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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조후기:사진없음] 철원 흰꼬리수리를 만나는 방법.

사진은 어렵습니다.
생태사진은 더 어렵습니다.
피사체에 대해 아무리 공부를 해도 인간이 제어 할 수 없는 변수가 너무 많습니다.
그러면서 자연에 대한 경외심을 느끼게 됩니다.
탐조일지
1. 장소 : 철원 토교저수지
2. 시간 : 10~16시
3. 날씨 : -13 ~ -2, 흐림, 눈옴, 갬 (아주 다이나믹한 날씨 변화를 ..)
4. 대상종 : 흰꼬리수리
1) 특징 : 먹이가 바닥에 있어도 주워서 먹지 않는다. 남 (다른 종의 새나 동종)이 가진 먹이를 가로챔
2) 유인방법 : 특정장소 (먹이급여가 가능하도록 허가된 곳)에 먹이를 뿌리면 독수리가 먹으로 옴
3) 독수리의 특징
- 흐리거나 시야가 확보되지 않는 날에는 배가 고파도 땅에 내려 오질 않는다. (추워도 눈이 내리면 안내려옴)
- * 정찰조나 대장이 먹이 위에서 선회하다가 내려와서 먹기 시작해야 다른 동료들이 내려옴.
- 럭비공보다 강하고 질긴 소 염통을 5초내로 찢어 먹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음. 소화능력 갑..
- 얼어 있지 않은 소나 돼지의 피하지방층을 아주 좋아함. 80kg 한푸대 풀어 놓으면 10분안에 없어짐.
요약
독수리를 먹이로 유인하여 흰꼬리수리가 뺏어 먹는 장면을 찍어보자.
변수
날씨, 먹이, 독수리들 영양상태 (잘 먹었으면 안내려옴) 그리고 사람..-_-;
사람에 대해 한 말씀드리자면
소위 전국구 출사지가 되면 사람들이 모입니다.
주말에는 더더욱 많이 오죠.
오래전부터 찍던 분, 새 좀 아는 분, 사진은 좀 찍지만 새는 모르는 분, 그냥 사람 많길래 온 사람 등등
여기서
두 가지로 분류됩니다.
협조가 되는 사람, 안되는 사람
새의 생태나 습성을 충분히 설명하고
먹이도 제가 전날에 준비해서 운송 후 투여까지 했습니다.
독수리 내려올때 까지 차 안에서 기다려 주세요. 해도 안들어가는 사람들 있습니다.
흰꼬리수리 슬쩍 내려와서 까마귀랑 다투는 장면이 100m 앞에서 펼쳐지면 우루루 튀어 나와주십니다.
다 내려왔던 독수리 쫓아 버리구요.. 진짜 멘붕.
그때 저는 큰 소리로 지랄합니다. 들어가시라고.. (덩치커서 그런지 먹힙니다.)
결국 독수리 대신 까마귀들이 먹이 활동하는 걸 흰꼬리들이 뺏어 먹는 상황이 벌어져서!
흰꼬리 13마리가 나와서 먹이 쟁탈전 하는걸 찍긴 했습니다.
진짜 운이 좋았죠.
하고 싶은 말.
1. 먹이 들고 와서 제공한 사람한테 돈은 못줄지언정 고맙다. 감사하다. 말 한마디 전해주십시오.
2. 통제를 하면 그 만큼 생태를 알고 있으니까 통제에 잘 따라 주세요.
3. 화려한 복장, 큰소리, 팔을 휘젓거나 달리는 행위는 하지 마세요.
4. 임계거리만큼 포토라인이 있습니다. 그 라인안으로 들어가거나 나만 찍으면 됨..이라는 심뽀로 근방에 가서
찍지 마세요.
5. 쓰레기 버리지 맙시다. 아니온듯 가세요.
- 마지막으로 염려하시는 분들에게.. -
AI 때문에 먹이주면 안되는거 아니요!
: 철원군청에서 일주일에 2회에 걸쳐서 특정장소에 먹이 급여를 하고 있습니다.
저희도 그 장소에서 주고 있습니다. 물론 AI창궐하면 바로 중단 합니다.
인간에게 먹이를 의존하면 야생성을 잀는게 아닌지?
: 독수리나 흰꼬리수리등은 시베리아나 몽골의 추위를 피해 장거리를 내려 옵니다.
일단 야생에서 먹잇감들이 별로 없는 관계로..2~3일에 한번 먹을 수도 있고 ..
다시 북쪽으로 올라갈 때 최소한의 힘이 있어야 하는 고로 먹이를 준다고 얘들이 머물러 있거나
야생성을 잃거나 하진 않습니다. 잘먹고 가서 새끼들 많이 낳아서 다시 왔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흰꼬리수리는 힘없고 약한 오리들도 사냥합니다. 감기걸려서 비실거리는 개체를 탈락시켜주는 역할을 합니다.
즐거운 탐조생활 하시기 바랍니다.
댓글
  • 백두노말 2018/01/15 10:53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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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학의날 2018/01/15 10:57

    ㅎㅎ 즐거운 탐조생활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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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딸기밭군 2018/01/15 11:02

    아우~~ 글만 읽어봐도, 어떤 모습인지 눈앞에 선~합니다.
    많이 힘드시고, 답답하셨을듯 합니다.
    과학의날님 같은분 덕분에 많은 분들은 좋은 사진 담으셨겠죠...
    수고많으셨습니다~~~
    p.s. 좋은 사진도 많이 올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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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학의날 2018/01/15 11:49

    딸기밭군님 안녕하셨죠? ㅎㅎ
    매년 그런가 보다 하기에는 좀 무리가 있네요.
    올 한해 대박나시구요..^^
    흰꼬리 여러마리 보다는 진짜 하나 진득하게 사귀어서(?) 밀착해서 찍어보고 싶네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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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FS600VRF5.6 2018/01/15 11:50

    설명해주신 내용 잘 숙지하고 따르겠습니다
    저도 가끔 황당한 장면을 만나는 지라 공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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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학의날 2018/01/15 11:54

    네..알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매년 하다가 힘빠지면 그냥 안가고 말지..이렇게 될까봐 두렵네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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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침[鵲枕] 2018/01/15 12:23

    고생하시네유
    사람 많은덴 안가게 되네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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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학의날 2018/01/15 15:46

    집 근처 새가 최고죠..ㅎ
    집사람 눈치도 덜 보이구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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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와일드버드 2018/01/15 16:20

    이제서야 글을 봤네요.
    그날 너무 고생하셨습니다.
    덕분에 흰꼬리 잘 담았구요.^^
    저희 아들이 과학의날님이 최고 멋지다고 하더라구요~^^
    너무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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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학의날 2018/01/15 16:23

    닉 바꾸셨네요..ㅎㅎ
    더 잘 어울리시는듯 해요.ㅋ
    이담님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빛때문에 약간씩 핀트가 안맞는 사진이 많더라구요.
    오후에 쓰러지는 빛에 동체추적은 어렵긴 어렵습니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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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녹두호빵맨 2018/01/15 16:41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조류 촬영 영역은 저의 역량 밖이라고 생각하고 다른 분들 사진 감상만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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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학의날 2018/01/15 16:48

    조류뽕이 있습니다.. 한번 맞아보시면..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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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v2killer 2018/01/15 16:43

    조류사진 찍는거 좋아하는데 아직 생초보나 다름 없어서 통제하시는 분들 계시면 잘 따라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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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학의날 2018/01/15 16:49

    2~3년 정도 다니다 보면 필드에 계신분들..그 분들이 그분이예요..ㅎ
    처음에 안면 트는게 어려워서 그렇죠.
    D500 + 500FL 손각대로 들고 다니는 사람보면 아는 척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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