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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효자의 일본 가족여행

불꽃효자의 일본 가족여행_1.webp


베스트 이 짤을 보니 생각나는 일화가 있음..


일본 살면서 취미가 여행이다보니..

어느 지역을 가던 구라를 적절히 섞어서 10분정도 막힘없이 썰푸는 내 모습에 감명받은 친한 형님이 

자기네 여행사에서 프라이빗 송영(공항부터 호텔예약, 식당까지 모든 걸 다 모셔다 드림)알바를 부탁하셨고..

가끔씩 프라이빗 송영 가이드 알바를 하고 있었음.


그런데 어느날 전화가와서 폰 화면을 보니..

여행사 예약담당 직원분이더라.. ???


연락은 주로 깨톡으로 주고받는게 일반적인지라..

뭔가 스산한 기운이 똥꼬를 스치기에.. 괄약근을 꽉 조이고 전화를 받았음.



나:드디어 데이트 신청이신가요?

여직원:ㅋㅋㅋ 아니요.

나:근데 왜 전화를??? 

여직원:아.. 조금 곤란한 고객분이셔서 가이드를 좀 부탁드리려구요.. ㅠㅠ


내용은 가족여행을 부탁하고 싶다는 고객이 희망 일정을 보내왔는데..

일정이 너무 말이 안되는 일정이어서 이건 어렵다고 몇번이나 설명 드렸음에도...

자기가 구글맵이며 여행 카페며 알아보니 안될건 없더라.. 해줘!!! 라고 우긴다는 거였음.


일정이 어떤지 들어보니..;;

와.. 미친..;; 소리가 나오는 일정이었음.


나:음.. 알바시작할때 순간이동 능력이 필요하단 소리는 형님께 못들었는데..;;

여직원:ㅋㅋㅋㅋㅋ알바비는 좀더 추가해 주신다니까요. 잘 설득 부탁드릴께요.

나:어쩐지 전화가 오더라니..;; 암튼 제가 잘 안내해드릴테니 배정해주세요.

여직원:감사드려요~!


하고 끊었는데.. 잠시후 다시 연락이와서..


여직원:어.. 7시에 출발을 하시겠다는데요?

나:가족여행 아니었어요???

여직원:맞아요...;;

나:ㅋ


뭐? 안돼? 내가 된다는걸 입증해보이겠다!!!!라는

아직 만나본적도 없는 사람의 오기가 전화 넘어로 느껴지더라..;;


그간 나도 가족친지지인들과 여행도 무수히 많이 해보고, 알바도 해봤지만

가족단위로 움직이는데 7시 출발은 말도 안됨...;;


7시 출발이면 최소 6시에는 일어나야 하는데, 가족여행에 6시 기상? 웃기는 소리임.


나:극기훈련이 취미이신가보네요..;; 호텔 조식시간이 애매할텐데 아침도 굶고 가신데요?

여직원:아! 다시 연락 드릴께요..


이후 몇번의 연락을 거치며 7시반 출발로 결정됐다.



드디어 대망의 여행 당일!

만만치 않은 진상일것 같은 스산한 분위기를 하늘이 대변하듯 날씨도 좀 흐렸고..

긴장감속에 똥꼬에 힘을주며 호텔에 7시 25분쯤에 도착했다.


약속시간을 조금 지나 35분쯤에 드디어 심상치 않은 기운을 풍기는 불꽃효자(예약자)분이 아내분과 함께 등장하시고!

한참 기다리니 이분들의 부모님과 아이들이 내려왔음.


가족구성은 6인팟으로.. 불꽃효자분의 아버지가 칠순이신지라..

칠순기념으로 효도관광차원에서 부모님과 자녀들을 데리고 일본여행을 온거였음..


전 가족이 뭔가 굉장히 심사가 언짢다는 듯한 표정으로 차량에 탑승하기에...

오늘하루 험난하겠구나.. 생각하며 약속시간을 넘긴 45분쯤에 출발을 했다.


이동하면서 조심스럽게..

이미 안내를 받으셨겠지만 이게 하루에 보기에는 조금 힘드실수도 있으니..

일단 보시면서 편하게 일정 조정을 하시면 좋을것 같다.. 했더니..


불꽃효자분이..

뭐.. 나도 봤는데, 거 가이드님이 좀 힘들겠지만 못가진 않지 않는냐.

자기 좀 편하자고 되는걸 멋대로 안되네 마네 하지말고, 나도 알아본게 있으니 일단 가보자! 하더라..


하...;;;

이동만 하자면 가능은 하지만 관광지가 문안닫고 널 기다리겠냐!!!! 이 미xx아!!!!

듣자듣자 하니까 입터졌다고 개소리를 멋대로 지껄이고 있네!!! 하고 차 세운후에..


조수석에 탄 불꽃효자놈을 끄집어 내서 싸다구를 한대 날려주고..

바닥에 내쳐서 사정없이 마구 후려 쳐주는.. 상상을 하면서..


넵~! 일단 가시면서 정하시죠.. 하며 영업미소로 응대하며 이동했다.. ㅠㅠ

하.. 알바의 비애 1스텍.. 



한시간 정도 이동해서 첫장소인 온천에 도착해서 온천하시라고 안내해 드렸는데..

불꽃효자놈의 아버지께서.. 아니 좀전에 씻고 출발했는데 뭔 목욕을 하라는거야? 라며 불꽃효자놈에게 뭐라 하시더라..


오! 어르신 잘하셨어요!!! 화이팅!!!

저놈에게 욕을 한사발 해주세요!!! 라고 속으로 생각하면서..


입으로는 여기 온천이 물이 좋고 어쩌고.. 썰을 풀어드렸다..;;

하.. 알바의 비애 2스텍.. ㅠㅠ


미친 불꽃효자놈이 온천시간을 30분으로 해놨지만.. 결국 50분정도 온천하고 다시 출발을 했다.



다음으로 고쿠라성을 가야했는데..

내가 고쿠라성을 나중에가고 애들이 좋아하는 철도박물관을 먼저 가자고 해서 철도박물관에 도착했다.

(은근슬쩍 1 건너뜀 ㅋㅋ)


철도 박물관에 도착하니 역시 예상대로 아이들이라도 표정이 밝아지더라..

다들 표정이 썩어있어서 내가 대체 가족여행 안내를 하는건지 운구차 운전을 하는건지 헷깔렸는데..


아이들이라도 엄청 좋아서 뛰어다니니 가족들 표정도 좀 밝아지더라..

역시 아이들은 우리들의 미래군.. 이라고 생각했다.


근데 쓰다보니 지금 출산율이 바닥아니냐?

우리의 미래가 어둡구나..ㅠㅠ



암튼 다시 돌아와서..

철도박물관 보고나니 점심먹을 시간이 되서 모지코 구경은 건너뛰고 카라토시장으로 먼저가서 점심 먹기로 했다.

(은근슬쩍 2건너뜀 ㅋㅋ)


원래 가족여행이면 트러블 없이 원활하도록 식당 예약을 권하는 편이기도 하고..

특히나 이번처럼 시간이 촉박한 일정은 더욱더 강력히 식당 예약을 권했으나..


이 불꽃효자놈이 가라토시장의 맛을 느끼고 싶다고 해서..;;

통역을 해야하는 나와 불꽃효자Bird끼 + 아이들이 먹을거 사는조..

부모님과 아내분이 자리잡는 조로 나눠서 임무를 시작했다..


뭐.. 가라토 시장 가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주말에 7명이서 먹을 자리마련이 쉬운일이 아니다.


더군다나 먹고 싶은거 산다고 온 시장통을 다 돌아다니고 나니..

결국 도착해서 식사 시작하는데까지 1시간이 걸렸다 ㅋㅋㅋㅋㅋ


점심시간 훌쩍 지나서 식사를 시작하는데..

불꽃효자Bird끼가 역시 수산시장이라 그런지 초밥맛이 다르다고 하더라 ㅋ



야.. 밥시간이 훨씬지나 니가 배고파서 그러지..

니가 먹는 그건 그냥 기계가 자동으로 찍어내는 회전초밥집 초밥이야...;

다르긴 뭐가 달라 하고 뒷통수를 한대 후려 갈기려는 충동을 억누르며 


아~ 역시 그렇죠~! 하고 맞장구를 쳐줬다.. 

하.. 알바의 비애 3스텍.. ㅠㅠ



이제 시간은 이미 오후 1시반을 넘었고..

가라토와 가깝게 있는 다음 장소인 신사로 이동해서 도착을 했는데, 여기서 사건이 터진다..


도착해서 어르신 내리시죠~ 했는데.. 안내리심..;;


불꽃효자Bird끼가 아버지 내리세요.. 했더니..

어르신이 극대노 하시면서.. 


니가 그래도 칠순이라고 해서 준비해주는게 좋아서 내 참고 참았는데..

대체 이게 뭐하는 짓이냐!!!!!


무릎이 아파 걷기도 힘든데.. 어제도 아침부터 여기저기 끌고 다니더니..

오늘도 대체 꼭두 새벽부터 이게 뭐하는거냐? 지금 이 계단을 나보고 오르라는거냐?

뭐 너 좋자고 생색내고 싶은거냐.. 나를 위하는거냐.. 등등..


대략 저런 소리를 막 퍼부으시면서 이러다가 쓰러지시는거 아닐까 싶을정도로 마구 화를 내셨음..;;

결국 분위기 완전 초토화되고..;;


어르신 두분이 일단 안가신다고 해서 나는 차에 남아서..

아드님이 칠순이시라고 좋은곳 여러군데를 보여드리고 싶으셔서 과하셨나봐요..

손주들도 있으니 기분 푸시라고 내내 잘말씀드리고...


다음 장소인 모지코로 가서 구경좀 하다가..

다음장소를.. 하고 눈치보니까 어르신이 그냥 가서 좀 쉬자!! 하셔서 

불꽃효자Bird끼도 어쩔수 없이 그냥 호텔로 가자고 하더라..


호텔 도착하니까 오후 4시반 좀 넘어서였음.. ㅋ


밤늦게까지 개고생을 각오하고 출발했는데..

평소보다 빠르게 끝나서.. 속으로는 개꿀!!! 이라고 환호성을 질렀다 ㅋㅋㅋㅋ



어르신 보니까 무릎 아프셔서 제대로 걷지도 못하시던데..

효도한답시고 돈은 많이 들였으니 오나전 뽕을 뽑을수 있는데까지 뽑겠다는 욕심이 과해서 결국 이런 사단을 만들었더라.



불꽃효자의 일본 가족여행_2.png


참고로 저게 일정인데 화살표 하나가 정확한 위치는 아니지만 관광을 위해 멈추는 경유지의 갯수라 보면 됨.

오른쪽은 같은 비율의 수도권 지도이고..


이걸 우리나라로 비유하자면 종로서 출발해서 광릉 수목원좀 보고, 포천가서 일동막걸리에 파전좀 먹고,

남이섬좀 본후에 레고랜드랑 춘천 관광좀 하고..

화성가서 바닷길좀 본담에 오는길에 수원성터 구경좀하고 서울로 돌아오는느낌?


이걸 하루에 다하겠다는 거였음.. ㅡ_ㅡ);;

벌써 오래전 일인데도 이게 제일 기억에 남는 알바 일화였다.. ㅎ


댓글
  • 키라키라센세이션 2025/05/21 17:20

    미친ㅋㅋㅋㅋ혼자가도 저렇게는 일정을 안짜겠다ㅋㅋㅋ

  • 익명-TI0NTQ3 2025/05/21 17:21

    루트보니까 절로 지랄도 적당히해야지 소리가 나오네...
    저건 체력넘치는 20대 때나 소화가능할거 같은데?

  • izuminoa 2025/05/21 17:21

    근데 저럴거면
    지가 직접 렌트해서 운전하지
    뭐하러 여행사를 끼고간데?

  • 키라키라센세이션 2025/05/21 17:21

    20대때도 그냥 여기 찍고 갔다 수준이지 제대로 된 여행이 아니야...

  • 배부르고등따숴 2025/05/21 17:20

    ㅇㅇ 좀더 자세하게 썼음.

  • Wa!SANs! 2025/05/21 17:20

    효도관광은 본전생가하면 안되는데

  • izuminoa 2025/05/21 17:18

    이거 전에 봤던건데
    그때도 본인이 썼던거임?

  • 현명한예언자 2025/05/21 17:17

    여행가면 사람의 본모습이 나온다고...
    그래서 나도 이제 부모님이랑 여행 절대 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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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찌머큰추종자 2025/05/21 17:18

    니 체력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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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zuminoa 2025/05/21 17:18

    이거 전에 봤던건데
    그때도 본인이 썼던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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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부르고등따숴 2025/05/21 17:20

    ㅇㅇ 좀더 자세하게 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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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zuminoa 2025/05/21 17:21

    근데 저럴거면
    지가 직접 렌트해서 운전하지
    뭐하러 여행사를 끼고간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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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망화루 2025/05/21 17:23

    이야 완죤 프로 유게이 ㄷㄷ
    1년 넘은 썰을 아직도 기억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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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부르고등따숴 2025/05/21 17:23

    저거 한 5년은 넘었을거임.
    절대 못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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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킈 2025/05/21 17:19

    기타큐슈 당일 그럴수 있지
    근데시발 야마가타 저거 뭐임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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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zuminoa 2025/05/21 17:20

    야마가타가 어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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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킈 2025/05/21 17:21

    앙 야나가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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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부르고등따숴 2025/05/21 17:21

    야나가와 오타난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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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zuminoa 2025/05/21 17:22

    다자이후 까진 이해가 되는데
    야나가와는 저기에 왜 낑겨넣었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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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부르고등따숴 2025/05/21 17:23

    뱃놀이가 하고 싶으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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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키라키라센세이션 2025/05/21 17:20

    미친ㅋㅋㅋㅋ혼자가도 저렇게는 일정을 안짜겠다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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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a!SANs! 2025/05/21 17:20

    효도관광은 본전생가하면 안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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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익명-TI0NTQ3 2025/05/21 17:21

    루트보니까 절로 지랄도 적당히해야지 소리가 나오네...
    저건 체력넘치는 20대 때나 소화가능할거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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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키라키라센세이션 2025/05/21 17:21

    20대때도 그냥 여기 찍고 갔다 수준이지 제대로 된 여행이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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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진짜자연인이다 2025/05/21 17:22

    우리 집안하고는 정 반대네....철저한 집돌이 집순이인 나와 내 동생, 슈퍼E 우리 부모님...
    여동생이랑 어머니 여행갔을때도 여동생은 3박 내내 호텔에만 있고 어머니가 그렇게 끌고 나갈려고 했다는 후문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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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밥잘먹는식충 2025/05/21 17:23

    여행을 체크포인트찍기로 하는 사람은 계획짜게 냅두면 안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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