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07 시리즈에서 어마무시한 충격을 준, 카지노 로얄의 내가 고자라니 고문 씬.
사실 해당 씬은 고문의 충격 이전에 완성도가 굉장히 높은 장면이다.
배경설명에 들어갑시다.
본드는 저 한니발 메즈 미켈슨이 연기한 '르 쉬프' 라는 빌런을 노리고 있었다.
르 쉬프는 범죄 조직의 자금관리인으로 여러 악당들의 돈을 관리하는 중개인이었다.
하지만 본드의 작업으로 르 시프는 그 돈을 날리게 되고, 손실을 복구하기 위해 카지노의 포커 대회에 참여.
하지만 접전 끝에 본드가 대회에서 우승하며 정말 궁지에 몰리게 되는데...
그 상황에서 르 쉬프는 기지를 발휘,
먼저 본드의 연인 베스퍼를 납치하고, 그녀를 미끼로 본드 역시 제압해 납치하는데 성공한다.
대회의 상금은 비밀번호를 입력해야 수령 가능하고 번호는 오직 본드만 알고 있는 상황.

결국 르 쉬프는 본드를 앉혀놓고, 불알을 갈기는 극단적인 고문을 동원하며 비밀번호를 캐내려 했던 것.
저 나체로 본드를 앉힌 모양은 '너에겐 이젠 아무것도 없다' 라는 능욕의 의미.
하지만...
으아아아아아악!!!
그래애애!! 거기!!! 왼쪽이 가렵다고!!
네가 내 고간을 긁어주다가 죽으면 세상 사람들이 다들 웃겠군!!!!
식은땀에 흠뻑 젖어, 어느새 재킷을 벗어버린 르 쉬프는 조용히 반론한다.
...죽어? 내가 죽는다고?
그래.
네가 아무리 고문해도 난 비밀번호를 불지 않을 거고,
그러면 네 고객들이 널 산채로 잘게 토막내겠지!
내가 죽으면 비밀번호도, 상금도 못 찾으니
넌 날 절대 못 죽여.
...
이는 일리가 있어 보였다.
이미 르 쉬프는 포커 대회 도중, 돈을 날린 범죄조직에게 살해협박을 당한 바 있었다.
그런데 이젠 대회에서도 지고, 상금도 없고, 돈을 영영 잃을 판이니
본드의 입을 열어 상금을 훔치지 않으면 정말 살아남긴 글른 상황.
하지만 네가 틀렸어!
내가 너와 네 여자를 도살한 다음에도,
너희 윗놈들, 정보국 놈들은 두 팔 벌려 날 환영할거야.
내가 가진 정보가 필요하거든.
이번엔 본드가 입을 다물 차례.
실제로 본드의 상사인 M은 르 쉬프를 산 채로 잡아와 정보를 캐내야 한다고 신신당부했고,
CIA나 MI6나, 혹은 다른 어떤 정보국이라고 해도 르 쉬프를 받아줄게 뻔했다.
그가 본드를 죽여버린다고 해도.
...비밀번호를 주면, 네 여자는 살려주지.
...
결국 르 쉬프는 본드가 고문에도 입을 열지 않으리라 판단,
마지막 거래로 연인 베스퍼만큼은 살려주겠다 제안한다.
하지만 르 쉬프가 약속을 지킬 리 없다 생각한 것인지
혹은 대의를 택한 것인지
본드는 고뇌 끝에 씁쓸한 실소와 함께 이를 거절.
좋아...
그러면 네놈 불알을 잘라서 모가지에 먹여주지.
...
이에 르 쉬프 역시 비밀번호를 얻어낼 방법이 없다고 판단.
결국 고문을 포기하고 본드를 살해하려,
즉 돈을 포기하고 정보국에 붙으려 들지만...
그때 총성이 울리고, 르 쉬프의 상사인 '미스터 화이트'가 난입한다.
돈을 가져오겠소.
그들에게 돈은 마련하겠다고 말해줘요.
....
당황한 르 쉬프는 어떻게든 돈을 바치겠다 말하지만
너는 돈보다 중요한 신뢰를 잃었다.
미스터 화이트는 돈이 아니라 신뢰를 잃은 죄로 르 쉬프를 처형.
그렇게 일련의 고문 씬은 끝난다.

결국 르 쉬프나 본드나,
어둠 속에서 서로가 원하던 대의와 목숨을 위해 처절하게 발버둥쳤지만
그 둘 모두 정보국과 범죄 조직이라는 큰 손들의 장기말이었던 셈.
화이트도 그렇고 블로펠드도 그렇고
007 얘들은 시리즈를 아우르는 빌런으로 쓸거면 확실히 하던가 단발성으로 쓸거면 제대로 쳐내던가....
뭔가 빌런사용이 이상함
어차피 본드는 자기가 장기말이라는거 자체는 알고 일하는거잖아
하지만 알고 일하는 것과 그 장기말로 처리당하는 것과 느낌이 천지차이거든.
그 딜레마를 극대화시킨게 007 스카이폴.
그런데 그 장기말이 미쳐 날뛰니까 문제지...
화이트도 그렇고 블로펠드도 그렇고
007 얘들은 시리즈를 아우르는 빌런으로 쓸거면 확실히 하던가 단발성으로 쓸거면 제대로 쳐내던가....
뭔가 빌런사용이 이상함
어디보자.. 퀀텀 솔라스에서 석유로 뭐시기하겠다던 양반 기억하시는 분?
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