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천국 코하비닷컴
https://cohabe.com/sisa/454097

작년쯤, 기가 참 센 친구가 이상한 귀신꿈을 꿨다고 알려주었다.

새로 이사를 가고나서 며칠 뒤.

꿈에서 얼굴에 기운이 쏙 빠져서 며칠 굶은 것 같은 여자를 봤다고 했다.

친구는 꿈 속에서 그 여자를 보자마자
아 귀신이다.
하고 느꼈다고 했다.

귀신은 꿈 속에서, 집 현관문 근처를 서성이며
쭈뼛쭈뼛 거리고 있었다고 한다.

친구는 귀신같은거 1도 안무서워해서
꿈에서도 그 귀신에게
"왜. 뭐. 뭔데."
하고 무덤덤하게 용건을 물었다고 한다.

귀신은 왠지 머뭇머뭇 거리다가
"저 죄송한데... 이 집에서 나가주시면... ..."
모깃소리같은 목소리로
아주 정중하게 물었다고 한다.

친구는 그 질문에 멀뚱멀뚱 보다가
다시 이사 나가려면 또 드는 돈이 얼만데...
돈 없어 안나가.
뭐 그렇게 말했다고 한다.

그러자 귀신은 굉장히 풀죽은 얼굴로
"네에......" 하면서 사라졌다고 했다.

그리고 그 예의바른 귀신 꿈이 웃겨서 나한테 그 얘길 해주었던 것이다.

이 얘길 왜 이제와서 쓰냐 하면...
며칠 전. 친구 집에 놀러갔을 때.
둘이 치킨 뜯으며 티비보던 와중에
집 주인 아주머니가 잠깐 오셨었는데.

이 분이 집을 살펴보는게 아니라
친구놈의 안색을 살피면서
요즘 식사는 잘 하는지 잠은 잘 자는지 피곤하진 않는지 묻고 갔다.

그 모습을 보고 혹시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귀신이 나온다고 세입자가 바뀌었는데?
친구놈이 멀쩡하게 2년을 살고 있으니 혹시나 반... 죄책감 반... 같은게 들어서 왔다거나???
뭐 그런 가설을 생각해보았다...

실제로 기 센 사람이 터를 닦기도 하는걸까?

아무튼 나의 허황된 말을 농담삼아 씹으며 우리는.
먹던 치킨을 마저 뜯었다.
댓글
  • wereer 2017/12/10 06:50

    귀신 있다고 월세 깍아주라해요.
    아님 김치좀 주라고 하시거나...
    뭐 서로 윈윈 아닙니까...ㅎㅎ
    그나저나 귀신 안쓰럽네...

    (7ZBm4f)

  • Amagaki8102 2017/12/10 07:16

    귀신 불쌍하네요 ㅠㅠ
    왜 나가주길 바라는지 이유라도 알려주지
    좋은 곳으로 가시길 바래요

    (7ZBm4f)

  • 보블븨뷰버 2017/12/10 10:30

    불쌍한 귀신이라니........
    나보다 더 불쌍할까....... ㅜㅜ

    (7ZBm4f)

  • 즐겨찾기(A) 2017/12/10 10:34

    Vcoro님인가 그 분 번역글 중에 생각나네요
    꽤 소름듣는 거였는데
    일본은 자살하거나 살인당한  그런 집은  다 표시해둔다면서요.   그런 집만  한두달씩  별탈없이 살고나오면 별 탈 없는 집으로 세탁해서 다시 세놓고 그런다는데   기가 쎈 한국인 하나가ㅋㅋ 그런 알바만 했다죠.
    워낙 기가 쎄서  거의 귀신이 나타나도 기를 못펴서 집 세탁하는 쪽으로 꿀알바 했다는데 그 중 어느 집에 갔더니 밤마다  뭐 이상한 소리,,  끈 흔들리는 소리  도마에 칼 탕탕 내려치는 소리가 계속 들리더래요.
    이건 좀 아닌거 같다싶어서 경찰에서 알아보니 세 사람이 여기서 죽었는데  하나는 목 매달고  하나는 토막살인 하나는 또 ,  살인때 특정소리나는 그 방식이였는데 그래서 알바때려치고 도망갔다는  번역글이요

    (7ZBm4f)

  • 프로♡밀렵꾼 2017/12/10 10:36

    세금도 안내고 월세도 안내고 붙어먹으면서 뭐가 불쌍해?
    죽어라 일해서 세금내고 월세내고 카드값 빠져나가면 텅장되는 내가 훨씬 불쌍해 임마 ㅠㅠ

    (7ZBm4f)

  • 손이작은아이 2017/12/10 11:19

    귀신이 상도덕은 없어도 염치는 있네요 어딜 감히 정당하게 돈내고 사는 세입자더러 어딜 맨입으로 나가라 마라 하는지.. 돈없어 못나가 하니까 귀신도 예에.. 하고 물러나다니 뭔가 슬프다고 해야할지 현실이 더 소름이라고 해야 할지ㅠㅠ

    (7ZBm4f)

  • 댓망의요정 2017/12/10 11:49

    그 귀신 양심도 없네요.
    최소한 숫자 6개는 알려주고 나가달라고 부탁을 해봐야 되는거 아닙니까?

    (7ZBm4f)

  • 씨-발라무그라 2017/12/10 12:16

    영어로 했으면...
    Excuse me....
    이랫을 듯

    (7ZBm4f)

  • 블랙호구24 2017/12/10 13:03

    나도 비슷하게 기가쎄서 동생이 가위눌릴때 한달간 같이 잔적도

    (7ZBm4f)

  • maharaja82 2017/12/10 13:43

    공손하긴한데
    이승에 저렇게 붙어있는 귀신이 원래 예의버른건 아니었을거고
    아마도 그 친구분 수호령같은 존재가 예의를 차리게 만든거 아닐까요
    말이 안통하는것들에겐  매가 약이라든가 모 이런??!

    (7ZBm4f)

(7ZBm4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