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건담에서는 현 역사와 극중에서의 각 등장인물들의 비중과 위치를 다뤘음.
무대 위에 서서 빛이 비춰지자 얼굴을 찌푸리는 크와트로.
본인의 진짜 정체를 언제나 여러 개로 숨기면서 역사를 이끄는 주역인 샤아
극장 뒷편에서 총을 갈기는 카미유.
극중에서 장치이자 전쟁용 도구로 쓰이는 카미유와 뉴타입들을
비웃듯이 관객석에서 내려다보는 시로코.
맨 뒤에서 모든 걸 조종하고 억압하는 하만.
…이라고 볼 수도 있고. 하여간에.
되게 의미 있는 장면이면서도,
"얘네 왜 갑자기 이렇게 장광설을 펼치면서 싸우지?" 싶은 장면이기도 함.
단순하게 말하면, 우주세기에서 한 획을 그을 뉴타입들이 서로 말싸움하다가 총싸움으로 이어진 장면이고.
결국 카미유와 샤아가 도망치면서 이 논쟁은 끝나게 됨. 참고로 4명 다 권총 들고 있었음.
지쿠왁스에서는 좀 다름.
샤아와 키시리아 둘 다 무대 뒷편에서 중앙으로 나오면서 말다툼을 함.
이미 무대에는 조명이 켜져 있고,
샤아는 본인의 정체, 지온의 아들이라는 걸 대놓고 드러냄.
키시리아도 "카스발 꼬마"라고 부르면서, 서로의 정체를 가감 없이 드러냄.
재밌는 건, 키시리아는 역샤 시점의 샤아 사상을 꺼내지만 카스발(=지쿠왁스 시점의 샤아)은 그걸 정면으로 거부함.
"그게 뉴타입의 세상을 위한 행동이라고? 말이 되냐"는 식으로.
근데 그와 동시에 지쿠왁스의 주인공들인 마츄와 냐얀이 등장하면서
이 논의는 또 갑자기 끝이 나버림.
마츄는 극장 가운데로 “툭” 하고 등장하고,
냐얀은 등장부터 극장을 아예 박살냄.
지쿠왁스는 애초에 퍼건의 대체역사물로 기획된 거고,
여기서 마츄와 냐얀은 특히 "툭" 하고 튀어나온 존재들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음.
샤아와 키시리아의 대립이 어떤 의미를 가진 대화로 흘러가나 싶었는데
마츄라는 새로운 역사의 주역이 등장하면서
그 대립은 그냥 그 순간 끝나버림.
그리고 냐얀은 무대 자체를 박살내고 뒤에서 튀어나옴.
마치 "이 장소는 그럴 가치조차 없다"는 듯이.
보통 건담 시리즈에서 어른들 중
제대로 된 어른이나 ‘소통’이라는 걸 해낸 어른이 거의 없음.
Z건담은 뭐 말 안 해도 알겠고 (크와트로, 시로코, 하만).
이런 인물들이 서로 내뱉기만 하고 이해조차 하지 않으면서,
서로에 대한 감정과 장광설을 쏟아내는 장면은 극 중에서는 의미가 있긴 한데,
그게 카미유 같은 미래세대에게 의미가 있었을까?
특히 카미유는 뉴타입이면서 소년병으로 굴려지는, 그냥 전쟁 도구 같은 위치였음.
그래서 카미유가 총을 들고 난입해서 이런 의미 없는 대화를 끝내는 사람으로 선택받았다고 생각함.
그나마 샤아는 카미유를 후계자 비스무리하게 생각했기 때문에 바로 카미유를 보호하면서 대화에서 이탈해버리지.
지쿠왁스도 비슷하다고 봄.
이번 대화의 주체들은 키시리아와 샤아(카스발)였지만
이들이 나눈 대화 역시 그렇게까지 큰 의미가 있다고 보긴 어려움.
왜냐면 키시리아의 계획은 결국 실패했고, 총에 맞았고, 그 계획의 키인 건담과 뉴타입 소녀도 잃어버렸고.
샤아 역시 목적은 키시리아를 막고 라라를 없애는 것뿐이었지, 그 이상은 없었음.
진짜 시대를 이끌어갈 사람들은 젊은 사람들이라는 거.
마츄는 천장에서 툭 떨어졌고
냐얀은 무대 그 자체를 파괴하면서 등장함.
이런 무대 자체가 필요 없다는 듯이.
여기서도 샤아는 젊은 뉴타입인 마츄를 보호하면서 움직이는데
여기 샤아도 카미유처럼 새로운 후계자? 이끌어갈 사람을 보호하는데 집중하는데에서 꽤 재밌는 공통점을 느낄 수 있지...
결국 시대를 이끌어가는건 어른들보다 더 젊은 사람들이라는것을 표현한게 아닌가 싶음...
아니 근데 샤아나 키시리아나 둘다 20대아닌가 지금?
글 다 쓰니까 생각나네
하여간 다시 생각해보면 꽤 재밌는 장면인데
이거 이후에 매지컬 보이 카스발이나 퍼건이 나와서 묻힌 장면들이라
다시 생각해보다가 글써봄
재밌는 시각이네 어떤 사람은 그저 싸구려 연기를 위한 싸구려 장소라고 까는것도 봤음
이미 카미유 정신은 망가질대로 망가져 끝난 상황에서 일부러 싸구려 연극 극장에서 연기를 하는 그런 느낌이라고
나는 나름대로 각자 자신들의 본심을 이야기 하는거라 봄
샤아는 나는 아직 인류를 믿고 있고 내가 손을 대지 안더라도 인류는 변할것이다
나와 함께해라 샤아
인류는 언제나 소수의 천재에 의해 이끌어져 왔다
전부 본심이고 카미유는 자신의 본심을 말하지만 정말로 의미없는 이야기였다 생각함
소중하고 중요하지만 이 자리에서 이야기 해봐야 의미가 없는 그런 이야기
지쿠악스의 샤아는 그저 츠루마키가 말하고 싶은 뉴타입이 뭔가를 대변하는 입장에 불과했던게 아닌가 싶기도 함
맞네 싸구려장소에서 싸구려이야기...
그럴장소도 그럴대화를 나눌 이유도 없는
이미 전쟁은 벌어지고 있고 이미 희생된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자신들이 주권을 잡겠다 하는 자리에서
어짜피 우리 모두 목적은 지구에 남은 중력에 혼을 파는 애들인데 뭐하는거냐
그런데 그 과정에서 많은 목숨이 사라진다면 안되는거지 같은 소리를 해도
이미 카미유 본인부터도 전투 병기로서 수 많은 사람들을 학살하고 올라온 입장임
정말 안타깝게도 진짜 의미없는 이야기가 맞는거 같기도함
동시에 맞는 이야기기도 함 근데 이미 늦을대로 늦었고 그런 이야기 꺼내봐야 의미가 없었지
시로코 말마따나 하찮은 감상은 파멸이나 부를거라고
그 말대로 카미유 본인은 스스로 파멸한거나 다름없지
ㅇㅇ. 거의 무의미한 얘기주고받기 수준이고
치열한 모빌슈츠전 하다가 뜬금업이 극장들어가서 그러고 있던게
뭔가 튀거나 거슬리거나 뜬금없어서 좀 얼척없거나 당황스러웠는데
이 부분은 어케 해석해야하는건지 헤깔렸지
토옹이 그 주제-인류 얘기를 어케든 넣어보려고 무릿수를 두게 된건지
시청자들이 무릿수를 느끼게 하는거까지 염두를 해두고
저 극장장면을 넣은건지
어느쪽이 토옹의 의도일까 궁금하더라
아마 네명의 목적이 뭔지 보여주고 싶었을지도 모르지
시로코는 결국 엘리트 독재라는 과거 자비가 하려던걸 방관자 입장에서 구축하고 싶다
하만은 그냥 샤아랑 함께하고 싶다
샤아는 인류를 믿고 싶다
카미유는 사람이 많이 죽는건 잘못됐다
카미유 혼자 장소를 잘못와서 헛소리 하는 느낌도 있지
맞는말이긴 하지만 그 자리에서 무슨 의미가 있나 싶은
해당장면의 원전인 제타가 방영했던 연도가 1986인가 1987로 알고 있는데
그연도의 20대는 지금의 20대랑 여러모로 다르니까?
그당시 크와트로 나이 27세가 80년대 보통사람 기준이면
진작에 결혼해서 애 1~2명은 있을 어엿한 가장이자,
나름 짬밥 먹은 사회인으로 인정받을 만한 연령대로 알고 있고
샤아나 키시리아처럼 집안출신이나 직책이나 업적이 빠방한 사람이면
나이이상의 관록이나 무게가 충분히 붙을수도 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