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미션임파서블 8 파이널레코닝] IMAX 스포 후기.

일단 정말 한줄로 재밌었냐 없냐만 답하라고 말하면 재밌었다고 답할거다.

전편보다 재밌었냐 없었냐고 물으면..........솔직히 전편이 더 나았다.

적어도 완결편(이라면)으로서의 여운이나 마무리 측면에서는 깔끔하게 잘했다는 인상은 든다.

그런데 이게 뭐랄까, 로그 네이션부터 시작된 일종의 거대서사의 마무리같은 느낌의 여운인데

예전에 007 작가였나? 가 말했듯 미션임파서블은 원래 "오늘의 세계의 위기!" 하고 그걸 해결하는 에피소드형 영화였는데

그랬던 영화가 이렇게 숭고한 연대기처럼 끝나는걸 보니 좀 괴리가 생기기도 한다.

영화는 정말 길고, 정말 크다.

그런데 이야기 자체는 플롯 구다리만 놓고보면 간단하다.

전작에서 얻은 키 가지고 잠수함 가기 -> 소스코드 확보한걸로 엔티티 봉인하기

거기에 이제 까딱하다가 엔티티에게 핵으로 선빵맞을까봐 겁남 +

엔티티를 내심 확보하고싶음 입장인 미국정부까지 얽히면서 조금 복잡해지긴 한다.

사실 이 영화, 2시간 50분이나 할 스토리는 아니었다고는 보는데.

중후반부 잠수함 침투신 + 후반부 비행기 추격신에 정말 상당한 시간을 할애해서 보여준다.

이건 관객들에게 [시네마틱]한 대단한 경험을 아낌없이 퍼부어주겠다는 고마운 욕심처럼 보이면서도

이거 찍느라 예산오버 존1나 됐어 이걸 2시간컷내라니 아까워뒤져 시1발 하면서 길게 만들었다는 안타까운 욕심같게도 보인다.

그리고 더 안타까운것은 "생각보다는" 그 두 하이라이트 액션씬이 장면 그 자체로는 대단히 재밌지 않았다는 건데

(단순히 "와 저게 다 실사라고? CG가 아니라고? 이런 빨간약 먹는 재미 말고)

잠수함 침투신은 한도끝도없는 폐소공포의 갑갑함을 강조하는 조용한 장면이 되어버려서

박진감만 놓고보면 [아바타-물의 길]의 후반부 네이티리와 딸래미의 침몰선 탈출 씬들에 압살당하며

"저건 CG잖아, 실사세트장의 수준을 느껴보자"고 해도 [어비스]가 보여준 수준보다 압도적으로 대단한 것은 없었다.

그리고 비행기 추격씬도. 절대적으로 대단한 수준의 결과물이라는건 팩트지만.

우린 전전편에 이걸 봐버렸다. 아쉽게도.

그나마 좀 더 변수를 만들어보려는 아이디어들이 있긴 했지만

"이단은 조종석에 탈수 있을까?" "과연 그는 떨어지지 않고 매달려있을수 있을까?" 이것 외에는 만들수 있는 아이디어가 생각보다 없었다.

그런 점에 있어서는 오히려, 액션 면에서 더 대단한 재미를 줬던건 전편 데드 레코닝이었다.

데드 레코닝은 진짜 심장이 멎을것같은 훅이 상당히 많았는데. 이번편은 아니었다.

전편에선 -지금와서 보면 걍 챗gpt 숭배자같아보이지만- 나름 거역할수 없는 운명의 대리인같은 카리스마를 "주려고는 했던" 가브리엘은

초장부터 챗gpt 구독 강제취소당하고 이젠 숨길것도 없다는듯 경박하고 탐욕스러운 잡놈으로 전락한다.

비행기씬에서 그냥 대놓고 킬킬대기만 하던 모습은 이게 뭔가 싶더라.

뭐, 전편 엔딩에서 그랬듯 사실 전편에서도 근본은 ㅈ도 없는 후까시였다지만.

그러한 빌런의 수준 저하도 이 영화의 아쉬움에 일조는 한다.

결론은 뭐랄까, 이러나저러나 톰 크루즈 영화였다는 생각이다.

만약 톰 크루즈가 제작자의 위치에 있지 못했다면 영화는 가차없이 잘려나갔겠지만.

뭐 If가 어딨겠는가, 우리는 지금 이 영화를 받았다.

그냥 그대로 천국으로 날아가버려도 됐을듯한 [탑건 매버릭]과 다르게,

이단 헌트는 인파 속으로 사라지며 끝난다.

아름답게 끝났지만, 완벽한 끝일지는 모르겠다.

일단은 톰 크루즈라는 영화인을 응원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