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생활 중 만난 관심병사 일람

 

 

 

1. 후임.

어리버리함을 외모로 풍기며 등장했지만, 외모로 사람을 판단하다간 너새끼가 가장 븅신이라는 소리를 듣기 좋은 곳이 또한 군대이기에

전입 당시에는 아무도 그것을 지적하지 않았다.

슬프게도 그는 외모와 정신이 일치했고, 거기에 바보라면 갖지 말아야 할 사악함과 이기심도 두루 갖췄다.

행군 중 홀로 낙오하는 것은 일상이지만,

군장을 후임에게 맡긴 채 저 멀리서 따라오다가

뒤에서 차타고 따라오던 작전과장(우리 중대장보다 짬높음)의 수통을 오링내고, 정훈장교의 물을 받아 자기 수통을 채운 뒤

일행을 따라잡은 뒤 자기 군장을 지고 행군하던 후임이 물 좀 달라고 하자 '빼앗길 수 없음'이라는 탐욕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그 자리에서 물을 다 마셔버린 사건이 유명하다.

그 광경을 보던 소대장이 쌍욕을 갈겼다.

 

2. 후임.

전입온 지 3시간 채 안됐을 때 같은 학교 나온 11개월 선임에게 '밖에선 제가 선배입니다. 까불다가 밖에서 맞습니다.' 라고 했다.

아무때나 바지에 똥을 싼다. 한 두번이 아니라 두자릿수를 한참 넘긴 횟수로.

자/살시도하겠다며 선임을 협박했다.

한본어를 자주 쓰고 혼잣말을 자주 한다.

딱히 이 이상 설명이 필요할거라 생각하진 않는다.

 

3. 선임.

AA급 관심병사라서 밧데리라 불리던 선임. 

수색대대에서 전출왔다. 스스로는 후임들 괴롭힘받는거 지켜주다가 누명쓰고 왔다고 소개했다.

몇일 후 수색대대 아저씨에게 들었다. 수색대대에도 전출로 온 것이었는데,

샤워실에서 선임을 보고 고추가 서서 그자리에서 공포에 질린 선임들에게 줜나 쳐맞고 이쪽으로 전출 온 것이라고 했다.

거기까진 괜찮았지만, 스스로가 '탄 공포증'이라는 희귀한 정신병을 앓고있다고 주장했다.

증거로서 주특기 훈련 중 총소리가 들리자 거품을 물고 기절했는데, 총소리가 들리면 자신이 총에 맞는것같은 착각을 한다고 했다.

그런 분이 어떻게 영화 '고지전'을 그렇게 초롱초롱한 눈으로 볼 수 있었는지는 아직도 미스테리다. 

정신병 약 처방받은거 화장실에서 버리다 걸렸다.

 

4. 선임.

위의 셋보다 3개월 선임이며, 위의 셋이 들어오기 전에 레전드로서 자리매김했던 분이다.

탄약고에서 바지에 똥을 싸거나, 관물대에 끓인라면을 3개월 간 방치했던 사건, 유격 내내 얼타서 대대원 전원을 굴려버리는 등 여러모로 대단했지만

2번의 등장으로 그 전설은 퇴색되어갔다.

하지만 전역 1개월을 남기고 레전드는 레전드라는 것을 보여주듯 생활관에서 공개 딸딸이를 치고 영창에 끌려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