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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탑승자들이 침몰 전 남긴 메세지들을 가끔식 봅니다.


 임용시험를 준비중입니다. 지금은 2차 시험을 준비합니다.


가끔  '세월호'라고 검색합니다. 

공부가 힘들 때 주로 그렇게 합니다.

그리고는 그들이 남긴 마지막 메세지들을 보곤 합니다. 



공포스러울 정도로 파랬던 초록빛 바닷물이 비치는 창가

그 곳에서 구조대를 기다리던 아이들의 모습

'엄마 내가 말못할까봐 보내놓는다 사랑한다'라는 마지막 메세지



이를 남겨놓고 죽음을 맞이하는 학생들의 모습은 저를 초라하게 만듭니다.

안정적인 월급, 복지, 연금, 공무원 신분이라는 세속적 가치를 추구하고 있는 저를 초라하게 만듭니다. 

세상에 대한 분노보다는 공포가 눈물을 떨구게 합니다.

자기혐오가 눈물을 떨구게 합니다.

붉게 충혈된 눈을 남들이게 보일까 다급하게 넓고 긴 열람실을 조용히 내달립니다.

고개를 숙이며 조용히 내달립니다.

그리고는 화장실로 가 눈물을 씻습니다.



그럼에도 산 자의 죄책감에서 벗어날 수 없을 때는 밖으로 나갑니다. 

분노가 가득한 대자보가 붙어있는 도서관 입구를 지나갑니다.

윤동주 시비 옆 벤치에 앉습니다.

얼어붙은 바람으로 눈물을 말리며 시비를 바라봅니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참으로 서시가 잘 읽히는 세상'이라고 생각하고 다시 일어서 도서관으로 갑니다. 


위로받을 위치가 아니기에 저는 윤동주에게 위로받지 않았습니다.

다만 다시금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갈' 용기와 지혜를 얻을 뿐입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다짐합니다.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잊지않겠습니다.

댓글
  • 두부반모v 2016/12/17 07:03

    공감하면서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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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kay 2016/12/17 07:06

    서시가 잘 읽힌다는 말이 공감가네요

    (qmfFVS)

  • 김기춘 2016/12/17 07:15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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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옥스포듀 2016/12/17 07:27

    이런 글을 최다추천에서 보고싶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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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영7 2016/12/17 07:37

    첨으로 이시간에 추천함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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