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규어 수리를 시작한 지가 어쩌다 보니 내년이면 벌써 10년이 됩니다 ㄷㄷㄷ
그러다 보니 데이터가 좀 쌓여있는데
https://todayhumor.com/?humorbest_1782804
저번 빈티지 슈퍼맨 수리 작업기 올리다가 생각나서 나름 특이했었던 작업들을 몇 개 모아 올려봅니다.
우선 나무 예수상
100여 년 전인 1920년대에 만들어진 제품인데 왼손 손가락이 부러져서 분실됐다 합니다.
황동봉으로 뼈대 잡고
순접으로 살 붙여서 다듬어 줍니다.
표면을 확인해 봅니다.
나무색과 비슷한 색을 칠해 줍니다.
복구 완료!
다음은 나무 성모상
이것도 위의 것과 비슷한 시기에 만들어진 제품 같습니다.
공을 들고 있는 아기의 양 팔이 부러진 상태
부러진 균열을 가리고 표면을 다듬은 뒤 상태 확인
비슷한 색을 칠해 줍니다.
복구 완료!
다음은 불교 용품
한 덩어리의 나무를 깎아서 모양을 만들었다 하는데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불심(?)이 엄청나게 들어간 제품으로 보입니다.
도무지 어떤 구조인지 몰라서 테이프로 붙여가며 위치를 맞춰 접착해 줬습니다.
접착 후 사포질
비슷한 색을 칠해 줍니다.
뱀 네 마리를 형상해서 조각한 걸로 보입니다. 위에 뭔가를 올려두는 받침대 같아요
이렇게 접었다가
이렇게 펼칠 수 있습니다.
다음은 나무 독수리
일견 멀쩡해 보이지만
다리 부분이 부러져서 분실된 상태입니다.
분실된 부분은 황동봉으로 뼈대를 만들어 준 뒤
퍼티를 발라 모양을 잡아 줍니다.
비슷한 색을 칠해 줍니다.
복구 완료!
1962년에 제작된 1차 세계대전의 도넛 데이에 관한 조각품입니다.
https://blog.naver.com/gonali/222390570398
석고로 된 제품인데 실수로 떨어트리셔서 심하게 파손됐다 합니다.
일단 조각이 다 맞기는 합니다.
하지만 세월의 때가 너무 심하게 덮여 있어서 이대로는 작업이 불가능 해서 물로 씻어줬습니다.
구정물 ^^;
석고가 물을 먹어서 며칠 말려 줬습니다.
조각이 분실된 부분은 퍼티를 발라서 비슷한 느낌으로 깎아 줍니다.
사포질
베이스도 접착한 뒤 퍼티를 발라 다듬어 줍니다.
1962년에 만들어진 조각품
비슷한 색을 칠해 줍니다.
복구 완료!
다음은 성모와 성부와 성자상입니다.
제가 종교가 없다 보니 뭐라 지칭해야 하는지 모르겠네요 ^^;
석고상 가운데에 균열이 가 있다 합니다.
택배로 받아 유리창을 닦은 뒤 사진 찍어봤습니다.
작업을 하려면 뒷면을 뜯어 삭고상을 꺼내야 합니다.
세월의 흔적으로 내려앉은 먼지의 상태가 심각해서 세제 풀은 물에 담가 칫솔로 문질러 닦아 줬는데 가운데의 성자(?)의 하얀 옷의 도막이 그냥 다 떨어져 나갑니다.
엄청난 때 구정물!
분리하고 세척하면서 손상된 부분들엔 퍼티를 발라 모양을 다시 잡아 줍니다.
인상을 좌우하는 눈매를 제외한 부분들을 거의 다 재 도색했습니다.
기존의 뒤판은 너무 낡아서 버리고 적당한 나무 판을 구해서 비슷한 색을 칠해 줍니다.
나무판위에 석고상을 고정해 줍니다.
다시 케이스(?)에 넣어서 복구 완료!
다음은 성모상
목 부근의 조각이 떨어져 나갔습니다.
접착하고 사포질한 뒤
비슷한 색을 칠... 하려고 했지만
도색이 아닌 금박을 붙인 느낌이라서 금박을 사 와서 찍어 붙여줬습니다.
복구 완료!
다음은 나무 십자가
왼쪽 팔이 부러졌습니다.
황동봉으로 보강 접착 후 사포질
나무인 줄 몰랐는데 사포질해보니 나무더군요
비슷한 색을 칠해 줍니다.
복구 완료!
다음은 불상
힙하게 led 색이 바뀌면서 빙빙 돌고 하는 거 보면 최근에 만들어진 제품으로 보입니다.
물 줄기가 부러졌습니다.
별다른 방법이 없어서 그냥 접착만 해드렸습니다.
다음은 상아
1975년 콩고에서 제작됐다는 보증서가 같이 들어있는 진짜 상아입니다.
아래쪽엔 이미 어디선가 퍼티를 덧대어서 수리했던 흔적도 보입니다.
안쪽엔 금속 판으로 보강도 돼있습니다.
끝부분도 파손됐습니다.
황동봉으로 뼈대 잡고
퍼티 발라서 모양을 잡아줍니다.
균열도 가려달라 하셔서 사포질을 하다 보니 치과에서 맡을 수 있는 이빨 갈리는 냄새 같은 게 나더군요 ㄷㄷㄷ
엄청난 크기입니다. 부스에도 들어가지 않아서 색을 뿌리기 힘들었던 기억이 있네요
뼈 색을 맞추기가 힘들었습니다 ^^;
왁스를 발라 코팅해서 복구 완료!
다음은 옥 장식
모서리가 파손됐다 합니다.
옥이 드릴로 잘 뚫릴까 했는데 매우 잘 뚫리더군요
황동봉으로 뼈대 잡아주고
순접으로 살 붙여서 사포질
비슷한 색을 칠해 줍니다.
복구 완료!
다음은 꽃병
딸기가 그려진 아래 부분이 동그랗게 깨졌습니다.
깨진 부분을 맞춰 보니 조각이 분실된 부분들이 좀 보입니다.
도자기든 뭐든 간에 아무튼 접착 후 사포질 ^^;
딸기를 다시 그려줍니다 ㅜㅜ
나름 복구 완료!
다음은 쟁반
1975년에 국회 도서관에 헌정된 자료라고 합니다.
가위도 있고 한 걸 보면 국회 관련된 어떤 커팅식에 사용된 물품들 전체를 기념자료로 보관해둔 것 같네요
실수로 떨어트려서 플라스틱 쟁반 귀퉁이가 깨졌다 합니다.
접착 후 사포질
화이트 뿌리고
기본색을 올려줍니다.
붓으로 나뭇결을 표현해 줍니다.
복구 완료!
마지막은 7년 전인 2018년에 쟁반 귀퉁이를 사포질하고 있는 제 사진으로 마무리해 봅니다 ^^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항상 흑마술 잘 보고 있습니다.
황동봉 순접 비슷한색 이라는 의식은 언제봐도 신기합니다.
황봉동 선생님
와.. 상아에 옥 까지..
만능 황동봉.....!
우와.. 진짜 엄청난 금손이십니다.. 색감과 무늬까지 맞추시는 게 대단하시네요..
ㅎㄷㄷㄷ
의뢰품 택배에 고칠때 쓰시라고 황동봉이 동봉 되어 오는 경우는 없나요?
문화재 복원하시나요?
황동봉!! 순접!!!!!
저도 색상수선하지만 정말 대단한 정성이네요
장인이시네요
색감 찾는데 특출난 능력이 있으신거 같아요
제가 감동하는 부분은.. 색감이... 눈이 진짜 좋으신 것 같아요.
손도.. 금손에...
머리카락 빼고 진심으로 닮고 싶습니다.
순접과 황동봉은 그저 도구일뿐... 장인정신...이 진짜라능...
중간즈음에, 성모와 성부와 성자상... 은
아기예수님과 성모님, 성요셉님으로... 성가정상...이라고 합디다.
와.. 진실 금손이십니다. 대박이신데요.
이제보니 황동봉 과 순접 못지않게 가장 중요한 필수기술!
'비슷한 색을 칠해 줍니다'
?ㅇㅇ.? 나무도 되네요 ㅎㅎㄷ
제 부러진 마음도 붙여주십시요..ㅠㅠ
대단한 공정이 들어간 것 같은데 아무렇지 않게 비슷한 색을 칠해준다고 넘어가잖아요ㅋㅋㅋㅋㅋㅋ
제 차량 휀다 작업 가능할까요?
다른건 다 수리하시지만 역시 이분도 머리카락은.... ㅠㅠ
오우야 우와... 진짜 장인이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