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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경비일하시는데 같이 치킨먹으면서 직장썰 들음.txt


아버지가 경비일하시는데 같이 치킨먹으면서 직장썰 들음.txt_1.jpg



아버지가 좀 잘 사는 동네의 그... 뭐라 해야하냐. 멘션? 같은 곳 경비일 하심. 그런데 여기에


최근에는 신과함께 감독이 이사왔고, 2080 칫솔로 유명한 애경산업의 부회장이 산다고 하더라. 그 외에도


뭔가 돈 많으면서 각 분야 전문가거나 교수인 사람들이 많은데 건물도 꽤 이쁜 건지 가끔 드라마나 영화 촬영도 온다고 함.


가장 최근에 아이유 봤다고 하던데 뭘 촬영한 건지는 잘 모르겠음. 어디 지역인지는 말하기 좀 곤란하고...



아무튼 이런 직장인데. 뭐 사실상 유명인이나 대단하신 인물 많이 볼 수 있는 잡일도우미라고 하시면서


하는 일에 비해 돈이 좀 적다고 했었음. 200 후반대 정도? 그래서 6개월 한 뒤에 한달 전 쯤에 그만두고


노가다 일 하러 원정가셨는데, 몇일만에 바로 연락이 옴. 너(아버지)가 싫어하는 그 과장 짤랐으니 다시 와주면 안 되냐,


월급도 대충 100정도 올려주겠다. 이랬다고 하더라고. 그만큼 대표가 우리 아버지한테 초면에 아주 좋은 인상을 받아서


다시 스카우트를 받을 수 있었던 것 같음.



원래 간판일 하시던 분이라 영업하듯이 말투가 싹싹하고 일도 빠릿빠릿하거든. 그래서 첫 눈에 바로 면접 붙어서 일하셨었지.


근데 문제는 그 당시의 과장이었음. 나랑 비슷한 연배인 92?년생 여자로 알고 있는데... 아버지 근무 첫 날부터 갑자기


빼액!! 소리지르면서 이러시면 뭐 어쩌라는거에요! 이런 식으로 말 했다고 함. 그 때 아버지도 당연히 빡쳐서 '오늘 처음 들어왔는데


제가 큰 잘 못을 한 것도 아니고 평소부터 이런 식으로 대우하시는 거면 전 오래 일 못 하겠네요. 오늘까지만 하고 그만두겠습니다.'


라고 말하셨음. 근데 당시엔 그 과장이 그런 식으로 반박하는 경비원들을 거의 못 봤고 그래서 그렇게 성질 더럽게 군 거라고 하더라


모든 경비원들이 그렇진 않겠지만 아버지가 당시 근무 할 때 있던 사람들이 좀 하나같이 느릿느릿하고 그래가지고 아버지한테도


초면부터 대뜸 그렇게 말을 했었나봄.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초면인데 그러는 건 말이지...





아무튼 그렇게 고용해준 대표한텐 엄청 좋은 인상을 받은 반면, 취직해서 바로 위 상사쯤 되는 딸 뻘의 과장은 시작부터 꼬이게 됨.


그런데 여기서 아버지가 이번 달 이 직장에 복귀하시고 월급 올려받은 것도 저 과장이랑 연관돼있는데, 결국 6개월 한 뒤 아버지가


저 사람 히스테리를 못 버티고 그만 둠. 아버지가 쌓아둔 여러가지가 있었겠지만, 개인적으로 나도 함께 겪었고 가장 화가 났던건



그 과장은 '사람이 다쳤는데' 걱정해주지 않고 사소한 일로 트집잡으면서 화를 냈다는 거임. 아침에 아버지가 출근하실 때


평소부터 뭔가 불안불안했던 현관 언덕에서 썩은 양파를 떨어트리셔가지고(...) 그거 주우려고 급하게 걷다가 넘어지심.


하필 아래에 있던 계단에 무릎이 정확하게 부딪혀서 다리를 못 움직이는 상황이 됐음;; 바로 부축하고 택시탄 다음


병원가면서 아버지가 일 하는 곳 단톡방에 대충 아마 '저 다쳤습니다' 라고 먼저 보내셨던 걸로 기억함. 그런다음


병원도착하고 CT 찍어보니 다행히 골절이나 부러진 건 아니었고 근육이 많이 놀란 거였음.



근데 시발 나와서 아버지가 유독 폰 잡고 타자 치고 계시길래 왜 그러세요 - 하고 물으면서 같이 화면 보니까


썅1년도 이런 썅1년이 없는거임. '다쳤는데 뭐요? 왜 단톡방에 보내세요? 개인톡으로 부탁드려요' ㅇㅈㄹ 함.


긴급상황이고 잘 못 하면 뼈가 부러졌을지도 몰랐을 건이었는데 그러니까 가족으로써 열이 확 오르는 거임.


평소 히스테리 존나 부린다 말만 들었지 저런 사람일줄은 상상도 못 했거든. 그래서 나도 아빠한테 뭐라뭐라하는데


괜찮아, 원래 이런 애야... 때려치우던가 해야지 원. 하면서 결국 출근하심. 평소 운전할 때 쓰는 발 쪽이 아니라서


차 타는 것만 어떻게 도움받으셨거든. 아무튼 내 생각엔 그 일이 결정타가 돼서 직장을 관둔 것 같은데



아버지 말고도 주변 동료들한테 워낙 미움받았는지 가장 연장자인 환경미화원 아주머니조차도 자르는게 좋다는 말이 나와서


결국 대표가 그 과장을 자르고 아버지는 직장에 다시 돌아옴. 경비 고용 권한이나 그 외 업무 능력도 인정 받아서


할 수 있는 것도 많아지심. 근데 문제는 월급 협상이 잘 안 풀린다는거. 100 준다는건 걍 한 소리였고 현실적으로 50 인상으로


타협봤는데, 대표 이 사람은 돈도 많은데다 자기가 콕 찝어서 우리 아버지 스카우트 한 거면서 '입주민들한테 님 자기 PR 해서


동의서를 받아오셈. 그래야 월급 인상이 가능' 이라고 하더라. 대표도 참 인성 거지같다는 얘기들었는데... 이건 말하면 안 될 것 같고.



아무튼 취한 것처럼 이거저거 적었는데 막상 술은 아버지만 카스 한병 드시고 나는 술 안 좋아해서 콜라만 마심.


사실 오늘 치킨 먹게 된 것도 아버지가 직장에서 맛난거 드시라고 용?돈 받으셔서 먹은 거거든. 아버지 입장에선


별로 상관없는 사소한 일을 해줬는데 돈을 받는 경우가 이번까지 거기서 두 번 있었음. 첫번째는 술 취해서


현관에 오바이트 해둔거 처리해뒀더니 그 분이 다음 출근날에 오셔서 봉투에 담은 10만원 건내주신 거랑


두번째는 오늘 일 하나 도와줬다고 5만원 주심. 그만큼 입주민분들도 그렇고 일하는 사람들도 그렇고


잘 사는 사람들이 좀 많아서 그런지 인심이 좋더라. 약간 기생충 영화가 생각난다고 해야하나...


이런저런 생각이 들어서 주절주절 적어봤음. 부디 대표가 많이 폭주하지 않고 아버지가 스트레스 덜 받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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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qTBA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