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는 줄거리를 가진 소설이 아니고 신들은 캐릭터가 아니다.
신화는 엄연히 사회의 도덕과 그 당시 사람들의 세계관이 녹아 있는 문화의 일부분이며,
전승도 엄청나게 다양하고 내용이나 인물조차 막 바뀐다.
따라서 신화를 이해하기 위해선 반드시 그 사회와 역사에 대한 지식이 필요하다.
'헤라 왜 이렇게 질투함'->신격이 그거고, 바람 피우지 말라는 교훈을 주기 위해
'아니 판도라가 왜 항아리 열음'->고대 그리스에서 여자는 만악의 근원으로 여겨져서
'토르 왜 이렇게 셈'->오딘 전에는 주신이었고 농민들의 신이라 그럼
'포세이돈 왜 이렇게 셈'->얘도 원래는 주신격 신이었음. 애초에 올림포스 신들은 죄다 기원이 다름
아테네 왜 아라크네한테 그렇게 대함->작가가 처음부터 신에게 억울하게 쪼이는 인간을 주제로 잡아서
등등, 신화는 읽는 건 소설이 아니라 역사를 분석하는 것에 가깝다.
즉 단순 재미로 신들이나 영웅들을 캐릭터화해 소설처럼 즐기는 것은 아무 문제 없지만,
정말 진지하게 소설마냥 개연성이나 인성, 캐릭터 해석 등을 따지면 '진짜' 신화 덕후들에게 쪼이는 걸 경험할 수 있다(...)
고고학자랑, 문헌학자랑, 오타쿠랑 접점은 있는데 글을 쓰라고 하면 진짜 차이 엄청 남.
와! 크레토스! 아무튼 신 다 죽임!
근데 사실 캐릭터로 봐도 재밌기도 한... 특히 북유럽쪽은
닐 게이먼이 북유럽 신화를 정리한건 내가 왜 첨보지... 나름 닐 게이먼 좋아하는 작가인데.
하지만 제우스가 하반신을 겁나놀린건 사실이잖아요
그건 우리 조상이 제우스다 주장한 사람이 너무 많아사
신격이 뭐 개념같은거임? 공포와 허기의 신 같은건가
고고학자랑, 문헌학자랑, 오타쿠랑 접점은 있는데 글을 쓰라고 하면 진짜 차이 엄청 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