 이렇게 하는게 좋다고 강요하거나 권유하는 일은 되도록 안하기 위해 노력하는 편인데요. 얼마전 십오년간 단 한 번도 배변 실수를 한 적 없던 저희집 어르신이 올 해 초에 배변 실수로 두달 간 고생을 하며 겪었던 일 덕에 크게 생각이 들고 뭉이 일이 겹치면서 초보거나 준비 중인 집사분께선 이런 일도 있다는 참고와 염려 차원이라고 이해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희집 어르신의 경우는 침대에 자꾸 오줌을 싸는 증상을 보여 방광이 문제인가 해서 초기에 병원을 데려갔고, 방광이상은 안 보이지만 백혈구(염증) 수치가 아주 미세하게 높아 염증치료를 해보았는데 소용없었습니다.
나이가 열여섯인지라.. 치매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개선을 위한 보조제 치료로 변경했지만 약을 먹이는게 거의 불가할 정도로 싫어하는 녀석이라 강제투약의 원한으로 제 머리에 쉬야를 하려는 증상까지 발생해서 중단..
 침대만 보면 쉬야를 하는 덕에 겨울이 매일 이불빨래를 하기위해 코인세탁소를 퇴근하고 들리고, 주에 두번씩 병원을 오가면서 심리적 요인으로 가닥을 잡고 플라워 에센스, 분리불안에 도움이 될 만한 영양제 등을 쓰며 안방은 금묘구역을 만들고 전 거실에서 노숙을 했어요 ㅋ;  한달 반 침대두고 바닥살이에 각방...ㅋㅋ
매일 저랑 살붙이고 자던 아이라 혼자 재우진 못해서요 ㅜㅜ
이 때 홈카메라도 총 세 대를 설치해 낮의 상태를 관찰한 결과로는 정형행동(동물원 동물들이 계속 한방향으로 도는 등의 이상행동) 같아 보이는 증상도 나타나고, 거의 잠도 안자고 목이 쉬도록 울더라고요. 밤에도 거실 테이블 주변을 계속 한 방향으로 돌고 울고...이 것도 한 달반..
남편도 너무 힘들어 하고...
친정에 있는 녀석... 할머니도 치매시라 집에 아버진 계시지만 고양이 두마리는 케어가 힘들거 같아 나이 많은 놈을 우선 데려왔는데 내 판단이 잘못일까 매일 안고 울고...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애니멀 커뮤니케이터에게 상담 신청해 번역맡겨 의뢰를 하고, 답변을 기다리는 중 아이는 괜찮아졌어요. 정말 거짓말 같이 평소처럼 많이 자고 느릿하고 유순하던 아이로 다시 돌아옴.  후에 답변은 받았고, 영향이 없진 않았다 생각하지만 이 일은 과학적 근거도 없는 일이며 개인의 선택과 플라시보같은 영향도 없잖아 있기에 별도 큰 언급은 안하겠습니다.
직접 어르신과 대화를 한게 아니기에 무엇이 문제였는지 아직도 잘은 모릅니다.
다만 추측은 이사하기 직전 집 근처에 건물 공사가 많았고, 살던 주택이 저희 계약이 끝나고 철거 후 빌라를 지을 예정이라 관리를 안해서 나갈 때 즈음 꽤 잘잘한 문제(사람은 크게 못느낄만한)로 인한 스트레스와 결혼 후 새로 등장한 식구에 대한 불인정이 낳은 사태가 아닌가 생각할 뿐입니다.  
저런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도 2년을 같이 살았는데...  우울증이 나타나기 전과 나타났다 가라앉은 후의 남편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어요. 그 전이라고 딱히 싫어하는 건 아니었고 만져주면 좋아도 하고 옆에서 잠도 자긴 했는데, 지금은 저와 남편에게 대하는 태도가 비슷해요. 먼저가서 애교도 떨고, 똥쌌다고 자랑도 하고.... 물론 정말 고맙게도 배우자도 그 후 더욱 친근하게 마음으로 다가가려고 노력을 엄청했기도 하고요.
 구구절절 신파마냥 길게도 써내려간 이유는...
 정말 평소에 전혀 그렇지 않던 아이도 아주 미세한 무엇인가로 어느날 충분히 이상한 행동을 보일 수 있습니다. (저희집은 십오년 만에 처음이었어요.)
그리고 그로 인한 심한 불편과 예상치 못한 지출과 상황도 분명 발생할 수 있습니다. (제가 한달 반에 들인 돈은 총 100-150정도였어요. 현실적으로 아시길 바라는 마음에 적습니다. )
모든 집사님들 혹은 반려동물의 가정들은 이런 것들을 감수를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제일 후회가 됐던게...무엇이건 이 아이는 오줌을 싸는 표현 이전에 분명 저에게 어떤 신호를 보냈을텐데 그것에 대해 캐치를 못했다는 거였어요.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도요.
그리고 요새는 매일 아주 사소한 변화도 체크하려 합니다.
 해결을 할 수 없는 부분은 뒤로 미루더라도 해결을 할 수 있는 부분부터 하나씩 시도를 해보는 노력해야지요. 이상행동을 한다고 그 행동을 혼내는게 아니라 그 행동을 한 원인을 찾아서 해결을 해줘야 할 것이고요.
 동물도 몸이 아플 수도 마음이 아플 수도 있어요.  
예민한 아이들은 아주 사소한 무엇인가에 대해서도 스트레스를 받을 수도 있어요. 말을 할 수 없기에 좀 더 주의를 기울여야 겨우 알 수 있는 신호들이 생각보다 많을거예요.  같이 사니까 저 친구만 아니라 나도 노력을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훈육(폭력 아니고, 어릴 때부터 어떤 것에 대해선 습관을 들여주던가 하는 식의)이던 아님 배려던 간에요.
 같이 사는 존재에 대한 배려는 사람에게만 필요한 게 아니란 생각이 듭니다.  (물론 저희 집 어르신은 고양이 중에도 참 예민하며 저에 대한 집착이 과하시고, 저는 노인봉양이라며 과도하게 모시고 사는 집사 축에 드는 편이지만요.)
 
생명의 무게만큼은 부담이 되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다 읽으신 분 있다면 님 좀 대단;)  

댓글
  • binifani 2016/12/22 00:17

    잘 적으신 글인거같아요.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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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냥냥잉 2016/12/22 02:35

    술술읽혔네요
    저희집 냥이도 모래바꿧더니 침대에 테러해놧었어요
    다시 바꾸니까 괜찮아지더라구요
    진짜 심리적요인이 큰거같던데
    뭉이사건은 정말...에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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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쿵코앜우쾅 2016/12/22 02:50

    세심하시네요... 근데 아무리 신경써도 아플땐 어쩔수없나부네요. 아픈 티라도 내면 좋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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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코냥 2016/12/22 07:57


    즤집 주인님이랑 닮아서 놀랬어요!
    더더 오래오래 무병장수 만수무강하시길..♥
    그리고 똥칠을 했다고 그렇게 때렸다고 쓴건
    고양이탓하려고 거짓부렁이라고 생각해요.
    1. 폭력으로인해 괄약근조절이안됐을경우
    폭력으로인해 쇼크나 발작 등 정상적인 배변을 앉아서
    볼수없어서..
    2. 화장실이 아예없거나 너무더러워서 도저히 일을볼수없어서..
    3. 그냥 똥을싼건데 술마시고행하는 상습적폭력
    4. 어쩌다 똥을쌌는데 폭력때문에 몸을잘가누지못해서 살짝 밟거나했을경우
    등등 전부 주인탓입니다.
    아.. 주인에 인자도 사람인이라 쓰기싫네요 참..
    고양이는 절대 배변활동실수를 스스로 하는 동물이 아니죠.. 보니까...ㅡ.ㅡ
    본인스트레스를 식사와 술, 그리고 자기보다 약하고 말못하고 도망도못가는 동물에게 풀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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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해민. 2016/12/22 10:55

    동감합니다.. 저는 우리애 데리고와서 키운지 일년 반 조금 넘은 정도밖에 안됐지만 고양이라는 생물이 알면 알수록 연약하고 예민하더라구요. 사람 갓난아기 같다고나 할까.. 어제까지 잘 뛰어놓았는데 하루이틀 밥 안먹더니 휙 가버리는 경우가 너무 많은 것 같더라는 ㅠㅠ 저는 혹시나 우리 애기 그렇게 가버릴까봐 더 신경쓰고 조금만 이상한 눈치를 보여도 동물병원 뛰어가게돼요.. 아직 이도 제대로 못닦이는 나쁜 집사지만 누구보다 우리애기 아껴왔고 앞으로도 아껴줄 자신 있습니다. 정확한 나이는 모르지만(유기묘ㅠㅠ) 한창나이에 슬개골 탈구 진단을 받아서 더 맘도 아프고 ㅠㅠ 매일매일 어떻게 그렇게 이쁜짓만 하는지... 감자 하나라도 화장실있으면 치워달라고 앵앵거리는 모습마저도 미더워요... 하루에 실한 맛동산만 두세번 생산하는 이 건강한 모습 그대로 나랑 오래오래 있어줬으면 ㅠㅠ
    정말 뱃속으로 낳은 자기 애같이 아껴줄 것 아니면 키우지 않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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