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적이 달성되지 않은 이상 결국 학살자가 되었을 것'
이란 운명론
플로로가 방랑자를 만나기 전
그녀는 목표의식이란게 없었음
그 증거가 방랑자를 만나기 전 입고 다니던
검은 옷, 상복과 장송곡 연주임
운석 사태 이후 그녀는 불로불사의 몸을 얻어버렸음
그녀가 원치 않는 방식으로
심지어 공명자들을 시한부 삶을 만들어버리는
오버클럭 조차도 빈번하게 발생하는데도
스스로 제어가 가능한
폭주, 토벌 조차 불가능한
불멸자의 육체를 지님
그런 와중에 그녀 정신을 지속적으로
죽은 사람들의 주파수가 괴롭혀 왔고
플로로를 초반에 조작 가능할 때 보던
환각 같던 과거의 인물들의 환각이 바로 이것이며
실제로 죽음의 피안에서 마주할 수 있던
죽었으나 죽지 못한 이들의 정체임
이런 상태이기에
자신이 사랑하던, 가족 같던 사람들 곁으로 가지도 못하고
그들의 흔적이나 기척을 온 몸으로 느끼지만
직접적으론 간섭하지 못하는 괴로움속에
과거 사람들을 그리워하고 슬퍼하기만 했음
이런 상황에 고향으로 돌아와 연주한 곡이
장송곡
하지만 관객들은 장송곡 인 걸 모르며
오히려 금지된 곡, 신비로운 노래 정도로 파악했지
사실 이대로 흘러갔다면
플로로는 다시 혼자 슬픔 속에 빠지며
그저 공연 순회를 이어가거나, 목적성 없는 여행
혹은 잠적했을 가능성이 높음
하지만 이 노래를 제대로 파악하여
애도해준 유일한 이해자가 바로 과거 방랑자 였음
사실상 이 시점부터 유일하게 만난
자신의 이해자 이자,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 라는 길을 제시해준
유일한 멘토의 가까운 존재가 되어버림
그렇기에 처음 만난 이해자를 통해
자신이 가야 할 길을 선택해준게
바로 방랑자 였던 것 이지
플로로가 방랑자에게 연민을 느끼거나
방랑자가 제시해준 틀에 갇혀있다는 구도는
2.5 메인스토리에서 꽤나 자주 보여줬음
사실상 플로로의 행동 원리 = 방랑자의 조언
이란 걸 꽤 노골적으로 보여주는데
마지막 남긴 플로로의 글을 통해서
이를 더 노골적으로 보여줬으며
끝에 가서야 이 틀이 잘못 되었다 는 걸 깨닫게 되는
마지막 글귀만 남게 됨
또 플로로가 선을 넘지 않는 게 가능한 구간이 반드시 존재했음
'그에 대한 이야기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길"에 대해 더 많이 알고싶다'
즉 이 작은 희망 하나가
그녀의 삶을 바꿔버렸고, 목적이 되었기에
방랑자가 말했던 다시 시작하는 것을 통해
구원을 찾기를 원했고, 그렇기에 방랑자를 계속 기다리며
공연 순회를 다녔지만
결국 방랑자는 나타나지 않았음
실로, 그녀가 불로불사의 육체이기에
얼마나 오랜 시간 떠돌아다녔을지 알지 못하지만
어쩌면 여태 나왔던 다른 등장인물들 보다 가장 오래 기다렸다 해도
말이 될 수 있음
그럼에도 방랑자가 제시해줬던 길을
자기 나름대로 해석 한 방향으로
이것 저것 시도를 해봤으나
이해자가 되어주었던 방랑자랑 다르게
종교, 과학, 사람 들에게 이용당하고 배척받았음
플로로는 잔성회를 만나기 전 까진
그 선을 절대 넘지 않았고
오히려 배척받기만 했지
하지만 희미했던 희망을 비집고
가능성을 보여준게 결국 잔성회였고
그렇게 선을 넘어버린게 지금의 플로로 임
사실 플로로는 방랑자를 처음 다시 봤을 때
처음 만났던 자신의 이해자로써
다시금 길을 제시해주길 원했던 걸로 보임
그 증거가 잔성회 회장이 직접 움직여
플로로가 동요하던 마음을 다시금 붙잡았고
여기서 방랑자가 자신이 이해자 였단 점을 알아차리기 전부터
이 후로도 계속 적대적인 행동을 취하자
결국 분노를 쏟아내며 대척점에 서게되었지
방랑자는 플로로의 말에 대해
제대로 반박하지 못한 점 또 한
꽤나 의미심장한게
결국 자신들의 의지를 나쁜쪽이든, 올바른 쪽이든
확실히 내세웠던 인물들이 2.5 메인스의 승리자가 되었지만
(플로로, 펜리코)
결국 담담하게 플로로의 말을 듣기만 하던 방랑자는
사실상 이번 메인스의 패배자가 되었음
이전에 카르티시아를 구하거나, 루파를 믿고 움직였던
자신의 믿음이 확고했던 그 방랑자가
이번엔 자신의 속마음을을 제대로 비추지 않았다는 점에서
더더욱 주인공인 방랑자가
더 어둡거나 뒤틀린 쪽으로 보임
방랑자 자체가 아예 악이였다
이런 방향은 아님
하지만 이런 질문은 던져 볼 만하다 봄
'영웅적인 헌신, 그 선의가 항상 정답일까'
또는
'그 어떤 대의를 위해 소수의 약속과 희망을 무시해도 좋은가'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가서야
플로로는 방랑자의 틀에서 벗어났기에
그녀를 단순히 그리 될 존재였다
라고 말하기엔 너무 아쉬운 이야기임
PS.
너무 잘 어울리는 문장 아닌가
나도 공감함. 너무 오래 지나서 이제는 소원 하나 밖에 안남았는데 그 소원도 포기하라고 함. 처음으로 자신을 이해해주고 공감해줄거라 기대했던 사람이. 이게 억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