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휘관께,
지금쯤 정답이 원지 머리 싸매고 고민하고 계시겠네요.
뭐...됐어요, 이번엔 그냥 넘어가 드릴게요. 오늘은 저만을 위한 특별한 날이니까요.
지휘관께서 약속하셨던 저랑 데이트하는 날이기도 하죠.
일정은 이미 지휘관 단말기에 전송해뒀습니다.
그래도 혹시 잊으실까 봐, 다시 한번 짚어드릴게요.
식당은 예약 완료했고, 식사 후엔 식당 서쪽 500미터 지점에서 영화를 관람할 예정입니다.
영화가 끝나면 적당히 걸으면서 제가 지정해 둔 경치 좋은 장소로 이동할 거예요.
거기까지 가는동안... 지휘관이 제 손을 꼭 잡아주시겠죠...
마무리는 제 바이크 뒷자리에 지휘관을 태운 채, 가장 멋진 밤하늘과 별을 같이 보는걸로 해요.
그 후엔 엘모호로 돌아가, 제가 준비한 술을 함께 마십니다.
언제까지 같이 있을거냐고요?
이런 기념일을, 지금까지 열 번이나 놓쳤어요. 열 번이나요!
그 열 번을 지휘관은 어떻게 보내셨는지, 전 그게 궁금해요. 제 불평도 좀 들어주셔야 하고요.
...그러니까, 이 정도의 그리움이라면 함께 새벽을 맞이하는 것 쯤은 괜찮잖아요?
도망가려는 생각은 이제 그만두시는 게 좋을 겁니다. 필요하다면 무력도 쓸 생각이니까요.
지휘관, 확실히 기억해두세요.
앞으로는...저 하다면 충분하다는 걸요.
지휘관 자지 비상계엄 선포 ㄷㄷㄷㄷㄷㄷ
내 무습다...
ㄷㄷ
도와줘 루니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