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아카) 괴문서) 선생은 육아까지 해야하나요

다른 날과 다름없던 주말 아침이었다.
간만에 집으로 와서 숙면을 취하던 선생을 깨우는 소리가 들려오고
(띠리리링!!!)
"...으에. 벌써 왔나.."
며칠 전에 시킨 택배가 도착했다 생각한게 아닐까란 생각으로
그는 까치집이 된 머리를 벅벅 긁으면서 현관으로 향했다.
"어디보자...응?"
그리고 현관문을 열었을 땐, 생각치도 못한 일이 선생에게 일어나게되는데
"....우우.."
문 앞에서 자기 키만한 캐리어 붙잡은 채 곧 울 거 같은 표정을 한
세살 정도 되보이는 여자아이가 서있었고
선생은 그런 아이를 보며 '뭐지'하는 표정으로 제자리에서 멍을 때렸다.
"..핫! 이러면 안돼"
그렇게 몇분간 멍을 때리던 그는 이대로 있으면 안되겠다고 생각한건지
제정신이 들고는 그 조그맣던 아이에게 살금살금 다가가며 물었다.
"너 누구니 부모님은 어디가시고?"
"아바.."
그 물음에 아이는 선생의 소매를 붙잡으면서 옹알이같은 소리로
그를 '아빠'라고 부르고는 빤히 쳐다봤다.
"아니아니 나는 너의 아빠가 아니....자, 잠깐?!"
그러더니 말을 끝까지 듣지 않고는 갑작스래 아이는
그의 집안으로 들어가버리는데
선생은 그 모습에 자칫 잘못하다간 유괴범으로 몰리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응?"
그런와중, 그에게 누군가 전화를 걸었는지 진동음이 울려퍼졌고
[아. 히나 부장 잘 도착했어 선생님?]
"이오리? 잠깐 그게 무슨 말이니"
[아 그게..]
전화를 건 이오리로부터 무슨 일인지에 대해 자초지종을 듣게되었다.
그러니까 이오리의 말을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전날 밤쯤 선도부장실에서 일을 하고 있던 히나가
아코가 타준 커피를 마시고선 어려졌다 이야기했다.
그 말에 선생은 어처구니가 없었던건지 다시 이오리에게 물었고
"...아니 커피를 먹고 왜 어려져 애가?"
[그 커피에 산해경에서 만들어진 약물을 넣었다고 자백했어.]
"아... 뭔지 알겠다. 그래서 아코는 지금 뭐해?"
[아~ 아코쨩? 너무 날뛰어서 일단 감옥에 가둬놓았지]
"뭐하는거니 걘"
대충 무슨 사정인지 알 거 같은지 선생은 그 말에 수긍했다.
다만 이상한건 사건의 원흉인 아코도 있고
히나네 부모님도 있는데 왜 굳이 자기에게 히나를 맡기냐는 생각이 들었는데
[어려진 히나부장이 아코만 보면 대성통곡을 해버리더라고?
그리고 부장네 부모님을 우리가 솔직히 어떻게 알겠어]
"...그건 그렇네"
[그러니까 선생님에게 부탁했지.
선생님은 얼굴만 보면 숨겨진 애 몇명 있어보이니까]
"시꺼"
여러 이유도 있고, 딱히 맡아줄 사람이 자신 이외엔 없다는 말을 듣게 될 뿐이었다.
그렇게 어려진 히나를 맡게된 그의 표정은 근심이 가득했는데
'...나 육아경험은 아예 없는데'
결혼은 물론이고 연애경험도 그리 많지 않았던 그라 육아를 해야하는
지금 사정에 너무나도 착잡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런 그에게도 한줄기 빛이 있었는지
히나 옆에 있던 캐리어 안에서 수첩 한 권을 발견하게 되는데
"...히나쨩 육아 계획?"
아코의 글씨로 육아에 필요한 정보들이 그 수첩안에 쓰여져있던걸 선생은 보게됐다.
그리고 그는 그걸 보자마자 조심스래 폰을 들어올려 이오리에게 문자를 남기는데
[아코 반성문 100장 추가 - 선생]
[ㅇㅋ - 이오리]
분명 지금 상황에 자신에게 필요한 수첩이지만, 너무나도 기분이 나빴던터라
선생은 그런 문자를 쓸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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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알이로 아바 아바하는 어린 히나가 떠올라서 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