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FX100RF 간단한 소감

결국 사용해봤습니다.
1억화소 중형 똑딱이는 후지가 실질적으로 최초로 만든셈인데 요놈이랑 비교할만한 카메라는 단 한대도 없고 그나마 풀프레임 똑딱이랑 비교해야할 실정입니다. 1억화소면 엄청나지만 사진 비율과 줌인 기능이 들어간걸 보면 오히려 고화소를 이용해서 가지고 놀라는 의도로 만든듯 합니다. 물론 어쩔 수 없는게 현재 크롭 중형 카메라는 1억화소 센서밖에 없고 이마저도 차세대 센서는 10년에 한개 나올까 말까한 상황일 정도로 중형 시장이 매우 적고 수익이 제한적이라서 현재로선 저 센서밖에 없습니다.
간단하게 테스트해보면서 좋은점 및 나쁜점을 정리해봤습니다. 실내에서만 테스트했으므로 참고.
좋았던점들
- 중형 카메라임에도 불구하고 엄청 작고 가볍습니다. GFX50R 따윈 비교조차 못하고 X2D에서도 느끼지 못한 사이즈였습니다. 얼마나 가볍냐면 X2D에 배터리와 메모리카드 모두 합치면 895g, 제일 가벼운 렌즈가 245g, 총합 1145그램입니다. 근데 GFX100RF는 다 합쳐도 735g(...) 라이카 Q3와 거의 동일한 무게입니다.
- 렌즈가 엄청 작습니다. 이게 중형 렌즈냐? 싶을 정도로. 물론 스펙이 좀 아쉽지만 그래도 X100VI와 동일한 심도입니다. GF 50mm가 매우 거대해 보일 정도입니다.
- 화각이 마음에 듭니다. 풀프 기준 35mm를 싫어하는 편이라... 28mm로 만든것도 크롭줌을 위해서 만든거긴 합니다.
- 리프셔터를 사용해서 매우 조용합니다. 카메라에 귀를 대고 들어야 할 정도입니다. 느낌상 X100 시리즈와 비슷한 셔터음인듯 합니다.
- NP-W235 배터리를 그대로 사용합니다. 바디가 작아서 전용 배터리를 사용할줄 알았지만 중형과 크롭 플래그쉽에 쓰이는 배터리를 그대로 쓰기에 오래 쓸수 있습니다.
- 처음으로 채용된 전후면 다이얼이 커서 좋았습니다.
- 새로 채용된 사진 비율과 줌인 기능도 재미있습니다. 많이 크롭해봤자 여전히 5000만화소급입니다.
- AF 성능은 굉장히 빠르고 좋습니다. GFX100II나 GFX100SII 수준 정도로 보이고 추적 기능도 좋습니다만 AF-S에선 살짝 아쉽습니다.
- 35mm F/4의 선예도가 매우 좋습니다. 최대개방부터 쨍하며 극주변부도 매우 좋습니다. 의외로 주변부 왜곡이 거의 안느껴집니다.
- X100VI보다 조작할만한 버튼이나 기능들이 많아서 재미있습니다.
- 가격은 $4900로 가성비 자체는 매우 좋습니다. 애초에 1억화소 카메라 바디만 최소 $6000인걸 생각해보시면 됩니다.
- 후지 중형 최초로 리프셔터를 채용했다보니 플래쉬 동조 촬영에 좋습니다.
별로거나 실망한점들
- 내장 플래쉬가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실망한 부분인데 외장 플래쉬는 아무리 작아도 무척 거슬릴 정도로 크기 떄문에 매우 아쉽습니다.
- 손떨방이 없어서 1/125 이하로 찍을떄 좀 예매합니다. 가만히 서서 찍어도 가끔씩 사진이 떨리거나 블러가 생길 수 있습니다. 뷰파로 보면 손떨리는게 그대로 보여집니다. 무엇보다도 바디가 가벼워서 손떨림에 더 취약한듯 합니다.
- 3축 틸트 스크린이 아닙니다. 수직으로 찍을떄 좀 불편할겁니다.
- 렌즈가 방진방적이 아닙니다(...) 정확히는 전면부 한정인데 필터 어댑터를 써야 합니다. 왜 렌즈를 이따구로 디자인해서 거대한 어댑터없인 필터를 못 쓰게 만든건지 의문입니다. 처음부터 일체형으로 디자인하던가...
- 필터 어댑터와 후드 때문에 생각보다 많이 길어집니다. 어느정도냐면 렌즈의 전체 길이중 무려 반 이상을 차지합니다. 요놈도 실망한 부분중 하나.
- 크기에 비해 좀 텅텅 비어있는 느낌이 있습니다.
- 개취지만 카메라 높이가 좀 높아서 디자인 비율이 약간 이상합니다.
- 초점링은 X100 시리즈와 비슷한데 여전히 별로입니다.
- 중형에 영상 기능은 말그대로 쓸때 없습니다.
- 뷰파는 그냥 평범합니다.
전체적인 평가는 그나마 나와줘서 고맙다 수준? 최초의 중형 똑딱이고 대체 불가능한 제품이기 때문에 당분간 돋보적인 위치를 유지할듯 합니다. 다만 중형 카메라를 소형화 및 원가절감?을 위해 여러 부분들을 희생한 느낌은 분명히 납니다. 대표적으로 하이브리드 뷰파인데 요놈만 해도 가격이 껑충 올라가고 자리도 많이 차지하기에 과감하게 뺀듯합니다. 손떨방도 뺀것도 해당 이유중 하나일겁니다.
그래도 중형 카메라인데 가격이 $4900로 현재로선 가장 싼 중형 카메라입니다. X100 시리즈가 크롭임에도 불구하고 프리미엄 제품으로 나온것과는 달리, GFX100RF는 거의 동일한 만듦새임에도 불구하고 중형 기준으로 최저가로 나왔다는게 아이러니합니다.
후지필름은 타회사와는 차별화하는 라인업을 계속 선보이면서 유지하고 있고 이마저도 후지필름만의 색감은 유명하기 때문에 굳이 필카를 쓸 필요가 없게 만드는데 이마저도 필카에 가까운 디자인 덕분에 인기가 많다보니 이번 GFX100RF도 큰 관심을 가질듯 합니다. 실제로도 역대급으로 예약한 제품이라 합니다.
그래도 개선되었으면 하는건 크게 3가지입니다:
1. 손떨방 추가
2. 후드 + 필터 어댑터 제거 및 일체화
3. 내장 플래쉬 추가
그래도 들고 다니는 카메라로서 잘 나왔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