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가 부대표로 있는 봉사활동단체 가끔 나가는데 한번은 바닷가까지 가서 쓰레기 주운적이 있음.
당일 기차타고 몇시간동안 바다 내려가는데 내가 대표님 옆자리에 앉아서 대표님한테 존나게 지랄함.
"아니 대표님 ESG적으로다가 이거 탄소발자국 생각하면 빈대잡으려고 화염방사기 지지는꼴 아임까"
"부대표야 나랑 자리좀 바꿔줘라"
"우리가 기차를 타면 또다시 지구는 한걸음 뜨거워질텐데... 이 역겨운 위선 멈춰야 하지 않겠슴까"
"야 아무나 이새끼 아가리좀 막아"
건넛편 자리에서 경치구경하던 부대표가 원격으로 내 아가리를 막음
"대표님 그새끼 어제까지 안가겠다고 온몸비틀다 끌려와서 그지랄중인겁니다"
"그러고서 나보고 위선자라고 한거냐 이 가증스러운새끼"
대표님의 변명은
'이런 활동 한번으로 지역에 선한 영향력을 퍼트리면 우리가 기차타며 남긴 탄소발자국은 아무것도 아닌게 될 것이다'
였음.
실제로 가보니깐 우리 단체의 취지에 공감하여 쓰레기 주우러 나온 사람들이 한 100명 있더라
지역 사업가부터 정치인, 연예인등 해서 지역 유명인들도 지속적인 사회공헌을 목표로 한다며 나왔고
대표님의 변명이 꽤나 그럴듯한 물건이 되어있었음
근데 문제가 생김.
씨펄 존내 깨끗함.
해변 깨끗하게 해보겠다고 100명 나왔는데 담배꽁초 하나 찾아보기가 힘들어 보물찾기 하는거같어
시작하기도 전에 망해버린 활동에 위선자 그 자체가 될 상황에 놓인 대표님이 보기에도 확실하게 식은땀을 흘리고 계신데
지역 관계자가 임기응변으로 이걸 살려냄
"해변이 생각밖으로 깨끗한 고로 근처 술집골목까지를 활동 범위로 하겠습니다"
"한시간 후에 여기로 다시 모여주세요"
"그리고 여기에 주우신 쓰레기 무게를 달아서 1등 뽑은 다음에 분리수거해서 차에 실으면 오늘 활동은 마무리됩니다."
시작지점에다 저울 가져다 놨더라.
그렇게 각각 파티짜서 구역 나누고 쓰레기 조지기를 시작했는데 우리 단체 파티만 ㅈ됐음
시작하고 15분이 넘도록 담배꽁초 세개가 우리 전체 소득임
파티장인 대표님이 식은땀을 흘림
"야 우리 어쩌냐 쓰레기 하나도 못주우면 진짜 봉사단체로선 개쪽인데"
"아니 씁 아까 지나가면서 보니깐 최사장님쪽은 봉투 벌써 꽉찼던데"
"하 씨 오늘 봉사 처음나온 사업가한테 지면 나 진짜 위선자돼 이새끼들아 잘좀 찾아봐"
그순간 내 총명한 대가리에서 아이디어가 번뜩임
"대표님 제게 생각이 있습니다."
"뭔데"
"쓰레기가 없으면 만들면 되잖아요."
"이새끼 이건 뭔 개소리야"
"길거리에 과자봉투가 있으면 쓰레기죠?"
"어."
"제가 치토스를 사먹으면 과자봉투가 남겠죠?"
"어."
"그럼 치토스 사먹고 길거리에 버릴테니까 대표님이 주우십쇼. 그야말로 창조봉사"
"이런새끼가 나한테 위선자라고 했어 인생 개쓰다 진짜"
"기왕 위선하실거 화끈하게 가시죠 햄버거 몇개까지 드실수 있습니까 햄버거 포장지가 또 부피가 꽤돼요"
"부대표야 이새끼 진짜 오늘 누가 불렀니?"
"대표님이요"
"인생 개쓰네 진짜"
나의 기똥찬 창조봉사 아이디어는 대표님의 손에 의해 가상의 쓰레기통으로 들어가버렸고
우리는 그냥 정직하게 쓰레기를 줍게됐음
거리가 깨끗한게 이렇게 참담한 기분일줄 누가 알았겠냐
거 왜 좀 길가에 쓰레기도 버리고 담배꽁초도 투척하고 그럴것이지 다들 시민의식이 아름다우시고 그래
타원봉사자로서 하면 안되는 생각만 존내게 하면서 쓰레기 찾고있는데 내 발에 뭐가 채임
그리고 나의 총명한 대가리에서 뭔가가 또 번뜩였음
"아니 근데 생각해보니까 대표님"
"이새끼 또 뭔 개소리를 할라고 생각을 해 넌 그냥 생각이란걸 하지마"
"어차피 저울에 무게재서 제일 무거운게 이기는 게임 아닙니까 부피가 중요한게 아니죠"
"어...?"
"그야말로 이런게 속이꽉찬 노다지 아니겠습니까"
허리를 숙여서 방금 발에 채였던걸 쑤욱 하고 꺼냈는데
그게 뭐였냐면
해변에 묻혀있던 녹슨 철근.
대표님이 잠깐 고민하며 물어보심.
"이걸 쓰레기로 봐야하나?"
"고철은 쓰레기가 맞죠 괜히 캔/병 쓰레기통이 있습니까"
"야 근데 이건 반칙 아니냐...?"
"봉사활동에 반칙이 어딨어요 씨1발 죽이지 못하면 우리가 죽는거야!"
그렇게 우리는 압도적인 무게의 차이를 보이며 봉사활동 역사상 가장 치졸한 우승을 쟁취할수 있었음
사실 쓰레기 봉투에 들어가야 하는 건 글쓴이 같은데?
야 탄소발자국 결국 늘어났잖아
뭐 근데 철근이 거기 묻혀있는것보단 딴데 있는게 낫긴 해...
그러니까 작성자님 먹기대회 1등했다는거죠? 도중에 쇠막대 들고서요???
잘 봐주셔서 제가 고마어요
야 탄소발자국 결국 늘어났잖아
사실 쓰레기 봉투에 들어가야 하는 건 글쓴이 같은데?
그럼 결국 무게로 1등인거는 맞네
쓰레기 줍기 우승을 위해서 탄소발자국까지 늘려가며 ktx로 쓰레기를 공수해온 대표님이 잘못했다고 본다.
뭐 근데 철근이 거기 묻혀있는것보단 딴데 있는게 낫긴 해...
이거 어디서 봤는데! 하고 보니...
원작자 분이시군요...
마영전 글 재미있게 잘 봤습니다. 감사합니다.
잘 봐주셔서 제가 고마어요
그러니까 작성자님 먹기대회 1등했다는거죠? 도중에 쇠막대 들고서요???
철근에 긁히기라도 하면 파상풍 걸리니까 잘한건 맞긴한데...ㅋㅋㅋ
탄소 마라톤을 하고 왔네..
길가다 주운 것도 아니고
해변에 묻힌 철근이면
휼룸한 무기지
자.1등이 누구라고?
봉사단체가 아니라 만담회냐 ㅋㅋㅋㅋㅋ
네가 불러일으킨 결과다 받아들여라 대표...
아 아니 뭐..안가겠단거 끌려갔는데 열심히 참여했으니 됐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