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칭 우주 최고 청음샵 셰에라자드. JPG
안녕하세요! 자칭 우주 최강 청음샵 셰에라자드의 MD 내귀에공연장치입니다. 오늘은 이어폰이 왜 그리 고가인가? 에 대해서 얘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여느 때와 같이 특정 브랜드와 모델 얘기는 되도록 언급하지 않을 예정이며, 정보 전달에 의미가 있는 글이라 생각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지난 글에 댓글로 많은 분들께서 질문을 주셨는데, 뭐가 잘못됐는지 대댓글이 안써지는 오류가 생겨서 답변을 못해드렸습니다. 죄송하게 생각하고요. 운영자분께 문의를 계속 넣어봐도 답변이 없어서 마냥 기다리는 중입니다. 이번 글에는 대댓글이 정상적으로 작용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시작해 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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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부신 기술의 발전과 여러가지 기기들의 도움으로 좋아하는 가수의 공연을 원하는 시간, 원하는 장소에서 마음껏 감상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그 여러가지 기기 중, 우리에게 있어 가장 영향이 큰 것은 아무래도 귀에 가장 가까이 있는 제품인 이어폰일테지요. 어떤 설문조사에 따르면 우리가 쓰고 있는 이어폰의 85% 이상이 판매가격 2만원이 넘지 않은 번들급의 이어폰이라고 합니다.
* 번들 : 다른 기기를 구매할 때 무상으로 끼워주는 제품
그런데 그 몇 십배가 넘는 고가의 이어폰이 있다는 것을 알고 계신가요? 음향 커뮤니티에 가면 그런 고가의 이어폰을 쓰는 사람들이 한 두명이 아닙니다. 왜 그렇게 값비싼 이어폰을 쓰는 것일까요. 번들 이어폰과 고가의 이어폰은 어떤 차이가 날까요? 단지 과시욕일 뿐일까요? 제목에는 이해를 위해 100만원이라는 금액을 설정했지만 이번에 할 이야기는 이러한 초고가의 이어폰들이 나오기 시작한 배경과 그 실용성에 대한 것입니다.
You Only Live Once
YOLO. '네 인생은 오직 한 번이다'라는 뜻을 가진 이 말은 후회없는 인생을 살라는 긍정적인 의미도 있겠지만, 소비 문화가 발달된 현대인들에겐 '좀 더 즐기고 살라는 말'로 해석되기도 합니다. (특히 제가 그렇다는 것을 부정하지 못하겠네요) 그간 이어폰은 약한 내구성 - 소모성 제품이라는 인식때문에 초고가의 제품이 나오지 않았었는데 개인이 추구하는 소비성향의 변화와 극한의 성능을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는 제조사가 만나 시대적 흐름에 부응하는 초고가의 이어폰이 출시되기 시작한 겁니다.
오디오 시스템 가격을 웃도는 하이엔드 이어폰, 약 500만원
100만원이 넘는 초고가 이어폰으로 음악을 듣게 되면 대체 어떤 일이 일어나는 것일까요. 가장 쉽게 느낄 수 있는 감정은 '여태까지 속고 살았다' 입니다. 그간 반 평생을 함께 해 온 이어폰이 들려줬던 소리들이 아주 많이 손실되고 왜곡되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지요. 고가의 이어폰으로 좋아하던 아티스트의 곡을 들어보면 완전히 다르게 들립니다. 호흡소리, 반주, 악기 하나하나의 소리들이 귓속으로 새겨집니다. 특히 우리나라의 대중가요는 보컬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번들 이어폰이나 고가의 이어폰이나 큰 차이를 쉽게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번들 이어폰도 사람 목소리는 어느정도는 캐치해 내거든요. 마음을 가다듬고 먼저 배경의 악기에 주안점을 두었다가 서서히 넓혀 나가 악기들과 보컬의 조화를 다시 한번 거시적으로 들어보세요.
이런 걸 보고 우리는 개안(開眼)이라고 하죠.
- 영화 '스파이더 맨' 中
나는 가수다를 비롯해 팬텀싱어, 너의 목소리가 보여, 복면가왕... 우리는 그 영상을 TV로 보고 큰 감동을 받습니다. 허나 그 곳에 방청하여 들어보신 분들의 말을 들어보면 TV로는 그 감동을 다 전달할 수 없다고들 합니다. 현장에서 직접 아티스트를 보고 다른 관객들과 감정을 공유해서 그런 감정을 느낀 것도 있겠지만 그 곳의 음향 시설이 우리가 일반적으로 경험할 수 없을 정도로 좋은 이유도 있습니다. 음질이 좋은 만큼 우리가 느낄 수 있는 감동의 수준은 보다 적극적이고 강렬해집니다.
유명한 아티스트의 콘서트 티켓은 거의 20만원에 육박합니다. 물론 팬으로서 직접 아티스트를 보는 것도 중요한 일이지만 수많은 인파와 티켓팅의 고통, 육체적인 수고와 더불어 많은 시간을 비워야 하는 스케쥴에 얽매이지 않고, 아티스트의 음악을 공연장에서 듣는 것 만큼이나 좋게 들을 수 있다면, 100만원의 금액은 그렇게 허황된 금액이 아닙니다. 단지 이어폰을 뮤직 플레이어에 연결하는 간단한 동작만으로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게 되니까요.
IEM (IN EAR MONITOR)
흔히 음질이라 하면 스피커 >>> 헤드폰 > 이어폰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런 음질의 차이는 결국 공간 표현을 얼마만큼 할 수 있느냐와 직결되어 있었습니다. 이어폰, 헤드폰 제조사들은 이 간극을 줄이기 위해서 개발 방향을 정하기 시작했고 특별한 방법을 찾았습니다. 바로 여러개의 드라이버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 드라이버 : 이어폰에서 소리를 내 주는 핵심 부품
발음체가 귀에서 아주 가까운 만큼 더욱 소리를 자세하게, 더 가까이 느낄 수 있는 이어폰의 특징을 잘 살려 이 성능을 극한으로 높인 이 이어폰들을 IEM (In Ear Monitor) 라고 부릅니다. IEM은 여러 개의 드라이버를 사용한 것이 특징인데, 하나의 드라이버마다 전체 음 중에 높낮이로 구분된 일부만을 담당하게 합니다. 이른바 분업입니다. 여러 개의 드라이버들이 각자 맡은 음역대를 충실하게 재생한 결과, 최대한 선명하고 디테일한 사운드를 들을 수 있습니다.
* IEM라는 명칭은 원래 프로 오디오 영역에서 출발한 말로, 아티스트나 엔지니어가 음향 테스트를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전문가용 이어폰을 뜻하나 현재는 하이엔드 이어폰을 지칭하는 말로 통용되고 있습니다.
멀티 드라이버를 사용해서 얻는 또 하나의 장점은 드라이버의 위치나 방향, 위상등을 조절하여 인위적으로 공간을 연출 해 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스피커에 비해 이어폰의 공간 표현이란 비교가 불가능할 정도로 좁은 편이어서 여러 악기들의 소리가 서로 뭉치기 마련입니다. 이것을 극복하기 위해 이전까지 이어폰으로 공간감을 표현하기 위해서 사용한 방법은 하우징(이어폰 몸체)에 구멍을 뚫어 외부와 공기를 순환시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방법은 외부에서 소음이 발생할 때 음악감상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 경우에 '이어폰에서 스피커 소리가 난다'는 말은 이어폰 본연의 취지인 '언제 어디서나' 에 부합되지 않는 반쪽짜리 정답이라고 보아야 하지요. 하지만 멀티 드라이버로 만들어낸 공간은 외부 소음과 단절된 상태로 제공되기 때문에 IEM이 대중화된 지금이야말로 자신있게 '이어폰에서 스피커 소리가 난다' 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멀티 드라이버가 모든 것을 해결해주는 만병 통치약은 아닙니다. 여러 개의 드라이버로 재생된 각 영역대는 다시 하나로 모여 음악이 되어야 하는데 이 과정을 아주 잘 조율해야 합니다. 이 조율하는 것을 크로스오버라고 부르며, 이 크로스오버 설정과 위에서 언급한 드라이버의 위치, 하우징의 구조 설계에는 높은 개발 비용이 발생합니다. 게다가 맨 처음에 언급한 대로 대다수가 사용하는 번들 이어폰과 달리 이런 고가의 IEM은 대량 생산이 되지 않는 구조이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가격이 높아지게 됩니다.
한 쪽당 10개의 드라이버가 내장된 이어폰도 있습니다.
Customizing
주문 제작, 개인 편의를 위한 환경 설정이라는 뜻을 가진 커스터마이징이 고급 이어폰에도 다수 적용되고 있습니다. 위에서 설명한 IEM을 커스터마이징 하여 자신만을 위한 이어폰을 제작하는 것을 커스텀 IEM(커스텀 이어폰) 줄여서 CIEM 이라고 합니다. CIEM을 사용하는 뮤지션과 세션이 방송에 자주 노출되면서 일반인이 음악감상용 아이템으로, 또는 패션 아이템으로도 사용되는 것이 이상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TV에서 많이들 보셨죠?
CIEM은 개인의 귀 모양에 맞추어 제작되기 때문에 타인이 들을 수 없습니다. 말 그대로 세상에서 유일한 나만의 이어폰이지요. 또한 일반적인 이어폰에 비해 착용감이 무척 편안하며 밀착이 잘 되기 때문에 외부의 소음으로부터 자유롭습니다. 허나 개인 주문 제작인 관계로 일정 제작 기간이 소요되고, 금액 또한 일반 이어폰에 비해 고가인 점은 피해갈 수 없겠죠.
커스텀 이어폰은 소장품으로서의 가치도 충분합니다. 저도 CIEM 제품을 하나 사용하고 있는데요, 좋아하는 그림, 좋아하는 캐릭터, 좋아하는 문구들을 넣은 이어폰은 볼 때마다 아빠미소를 짓곤 합니다. 이런 걸 보면 피규어를 모으는 분들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을 것도 같은데요.
다양한 아트를 직접 선택할 수 있는 커스텀 이어폰
돈. 통화라는 것은 경제학적 관점에서 여러가지 기능을 갖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가치 척도의 의미를 되새겨 봅시다. 어떤 제품이 그만큼의 가치를 하느냐는 개인의 선택이자 기준이지만 우리가 어떤 제품에 지불하는 금액은 그 제품의 값 뿐만 아니라 그것을 구입하고 나서 누릴 삶에 대한 지불 금액까지 포함한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고가의 이어폰을 구입해서 새로운 음악감상의 세계에 발을 들인다면 물론 좋겠지만 사정상 그럴 수 없다면 가까운 청음샵에 들러 '체험'이라도 해보시길 바랍니다. 좋은 음악이 주는 감동은 우리를 더 풍요로운 삶으로 인도 해 주기 때문입니다.
에어팟 샀어용
사실 BA 그거 비싸봐야 10만원인데 아무도 그걸 지적하지 않죠.
이유 없이 비싼건 있어도 이유 없이 싼 것은 없다고 했는데,
음향기기에선 음향과 하등 관련이 없는 부분(ex. 초저온 케이블) 때문에 비싸지는 경우가 훨씬 많죠.
디락의 가격은 소리를 제외한 모든 부분을 포기(패키지, 마감, 마이크 품질)했기 때문에 가격이 싼 것.
그렇게 놓고 보면 사실 이어폰 가격에서 발음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낮다는 것을 알 수 있죠.
그리고 이전부터 계속 듀만콘댐 이론을 설파하시는 것 같은데요
혹시 청음샵이 어디신지 지역이라도 알수있을가요?
이번에 혹시 한국가게된다면 방문해보고싶은데..
지금 대댓글 기능이 또 먹통됐네요.. ㅠㅠ 아 진짜 왜 나한테만 이런 시련이 생기는 건지...
과해지는 것 같아요.
혹시나 dap 게시글도 작성하실 예정이 있으신가요?
n3ap 사용중인대 착용감이나 소리가 취향이 아니라 nt1으로 넘어갈지 zx1을 들일지 너무 고민이 되네요... -_-
오디오질 13년차로서 감히 말씀드립니다. 이런 광고글에 현혹해서 쿼드비트, 디락, 애플인이어 등 훌륭한 몇만원짜리들보다 딱히 좋다고 하기도 힘든 수백만원짜리 이어폰들 사는 분은 없었으면 좋겠네요ㅎㅎ
좋은 이어폰을써도.. 음원이 안좋으면 소용이 없죠..
엥 그냥 flac 들으면 되는거아냐?하실지모르지만 애초에 음원이 나올때 좋지 않은 음질로 나오는 경우면 무손실도 소용없습니다.
요즘세상에 그런 후진 스튜디오/기기가 어디있냐고 하신다면 있습니다. 팝/클래식같은 메이저가 아닌.. 어디 주제가. 어느 듣보잡 드라마 ost같은 마이너장르 말이죠.
그러한이유로..한때 2x만원까지 돈써봤지만 지금은 걍 쿼드비트씁니다. 고장도 안나고 좋더군요
실제 측정치를 보면 5만원짜리가 100만원짜리보다 좋은 경우가 꽤 있지요.
HIFI적 관점에서 비싸다고 좋은 경우는 그다지 못봤네요.
감성값으로 돈을 쓰고 싶으시다면야 말릴 생각은 없지만... 이 글 본문은 꽤 왜곡이 되어있네요.
안그래도 저가형의 상향평준화가 이뤄지고 있는데 본문에 설명하신 것처럼 절대적인 체감이 될리가 없다고 보네요.
가성비 좋기로 유명한 모델들과 기백만원 하는 모델 몇개 섞어서 소리만 블라인드 테스트 시키면 가격 못알아맞춘다에 100% 확신합니다.
셰에라자드에서 Ksc75+파츠익스프레스 사고
개조해서 잘 쓰고 있어요^^
혹시 교체용 솜은 있으신지..
지나가다 물어봅니다
부품 몇개 위치 조금만 알면 자체 커스텀이 가능하죠.
뭐 암튼 초고가 상품이라해도 내가 듣기에 이상하면 생돈이 파르르르르 날라가는겁니다.
항상 글 잘 보고있습니다
예전에 방문해서 청음한적도 있었는데 눈치도 안주고 좋았던 기억이 있네요
저도 개안을 한 경험이 있어서 올리신 글 공감합니다.
어떤 분들은 수백만원짜리 이어폰 팔아 먹으려고 글을 올리는 걸로 생각하시는 모양이네요...
아무튼 재밌는 글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글 많이 올려주세요.
저도 음악듣는거 참좋아하는데 별별거 다쓰다보니 결국 젤편한 v20살때 사은품으로 준 블루투스 이어폰씁니다. 이어폰은 거의 아웃도어용으로쓰는거라.. 편리함이 우선되더라구요..
음질같은건 그렇다쳐도 귀 본따서 만드는 이어폰은 가져보고 싶네요 뭘 끼던지 30분이면 귀가 아파서..
UMPRO30+스파이럴닷팁+8심 커케에 Fiio X-1 물려듣습니다
누구한테는 80만원으로 고작 이어폰이랑 MP3를 사냐 라고 하는데
어차피 똑같이 돈넣고 다니는 지갑 만원짜리든 100만원짜리든 무슨 상관이냐라고 되물으면 제대로 대꾸하는사람 한번도 못봤습니다
어디까지 자기 수준에서 자기 취향에 맞는 제품을 구매하여 쓰는것이 제일 좋은거죠
그돈주고 이어폰을 사냐 뭘사냐 말 할게 아니란거죠..오지랖이라고 보고요
개인적으로 아주 만족하며 위 조합으로 이어폰 종결냈습니다 욕심부릴것도 없구요
날씨가 추워져서 이제 해드셋을 껴야겠네요 MSR7을 어따가 짱박아뒀더라...
흠 홍보라고 보이지는 않는데요. 청음샵인데. 청음샵 자체를 모르시는분들도 많을텐데 그런 분들께는 도움되는 부분이구요. 정보라고 봐야 하지 않을까 싶네여!
글 잘보고 있습니다. 저도 한참 헤드폰/ 이어폰/dap/앰프에 투자좀 하다가 현재는 귀차니즘으로 인하야 이어폰과 헤드폰 빼고는 걍 핸드폰 스트리밍 서비스로 만족합니다 ㅎㅎ. 대전에도 청음샵 하나 있어요. 종류가 많지는 않지만요 ㅎㅎ
이것도 뭐 커피향만으로 맞추는 바리스타처럼, 귀가 좋아야 비싼거에 만족하지
저같은 막귀인 사람들은 10만원이건 50만원이건 차이 별로 못느낍니다.
사운드는 크게 들어야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하는 1인입니다. 나이들수록 이어폰의 필요성은 느끼지 못하고 있지만, 커스텀 이어폰은 꼭 가지고 싶더라구요. 예전에 트리플 파이 사용한 적 있는데, 비싼 이어폰이라 나름 큰 기대를 했었는데, 집에서 사용하던 스피커랑 비슷해서 응? 했던 생각이 나네요.
저렴한 노부나가 am800 꽤 오래 쓰고있는데
고장이 없어서 좋네요 줄꼬임 방지하는것도있고
트리플파이10을 CIEM 케이싱 한 제품을 쓰고있습니다. 액티브 노이즈캔슬링이 싫어서 만족해하며 썼었는데 무선 이어폰 한번 써보니 잘 안쓰게 되네요. 혹시 유선 이어폰을 무선으로 바꿔주는 좋은 케이블 솔루션이 있는지 아시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