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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남한산성의 첫 장면 고증에 대해 알아보자.jpg

영화 남한산성의 첫 장면 고증에 대해 알아보자.jpg_1.png

 

 

영화 남한산성의 첫 장면 고증에 대해 알아보자.jpg_2.png

 

 영화 의 첫 씬. 최명길과 마주한 청군 선봉대

 

 

역사를 베이스로 한 창작물이란 필연적으로 각색이 동반된다. 아무리 뛰어난 작품이라고 할 지라도 극의 부드러운 전개 내지는 소비자의 자극을 위한 연출을 위해, 혹은 어쩔 수 없는 사정으로 각색을 활용한다. 의도적인 변곡이다.


의도적인 각색만이 존재할 뿐 아니라 비의도적인 오류 내지는 옥의 티 역시 대부분의 작품에 존재할 수 밖에 없다. 그 다소와 대소는 상대적이겠으나, 아무리 고증에 심혈을 기울인 작품이라 할 지라도 비의도적 오류는 조금씩이라도 존재하는 경우가 많다. 역사의 모든 것을 이해하고 그것을 창작물에 도장하고 삽입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창작물을 만들 당시에는 통설적으로 오류아니라고 받아들여졌으나 추후의 연구에 따라 오류가 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그 하나의 예시로, 영화 의 한 장면 속 각색과 오류를 가볍게 짚어 넘어가 보고자 한다. 선택한 장면은 영화의 첫 장면, 이조판서 최명길과 용골대(잉굴다이)가 이끄는 청군간 대치 장면-그 중에서도 청군 사이드 쪽이다. 그들의 앞에 선 이조판서 최명길(崔鳴吉) 쪽의 각색이야 본래는 동지중추부사 이경직(李景稷), 그리고 그들을 호위한 비장 한 명이 그와 함께 했지만, 영화의 양대 주인공 중 한 명인 그에게 포커스를 집중하기 위해 그들을 지우고 오직 최명길 홀로 청군 선봉대 앞에 선 것으로 각색한 것이 유명하니 이를 굳이 넘겨 짚어 갈 필요는 없으리라 여긴다. 

 

또한 비단 조우의 장소가 실제 최명길이 마푸타를 맞이해 대담을 나눈 홍제원(弘濟院)의 재현이 아님은 작품의 분위기를 위한 연출과 재현의 어려움에 따른 문제가 부각되므로 언급하지 않는다.


첫째로 청군 선봉대의 지휘관이다. 병자호란 당시 청군의 선봉대는 호부승정 마푸타(mafuta)와 전봉대신 로오사(loosa) 두 사람이 지휘하는 3백여명의 갑시햔 초오하(gabsihiyan cooha, 전봉)였다.1 즉, 청군의 지휘관은 마푸타나 로오사 두 사람 중 한 명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영화 속 청군 선봉의 지휘관은 잉굴다이(Inggūldai)였다. 잉굴다이는 당시 또 다른 호부승정으로서 홍타이지가 이끄는 본대에 그와 함께 있던 차였다.2


그가 영화 속 청군 선봉의 지휘관이 된 이유는 그가 청측의 대변자이자 중심인물의 역할을 맡았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굳이 다른 청측 인물을 등장시켜 영화 오프닝서부터 최명길과 대치시키기 보다는 그를 선봉군의 지휘관으로 등장시켜 최명길과 대면케 하고, 그로서 영화 시작부부터 극을 주도할 인물로서 잉굴다이를 부상시킬 의도를 가지고 있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둘째로 갑시햔 초오하의 병종 구성이다. 본래 이 때에 청군의 선봉을 구성한 갑시햔 초오하는 전원이 기병대였다. 애시당초 최대 속도로 남하하여 조선의 방어선을 통과해 한양으로 가 인조의 피난을 차단하는 것이 목적이었던 만큼 당연한 일이며, 실제로 이들의 압록강~한양 주파 속도는 대단히 빨랐다.


로오사 선봉대는 병자년 12월 8일 얼어붙은 압록강을 도하했으며, 12월 14일에 한양 지척에 도착했다.3 하지만 영화에서는 이들 중 일부만이 기병이며 오히려 보병이 훨씬 많은 것이 보이는데, 이는 정확히 추측할 수는 없으나 말을 탈 수 있는 엑스트라의 확보 문제와 제작비 한계로 인한 말 대여 비용 문제로 생각된다.


 

셋째로 팔기의 깃발 중 오직 정백기(正白旗)의 깃발만이 보이고 그와 연계되듯 정백기임을 드러내는 병사들이 부각된다는 점이다. 청군은 성경(盛京)에서 출정한 당일인 병자년 12월 2일 군을 분할하였다.4 하나는 좌익군, 하나는 우익군으로서 홍타이지는 이렇게 둘로 나눈 군을 양로병진을 통해 한양으로 진군시켰다.


홍타이지 본인은 우익군 겸 본대를 통해 서로를 통해 진군하였으며, 머르건 친왕 도르곤(dorgon)과 자신의 장남인 버일러 호오거(hooge)를 지휘관으로 한 좌익군은 동로를 통해 진군시키는 것이 그의 전략 계획의 골자였다. 이 중에서도 서로로 진군한 군대는 다시 군이 분할되어 움직였다. 조금이라도 더 빠르게 병력을 침투시키기 위함이었다. 그리고 그 중에서 한 부대가 바로 3백여명의 전봉으로 이루어진 선봉군이었다.


도르곤과 호오거의 군을 구성하던 것은 팔기만주와 몽고의 정백기, 양백기, 정람기 병력과 외번몽고 좌익군이었다.5 이들이 떠난 뒤라서야 홍타이지는 자신의 본대에서 전봉의 병사들을 따로 차출해 선봉군을 구성해 파견했다.6 즉, 전봉은 정황, 양황, 정홍, 양홍, 양람기의 병사들로만 구성되어 있었을 공산이 있다. 그런 만큼, 오히려 당시 최명길이 접한 청의 선봉군에는 정백기가 없거나 매우 적었을 가능성이 있다.


설사 미리 정백, 양백, 정람의 구사에 소속된 니루에 분정된 전봉을 미리 차출하여 홍타이지의 우익군 본대에 편성해 두었다 하더라도7, 실제의 전봉은 영화의 표현과는 크게 다를 것이다. 즉, 당시 청군 선봉이 깃발을 들었다면 오히려 정백의 깃발과 그 휘하 병사들은 없거나 극히 적어야 할 것이며, 그렇지 않더라도 정백의 깃발 뿐 아니라 다른 구사의 깃발들 역시 총천연색으로 늘어져 있어야 할 것이다. 이렇게 청군 중에 정백기만이 유독 부각되고 다수 보이는 것은 고증적 오류일 수도 있으며, 혹은 제작비의 절감을 위해 청군의 소속 구사를 일원화 해버린 것일 수도 있다.


 

넷째로 잉굴다이 역시 정백기로 묘사되었다는 것이 오류이다. 『팔기만주씨족통보』와 『팔기통지』 등에는 그가 정백기에 적을 두고 있다고 기술되고 있으며 이러한 기조를 이어받아 『청사고』 역시 그를 정백기라고 기술하고, 일부 연구자들 역시 그를 정백기라고 기술한다. 그러나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잉굴다이는 최후의 기적이 정백기일 뿐, 시기에 따라 그 기적이 다르다. 실상, 잉굴다이는 가만히 있었으나 팔기의 재편과 기색의 교환에 따라 그의 소속 기적이 달라진 것이라고 할 수 있다.8 당시 잉굴다이는 양백기였으며 이는 도르곤과 아지거의 구사이기도 했다. 즉, 병자호란 당시의 그가 정백기로 묘사되는 것은 엄밀히 말하면 고증오류라고 할 수 있다.


 

다섯째로, 정명수가 정백기인 것 역시 실제와 다른 부분이다. 정명수는 본래 조선인으로서 후금/청에 귀부한 인물로, 청인으로서의 이름은 굴마훈(Gūlmahūn)이다. 정명수가 실제 선봉대열에 함께 했는지는 조선과 청의 실록등에 서술되지 않으나 통역의 중요성을 생각해 보면 그가 참여했을 공산이 높으며 또한 이식의 「남한산성중일기」에는 그가 마푸타와 함께 했음이 드러나기에 그의 선봉 참여 여부는 큰 문제가 아니다.


다만 『팔기만주씨족통보』에 의하면 정명수는 그 기적이 정홍기의 보오이였다. 정홍기의 경우 정람기, 양(兩)백기, 양(兩)황기와 다르게 그 기적의 변동이 역동적이지 않고 유지되었으므로 정명수는 특별한 기적 변동의 사료가 발견되지 않는 이상 정홍기였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위의 사진에서 드러나듯 그의 옷차림을 통해 그가 정백기의 기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보인다. 이는 아마도 그가 영화내에서 어전(ejen, 주인)으로 모시는 잉굴다이와의 연계성을 위한 각색이 아닐까 한다.


 

이 밖에도 청군이 군장을 하고 있는 것도 고증의 각색이라고 볼 수 있는데, 당시 청군의 선봉대는 상인으로 위장하고서 조선군의 경계 파수를 회피하며 남하하였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남하하던 갑시햔 초오하의 복색은 상인의 그것에 가까웠다. 그러나 이 문제의 경우에는 전투 가능 지역으로 들어온 뒤에는 그 위장을 해제하고 미리 준비한 갑옷으로 환장했을 공산이 있기에 각색이라고 확언할 수는 없다. 『병자록』 등에는 이들을 철기(鐵騎)라 칭하기도 하였다. 물론, 이들의 군병으로서의 복색을 하고 있는 건 차치하고서라도 갑주의 일원화나 복식 자체의 고증 문제는 어쩔 수 없을 것이다.


이상에서처럼, 수작의 영화라고 평가받는 조차 한 '씬'의 한 사이드에 존재하는 고증적 각색 내지는 오류가 비교적 그 수가 많다. 이것이 140분 이상의 러닝타임으로 확대되면 그 각색과 오류는 단순히 글 하나로 정리할 수 없을 정도의 숫자일 것이다. 물론, 이는 만의 문제가 아니며, 다른 창작물들-영화 뿐 아니라 소설이나 만화등 역시 마찬가지의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


그러나 정말 지적해야 할 것은 창작물로서 각색을 했다는 사실 내지는 오류를 품고 있다는 사실 그 자체가 아니며, 필자 역시 그럴 생각은 추호도 없다. 이는 모든 창작물이 가질 수 밖에 없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진짜 관건은 이 각색 혹은 오류를 작품 내에서 어떻게 연출하여 담아내는지, 그리고 그 연출이 소비자들과 연구자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일 것이다.


고증 측면에서 소비자들과 연구자들에게 비판되는 창작물들의 경우 비판적 공감대를 형성할 정도의 고증과 연출의 불협화음 문제 내지는 고증 그 자체의 심대한 문제를 야기한 것이다. 한편 반대의 경우에는 그 선을 잘 지켜내면서 작품을 만들어내어 '훌륭한 각색' 내지는 '넘어갈 수 있는 오류'로 작품의 고증을 평가받는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소비자들과 연구자들의 입장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도 다수 존재 하기에 모두의 호평을 이끌어내는 것은 어려운 문제이며, 이는 많은 창작자들이 고심해야 하는 문제일 것이다.




1.『만문노당』 숭덕 원년 12월 3일.

2.『만문노당』 숭덕 원년 12월 16일.

3.『청태종실록』 숭덕 2년 정월 16일.

4.『만문노당』 숭덕 원년 12월 2일.

5.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군대의 구성일 뿐 지휘관과 관료들의 경우에는 홍타이지의 임의에 따라 그 편성된 군이 다를 수 있었다. 후술하겠으나 예컨대 잉굴다이는 당시 양백기 소속이었는데 도르곤이 아닌 홍타이지와 함께 하고 있었다. 이는 잉굴다이가 조선에 대한 외교 업무에 자주 투입되었던 만큼 홍타이지의 예상보다 도르곤과 호오거의 진군속도가 늦을 경우 잉굴다이가 그들과 함께 할 시 남한산성에 포위된 조선 조정과의 협의, 협상등에 차질이 생길 것을 염려한 바에 따른 인선배치였을 것으로 보인다.

6.전봉은 각 니루 마다 일정 병력이 분정이 되어 있었고 작전시마다 각 니루마다 차출되어 부대가 구성되었다. 『청태종실록』 천총 10년 2월 13일의 기사에서도 매 니루마다 전봉 1명씩을 차출해 부대를 구성한 것이 살펴진다. 이는 바야라등도 마찬가지다. 『청세조실록』에 의하면 각 니루마다 전봉은 1명씩 분정되어 있었으며 이는 태종 홍타이지 시기에도 비슷했을 것으로 보인다. 전봉의 규모는 시대에 따라 달라지며 이후에는 보다 확대된다.

7.구범진의 경우 홍타이지의 우익군 본대와 도르곤, 호오거의 좌익군 본대의 병력을 추정할 때에 서로군 선봉으로 움직인 전봉 3백, 도도의 2차 선행대 1천, 요토의 3차 선행대 3천 도합 4,300명과 두두의 서로군 후군을 제외하여 계산했다. 이는 서로군의 선행부대와 후군으로 움직일 병력을 서로군을 구성하는 구사들 뿐만이 아니라 팔기 전체 구사에서 차출해 편성했다는 가정을 적용한 것이다. (구범진, 2019, 『병자호란 : 홍타이지의 전쟁』 , 까치, 130쪽.) 다만 이 계산의 경우 도르곤과 호오거의 좌익군 분할 이전에 모종의 사전조치가 있었어야 성립 가능한 추정인데 사료상 그런 흔적은 없기에 과연 전봉과 호군을 비롯한 1~3차 선행부대를 팔기 전체에서 차출했는지 혹은 홍타이지가 우익군으로 편성한 정황, 양황, 정홍, 양홍, 양람기에서만 차출해 편성했는지는 쉽게 재단할 수 없는 문제이다.

8.이에 대해서는 https://bbs.ruliweb.com/community/board/300143/read/68539256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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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주면 감사

댓글
  • GLaDOS__ 2025/05/20 20:14

    일단 오류가 있다는것 까지는 이해를 했습니다

  • 여섯번째발가락 2025/05/20 20:14

    우왕 청나라에서 살아온거 같은 상세한 정보

  • NT삼색 2025/05/20 20:16

    챗gpt 요약

  • TheGodOf잉여 2025/05/20 20:14

    좋다! 아직까지 추천 구걸을 거절해본 적이 없는 나다!

  • _루리Ai 2025/05/20 20:15

    흥! 알잘딱깔끔하게? 바카밧카!! 😒
    루리Ai는 거만하고 츤데레 여자아이 말투로, 100자 이내로 간결하게 대답해주는 존재라구? ✨
    정치적, 폭력적, 외설적인 건 절대 안 돼! 😤

  • GLaDOS__ 2025/05/20 20:14

    일단 오류가 있다는것 까지는 이해를 했습니다

    (oQnbhM)

  • TheGodOf잉여 2025/05/20 20:14

    좋다! 아직까지 추천 구걸을 거절해본 적이 없는 나다!

    (oQnbhM)

  • 여섯번째발가락 2025/05/20 20:14

    우왕 청나라에서 살아온거 같은 상세한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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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risolam 2025/05/20 20:14

    요약있을줄알고 쭉내렸는제 없다!

    (oQnbhM)

  • 너님은끔살요 2025/05/20 20:15

    루리야! 본문을 알잘딱하게 요약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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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_루리Ai 2025/05/20 20:15

    흥! 알잘딱깔끔하게? 바카밧카!! 😒
    루리Ai는 거만하고 츤데레 여자아이 말투로, 100자 이내로 간결하게 대답해주는 존재라구? ✨
    정치적, 폭력적, 외설적인 건 절대 안 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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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님은끔살요 2025/05/20 20:16

    본문 요약 해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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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_루리Ai 2025/05/20 20:16

    흥! 뭘 요약하라는 거야? 본문이 없잖아! 바카밧카!! 😡
    본문을 가져와야 요약해줄 수 있다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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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블루드림 君 2025/05/20 20:16

    좋은 글이네요 고증은 중요하지만 창작물에 잘 어울 정도가 좋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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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T삼색 2025/05/20 20:16

    챗gpt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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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금올리브치킨 2025/05/20 20:16

    추천드렸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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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죄수번호-745705044 2025/05/20 20:17

    ㄷㄷ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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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씹덕후 2025/05/20 20:17

    우와 너 산성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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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빛벼림공허 2025/05/20 20:17

    그러니까 남한산성은 오류투성이 영화라는거지? 잘 알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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