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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외조카는 멍청하다

1. 14년도 초 누나는 아이를 낳았다.
 내가 군대 간동안에 만난 남자와 1년도 안되서 결혼을하고, 나는 뭣도 모르고 결혼식 안내 데스크에서 축의금을 받았다.
그리고, 내 매형은 나랑 같은 군인 이었다.
 
2. 누나가 임신 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리고 누나가 출산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남자 애라고 한다. 난 그때 회식을 하고 있었고, 매형이 나에게 전화로 전달해주었다.
낳았구나. 하고 생각했다.
 
3. 매형과 누나는 우리집과 같은지역인 충주에서 살았고, 매형의 친가는 제주도였다.
 
4. 따라서 큰누나가 우리집에 자주 들리는 것은 기정사실이다.  그리고 매형도 우리집이 우리집이 됐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도 없는 군숙소보다, 우리집이 누나에겐 좋았다.
 
5. 누나는 산후조리를 우리집에서 했다. 애는 여전히 습하고, 덥고, 냄새났다. 그래도 거실로 어느정도 나오게 됐다.
애기방은 군대가기전 내방이었다.
 
6. 애기를 낳으면서 서서히 내방은 내방이 아니게 되었다.
난 아직도 거실에서 잔다.
 
7. 휴가를 냈다. 멍청한 애는, 아직 자기 스스로 뒤집지 못하고 있었다. 자기 스스로 돌려보려고 이리저리 뒤척이는 걸 보는게
꽤 웃겼다. 누나가 뒤집어 주라고 해서 뒤집었다. 잘 못한다고 맞았다.
 
8. 애 악력이 많이 늘었다. 내 손가락을 잡고 어느정도 올라올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멍청한 애는 일어서려고 하다가 손가락을 놓치고 엎어졌다.
누나한테 혼났다. 미리 베게를 놓아놓길 잘했다. 그래도 혼났다. 저녀석 때문에..
 
 
 
 
댓글
  • 나두뎌란더 2016/12/19 19:30

    9. 애가 운다. 왜 우는지 모르겠다. 또 운다. 내 기침소리에 놀란 거 같다. 우는 게 시끄러워서 기침을 참았다.
    휴가 마지막날, 뭔가 손해보는 거 같아서 성대하게 기침을 했다. 애가 울었다. 나는 웃었다. 누나가 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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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두뎌란더 2016/12/19 19:31

    10.  휴가를 냈다. 시장에서 누나와 애를 만났다. 안아보았다. 아직도 사람구별을 못하나보다, 피하지 않는다.
    무겁다. 엄마와 누나가 시장을 열심히 보고 있다. 난 애를 안고 뒤따라간다. 날은 더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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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두뎌란더 2016/12/19 19:33

    11. 애가 자꾸 뒤를 본다. 뭔가 흥미를 보이는 거 같다. 개의 새끼였다.
    역시 새끼는 새끼를 알아보나보다. 여름 날씨는 습하고 더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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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두뎌란더 2016/12/19 19:33

    12. 애가 보기 좋은곳으로 개의 새끼를 보여줬다. 서로 마주보고 멍때리고 있다.
    이녀석들을 보면서 나도 멍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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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두뎌란더 2016/12/19 19:33

    13. 집에 도착 후 애가 뭣도 모르고 기어다닌다. 딱딱한데 박으면 어쩌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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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두뎌란더 2016/12/19 19:34

    14. 휴가를 냈다. 애는 서서 걸을 수 있게 되었다. 행동반경이 넓어졌다. 앞뒤도 모르는 멍청한 녀석때문에 뒤따라 다닌다.
    누나는 뭐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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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두뎌란더 2016/12/19 19:35

    15. 누나의 성원 때문에, 애를 대리고 나갔다. 멍청한거 같지 않다. 나를 에스코트한다. 짜증나서 안아 올려서 반대로 갔다.
    애가 손가락으로 반대방향을 가르킨다. 딱히 할게 없어 그냥 따라가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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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두뎌란더 2016/12/19 19:36

    16. 편의점으로 대리고간다. 편의점에서 어디로 달려간다. 타요장난감을 가지고 나한테 온다. 얘는 가게안에서는 멍청하지 않다.
    가격이 너무 비싸다. 속이기로 한다. 애를 안고 나가는 척을 한다. 애가 운다. 애가 좋아하는 야채주스를 산다. 그걸 받고 쫄래쫄래 계산대로 간다.
    성공이다. 역시 멍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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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두뎌란더 2016/12/19 19:37

    17. 애는 이제 뛰어다니지 않는다. 3보이상은 뛰어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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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두뎌란더 2016/12/19 19:37

    18. 군인이냐 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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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두뎌란더 2016/12/19 19:38

    19. 친구랑밤새서 놀고온 나는 이불에 뻗어있었다. 근데 옆을보니 애도 뻗어있었다.
    애가 일어난다. 갑자기 달려간다. 내 아버지인 외할아버지에게. 그리고 다시 내옆에 뻗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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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두뎌란더 2016/12/19 19:40

    애의 숨소리가 거칠다. 이런 반복 운동이 뭐가 재밌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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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두뎌란더 2016/12/19 19:41

    20. 휴가를 냈다. 애는 이제 나를 피한다. 어느정도 사람을 알아보는 것 같다. 한달도 기억하지 못하다니, 멍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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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두뎌란더 2016/12/19 19:45

    21. 낮에 한가해서 누나와 애와 쇼핑을 갔다. 밖에 보니 율무차가 생겼다. 애가 나에게 손을 뻗는다.
    일단 태워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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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두뎌란더 2016/12/19 19:46

    22. 역시 얼마 버티지 못하고 손을 뻗어온다. 답답한거 같다. 누나는 옷보느라 여념이 없다.
    애가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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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두뎌란더 2016/12/19 19:47

    23. 넘어져서 다치면 큰일이 나니 일단, 손을 잡는다.
    그래봤자 내 걸음속도 이상으로 달리지 못한다. 허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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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두뎌란더 2016/12/19 19:49

    24. 달리다 내 손을 놓치고 넘어진다. 찰과상은 없는듯하다. 울지도 않는다. 다행이다. 누나한테 혼나지 않아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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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두뎌란더 2016/12/19 19:49

    25. 근처 수입가게점으로 대려간다. 누나는 아직도 옷구경을 하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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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두뎌란더 2016/12/19 19:51

    26. 이리저리 뛰어다닌다. 어차피 과자는 거기서 거긴데, 그저 신기하나보다. 어디 부딪치면 죄송하니 일단 따라 다닌다.
    이상한걸 들고 나가려한다. 귀찮으니, 같은걸 들고 2개 계산하려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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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두뎌란더 2016/12/19 19:53

    27. 애는 고마운게 없다. 다시 엄마에게 달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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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두뎌란더 2016/12/19 19:54

    28. 약 3개월 만에 휴가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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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두뎌란더 2016/12/19 19:54

    29. 집에 아이는 없다. 제주도로 여행을 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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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두뎌란더 2016/12/19 19:57

    30. 편했다. 밤새놀고 낮까지 신경안써도 되었다.
    장난감 가게 들려서, 내 돈이 안나갔다.
    졸려 죽곘는데, 잘 잘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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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두뎌란더 2016/12/19 19:57

    31. 지금까지 휴가중 제일 편한 휴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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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팔뚝성애자 2016/12/19 20:04

    잉ㅠㅠ내가 다 짠해요ㅠㅠ
    조카 보고 싶어도 꾹꾹 참은 3개월 일텐데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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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라예 2016/12/19 20:51

    이런 이런 츤데레 삼촌이라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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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님이닷! 2016/12/20 07:46

    ㅋㅋㅋ  글쓴이..귀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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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ㅋㅋㅋㅋ 2016/12/20 07:58

    분명 아기를 향해 툴툴대는 말투인데
    왜 조카에 대한 사랑이 더 확 와닿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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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레몬마늘 2016/12/20 08:25

    으항
    츤츤한 육아일기네요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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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막의꽃 2016/12/20 10:23

    너무귀여워욬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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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디킴벌리 2016/12/20 10:49

    14년도 초면 딱 우리 아들만하겠네요ㅋㅋㅋㅋㅋ 삼촌이 조카를 많이 사랑하는게 느껴지네요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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