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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어제 저녁에 부모님과 조카와 저녁을 먹었습니다.(걍 일기랄까요)

 

어머니 생신 즈음에 이런저런 사정으로 바빴기에 좀 늦었지만 부모님께 저녁을 대접하기로 했었습니다.

맞벌이 하는 동생네의 아이, 그러니까 부모님에게는 손녀, 저에게는 조카를 돌보시고 계시는 지라 편히 저녁 한 번 대접하기도 어렵습니다.

마침 수요일은 조카녀석 수학학원 일찍 끝나는 날이라고 해서 조카녀석까지 함께 저녁을 먹기로 했습죠.

4시30분에 학원 마친다기에 학원에서 걸어서 10분이면 넉넉한 동네 다이소 앞으로 4시 45분에 약속을 잡아놨는데 당췌 아무도 안 오는 겁니다.

집안 내력이 원체 시간약속에는 일찍들 가는 편이라 저도 4시20분에 도착해서 사려고 점찍어둔 40구짜리 펜꽂이 하나 사고 기다리는데 아무도 안 와서 어머니에게 전화를 해보니 학원 앞에서 4시10분부터 기다리셨는데 조카가 안 내려온다고..끙.

아니, 이제 중3되는 아인데 알아서 잘 올텐데 뭘 그리 일찍 가서 기다리시는지, 날도 추운데 말이죠.

그래서 학원에 올라가서 실내에서 기다리시라고 하고 있는데 조카한테 문자가 왔어요.

오늘따라 선생님이 뭘 자꾸 하셔서 늦을 것 같다고 죄송하다고.





하여간 5시 훌쩍 넘겨서 학원 수업 마친 조카를 데리고 부모님이 오셨기에 넷이서 규카츠집에 가서 1인분씩 먹고 고기 1인분 더 추가해서 먹었습니다.

다 큰 애를 뭘 그리 추운날 밖에서 한시간씩 기다리시느냐고 제가 투정을 좀 했더니 아버지께서 그러십니다.

-우린 너 키울 때도 그렇게 했다. 너 고등학교 때 야간 자율학습 마치고 올 때 스쿨버스 내리는 곳에 항상 우리가 기다렸잖니.

 그 때도 우린 혹시나 너랑 엇갈릴까봐 항상 30분 이상 일찍 가서 기다렸다, 밤길에 무거운 가방 들어주고 싶어서.

 자식이란, 손주란 그런 거다.

 내 다리 아픈 거, 나 덥고 추운 거는 다 괜찮은데 내 자식 내 손주 밤길 혼자 걷게 하고 싶지 않고, 무거운 가방 들고 오게 하고 싶지 않고.




그 말씀을 듣는데 주착맞게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그렇게 곱게 키워주신 이 늙은 딸은 좀 바쁘다고 어머니 생신도 이주일이나 늦게 챙겼는데 어찌나 죄송하던지요.




그러고 나서 스벅으로 자리를 옮겨서 커피를 대접하려는데 그거 얼마 한다고 자식 돈 많이 쓴다고 두 분이 굳이 한 잔으로 나눠 드신다고 고집을 부리세요.

핑계는 저녁에 커피 많이 마시면 잠 안온다고 하시는데 커피 말고 다른 것 드시라고 해도 참 말을 안 들으시고....




얼마 있으면 조카 생일이라 미리 사뒀던 한정판 라미 만년필 상자와 제가 골라둔 중학생용 국어 문법책을 한 권 꺼내서 줬더니 조카가 좋아합니다.

만년필 카트리지랑 컨버터 쓰는 법 가르쳐 주고 세척이며 이런 저런 것 설명해 주는데 제 생각보다 훨씬 더 맘에 들어하더군요.

제가 중학생 될 때 아버지가 선물로 파이로트 만년필을 사주셨었고,

제가 대학 2학년 때 성년의 날 선물로 파카 만년필을 사주셨던 기억이 있어서 저도 조카에게 만년필을 사줬거든요.

어머니가 조카랑 제가 만년필 조립도 해보고 시필도 하고 하는 것을 보시다가

-너 돌잡이 때도 연필을 잡았었단다. 

 어려서 필기구 참 좋아했는데 우리가 어려워서 많이 못 사줘서 미안하다.




오늘 부모님이 아주 커플로 저를 울리시려고 ㅎㅎ 노인네들 하여간.

그래서 제가 그랬습니다.

국민학교 입학할 때 아버지가 그 좋은 솜씨로 예쁘게 깎은 연필 가지런하게 필통에 담아주시곤 했지 않느냐고.

우리반에 더 부잣집 애들도 연필 서너자루 가지고 오고 그랬는데 나만 아버지가 넉넉하게 깎아주시고 해서 애들이 부러워했었다고.

저녁마다 아버지가 식사 마치시고 신문지 펼쳐놓고 당신답게 단정하게 앉으셔서 정성스레 연필 깎아주시던 것이 정말 좋았다고.

아직도 그 사각사각 하던 소리가 들릴 것 같다고.




아버지는 가난도 가난도 말도 못할 가난 속에 학창생활 보내셔서 고등학교 마칠 때까지 연필만 쓰셨다고 합니다.

그것도 노트조차 부족해서 오늘 쓴 것 자기 전에 다 외우고 이렇게 공부하시다가 노트 다 차면 다시 지우고 쓰시고 그랬다죠.

그래서 잉크로 된 펜은 비싸기도 하지만 노트값을 당할 수가 없어서 엄두도 못 내셨다고.

하여 저 국민학교 입학할 때 연필이나마 넉넉히 깎아서 필통에 담아줄 수 있어서 좋으셨다고 해요.

그리고 그 자식인 저는 그래도 중학교 때는 만년필도 써보고 대학교 때는 당시로선 최고였던 파카 만년필도 써봤는데

이제 그런 제가 나이를 먹고 조카에게 캐릭터 만년필을 사줄 수 있는 것을 보니 우리집안은 뭔가 조촐하게나마 성공한 집안 같아요.

나이를 한살한살 먹을수록 뼈에 사무치는 것은 부모님처럼 소중한 존재는 없다는 것이고

새해가 되면 대박나게 해달라는 소원대신 부모님 이하 온 가족이 그저 아프지 않고 무탈하게만 해달라는 것을 빌게 됩니다.

제 수명을 깎아서 부모님 드리라면 얼마든지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참 많이 듭니다.

댓글
  • 한뼘 2018/01/04 03:08

    한편의 수필을 읽는듯 하네요 마음 따뜻해지는 글입니다 잘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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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질문왕 2018/01/04 03:08

    남의 일기 읽고 함부로 울컥하면 안되는 일인데 말이죠.. 잘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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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ach 2018/01/04 03:09

    따뜻한 일기네요 ㅎㅎ
    결국은 부모님을 닮아가시는거 아닐까 생각이 드네요
    저도 그렇구요
    조카에게 주는 선물에서 글쓴분 취향이 뚜렷이 묻어나네요ㅎ
    그런데 혹시 중학생용 문법책 제목 좀 알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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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냥아타이거 2018/01/04 03:09

    제 수명을 깎아서 부모님 드리라면 얼마든지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참 많이 듭니다.
    사무치게 공감합니다.
    성공한 집안이라.... 만년필이 아니라
    가족이 이렇게 따뜻하게 함께하는것이 성공한 집안 맞는것 같습니다.
    따뜻하게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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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달리는페드로 2018/01/04 03:11

    잘읽었습니다. 따뜻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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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레타 2018/01/04 03:12

    nach// 쏠티북스에서 나온 책인데요.
    책 이름은 '중학국어 문법 총정리'입니다.
    연두색 표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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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레타 2018/01/04 03:12

    한뼘// 좋은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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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ach 2018/01/04 03:12

    베레타// 감사합니다 편안한 밤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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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레타 2018/01/04 03:13

    질문왕// 단숨에 쓴 졸문인데 과분한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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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레타 2018/01/04 03:14

    nach// 사실 자식이 없는 입장이다보니 저도 모르게 제 취향을 조카에게 전수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덕분에 제 조카녀석은 막 이어폰도 제가 고급으로 ㅎㅎ
    유치원 시절엔 제가 수제 고급 만화경을 선물했고,
    초등학교 입학하고 나서는 원래 삽화들이 들어간 양장본 동화책들을 선물하고 중학생이 되고 나서는 움베르토 에코의 수필집과 이어폰과 만년필 등을 사주게 됩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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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네그리프 2018/01/04 03:15

    늘 느끼지만 누님 글은 따뜻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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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덴차 2018/01/04 03:15

    부모님 마음의 깊이는 자식이 헤아릴 수 없이 깊은 것 같아요. 저도 밖에서는 그럭저럭 어른 같다가도 부모님 앞에서는 어린아이와 다를 바가 없어 집니다. 부모님께 좋은 기질을 물려받아 온 가족이 점점 더 나은 삶을 살게 된다면 그 것만큼 좋은 일도 없을거에요.베레타님 글 보고 부모님께 더 잘해야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감사합니다. 편안한 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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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레타 2018/01/04 03:16

    냥아타이거// 부모님이 고생하신 덕분에 그 자식과 손주 세대가 그것을 거름으로 조금씩 형편이 나은 상태에서 삶을 시작하고, 그것을 서로 고마워하고 사이가 좋으니 이 정도면 당당하게 성공한 집안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 이게 부모님 덕분입니다.
    죽어도 다 못 갚을 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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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레타 2018/01/04 03:16

    포네그리프// 제가 쫌 후끈한 사람입니다..ㅋㅋㅋ
    아, 민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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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레타 2018/01/04 03:16

    카덴차// 따뜻한 말씀 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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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ach 2018/01/04 03:23

    베레타// 댓글 보니 괜히 그 조카 되게 부럽네요 ㅋ 저도 조카 생기면 인상적인 선물 많이 해줄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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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Rhythm 2018/01/04 03:26

    저도 올해 아버님께서 환갑인데, 부족하나마 환갑 잔치를 치러드리려고 해요. 부모님 살아 계실 때 조금이라도 잘해드려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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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레타 2018/01/04 03:27

    nach// 실은 저도 제 조카가 부럽...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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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레타 2018/01/04 03:28

    IRhythm// 조촐하게라도 꼭 해드리세요.
    그 자체로 기뻐하시는게 부모님이시더라구요.
    따님이 이렇게 부모님 생각하는 거 아시면 부모님 기뻐하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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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설계사 2018/01/04 04:21

    부모님 생각이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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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Rhythm 2018/01/04 05:49

    베레타// 그럴게요. 알차게 준비할거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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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부키조 2018/01/04 16:07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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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큰새트윈스 2018/01/04 17:20

    대놓고 추천을 유도하시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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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풍선빈 2018/01/04 17:21

    차가운 바람이 부는 계절 한참을 걷다가 들어간 카페에서 마시는 아메리카노 첫모금같은 따뜻함이 느껴지는 글이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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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검마사 2018/01/04 17:50

    연초에 어울리는 따뜻한 글이네요.
    저도 초등학교때 다리를 다쳤었는데 어머니가 그 먼길을 업고 다니셨다는...
    덕분에 개근상도 탈수 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냥 학교 몇일 빠지면 되는데 고지식하신 우리 어머님은 하루라도 늦거나 빠지면 안된다고 꼬박꼬박 업고 가셨죠.
    요새 허리 아파서 거동을 제대로 못하시는 것을 보면 마음이 아프기만 합니다.
    부모님 마음은 다 그런가봐요 ㅠㅠ
    좋은 글 감사합니다. 드릴건 추천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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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십상시 2018/01/04 18:08

    [리플수정]배레타님 글 읽을 때 마다 느끼지만 참 글에서 따뜻함이 묻어 나와요.. 읽는 내내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는..
    오늘도 잘 읽고 갑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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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일양월군산 2018/01/04 18:10

    감동했네요...드릴 건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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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범사용법 2018/01/04 18:14

    괜히 눈시울이 붉어지네요.
    물질적으로는 비록 넉넉하진 못 하더라도 마음만큼은 풍요로운 삶을 보내고 계시는 듯 해요^^ 조카도 베레타님이 선물하신 만년필에 대한 또 다른 추억이 생길 것 같아 기분 좋네요^^ 오늘 하루도 마무리 잘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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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레타 2018/01/04 18:47

    아니..일부러 새벽에 유저분들 뜸할 때 쓴 일기인데, 이게 왜.
    하여간 좋은 말씀 주신 모든 분들 고맙습니다.
    모두 가족과 함께 무탈하고 행복한 2018년 보내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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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rag_flow 2018/01/04 19:09

    만년필이라는게 참 좋죠. 거기 얽힌 기억이나 주는 사람의 취향도 뭔가 더 깊이있게 느껴지는것 같고. 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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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Vajra 2018/01/04 19:26

    아이 저녁에 왜 사람을 울리고 그래요
    라마 만년필 저도 쓰는데 가성비가 참 좋아요
    좋은 글 잘 봤어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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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t.eves 2018/01/04 19:46

    작가 하셔도 될듯..잘 읽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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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론 2018/01/04 20:31

    3줄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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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ark61 2018/01/04 20:34

    1987 후기만큼 흥미진진?하게 잘보고 가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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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목마른낙타 2018/01/04 21:48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오래 전 돌아가신 부모님이 그리워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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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o.21 2018/01/04 22:05

    글 진짜 잘 쓰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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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iplup 2018/01/04 22:05

    잘 읽었습니다 글 이렇게 잘쓰시는분 보면 부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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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니미르 2018/01/04 22:08

    오늘도 좋은 글 감사합니다.
    항상 많이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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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산Dinos 2018/01/04 22:12

    426 동지..캐릭터가 상당히 복합적이십니다. 농담이고...저를 돌아보게 되네요. 1987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다양하고 깊숙하게 한국사회에 영향을 주었다는 생각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당장 386 이후 제대로 된 세대 또는 세대론이 생기고 있지 않고..노통이 구세대의 막내 또는 신세대의 첫째가 되겠다고 했는데...촛불혁명은 기존 헌법 법률의 단 한 글자도 바꾸지 않고 진행되었으므로 혁명이라 할 수 없습니다. 조만간 제대로 된 혁명이 올 것으로 봅니다. 다시한번 반깁습니다. 서남총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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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나대로 2018/01/04 22:12

    문체를 보니 예전에 천경자 화백과 박경리 선생에 관한 추억담을 써주신 분인 것 같군요.
    늘 잘 읽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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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산Dinos 2018/01/04 22:35

    하나더...요즘 유투브에서 플랴쉬몹 영상을 보았는데..플래쉬몹의 선구자는 한국 운동권입니다. 인터넷도 없던 시절에 예정된 시공간에서 동시에 ..시위 집회 노래..일종의 행위예술이라 봅니다. 동뜨기 직전의 그 터질 듯한 긴장감..동뜬 직후의 희열 쾌감...저에게 운동은 희생이 아니라..유희였던 것 같습니다. 하여간..1987 은 지금도 진행형입니다. 이것이 제대로 터질 것이며..저는 이를 준비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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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OCU 2018/01/04 22:59

    자식이 돈 많이 쓴다고 커피 한 잔 나눠마실려고 한다는거..
    저희 부모님하고 같네요.
    따뜻한 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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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티비다보 2018/01/04 23:09

    따뜻하네요. 잠들기전 부모님과 내가족들 생각 한 번 더 하게 되네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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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레타 2018/01/04 23:45

    나는나대로// 그 글을 아직도 기억해주시니 졸문 전문이지만 기쁘고 보람을 느낍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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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레타 2018/01/04 23:46

    마산Dinos// 1학년 때부터 선배들에게 문선대 활동 빡세게 교육받던 추억이 떠오르네요.
    문학동아리 출신이라 학년이 올라가면서는 주로 개사와 선언문 작성 등을 많이 했었는데 그 때 노래패며 풍물패며 연극패 친구들과 하던 작업이 요즘도 많이 그립습니다.
    혁명은 언제나 진행중이죠. 서남총련 동지여.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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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omma5 2018/01/04 23:47

    아버지가 깍아주신 가지런한 필통....돌아가신 제 아버지가 그립네요. 좋은 글 잘 읽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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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떼 2018/01/05 00:14

    [리플수정]애들 재워놓고 티비보며 글 읽다 저도 모르게 눈흘립니다. 학교나 학원마치고 버스 내리면 늘 정류장에서 기다리고 계시던 부모님 생각이나네요. 시집가기 전까지도 계속 그러셨는데 그렇게 많은 사랑받고 자랐으면서.... 내일 눈뜨자마자 어머니께 전화드려야겠어요. 저도 중학교 입학할때 아버지가 만년필과 워크맨을 사주셨더랬는데 그걸 아껴쓰지않았던게 후회가 되네요. 그땐 부모님은 앞으로도 꽤오랫동안은 제옆에 계실거라 생각했는데 그게 너무 안일한 생각이었어요. 이젠 아버지랑 같이 보낸세월보다 아버지없이 보낸횟수가 더 많다니....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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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낮의별빛 2018/01/05 01:23

    세속적 욕심과 걱정에 안절부절하는
    저에게 실망하고
    그래도 멈춰지지 않는 생각에
    속상해하고 있던 터에
    님의 글을 봤습니다.
    삶속에 있는 숱한 감사한 일들은
    다 모른체하고
    욕심만 가득한 지금의 제가
    부끄러워지는 글이네요.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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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BANG봉투 2018/01/05 02:25

    디테일이 역쉬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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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aijikids 2018/01/05 10:10

    예전에 전원일기볼 때 들던 느낌을 받았네요. 이 글, 참 따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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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구도반 2018/01/05 15:16

    베레타님 처음 댓글 답니다. 굉장히 좋은 글 많이 써주셔서 몇 해째 잘 읽고 있습니다(가입하기 전에 눈팅만 몇 년했어요^^). 한게에서도 불펜에서도 함께 소중한 추억 나눠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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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저133 2018/01/05 15:29

    눈이 찡하네요. ㅎㅎ 얼른 손주도 안겨드려야지요.. 새해복많이받으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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