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재고, 과학고 의대진학에 관한 기사와 베오베 글에 부쳐

한 가지 지적하고 싶은 부분이 있어 댓글을 답니다.
>서포카에서, 연대 고대 성대에서 자연과학 연구하는게 정말 힘들어서 피해 가는 길인가요?
아니요. 보통 자연과학 연구가 힘들다는 것은 대학교-대학원에서 연구하는 것이 엄청 힘들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그 정도 힘든 것은 의대에서 인턴, 레지던트가 힘들것도 마찬가지이거나 더 힘들지요.
그 후에, 자연과학 대학원을 나와서, 내가 전공을 살려 선택할 수 있는 직장이 얼마나 되는지, 그리고 그 직장들에서의 대우가 어떤 지가 가장 큰 문제입니다.

영재고는 모르겠고
과학고는 학비를 높게 책정해놓고
국가지원인 대신
몇년 안에 의대진학시
뱉어내고 일종의 위약금 내도록 한다면...

과학고/비과학고 출신들이 의대 진학에 대한 차별이나 불이익은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의대에 진학을 하고, 의사면허 취득 후 그 차별은 존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의사는 무엇인가요?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병원이라는 곳에서 진료를 하는 사람을 의사라고 생각하시죠?
비과학고 출신들은 그런 진료를 할 수 있는 자격을 주고 과학고 출신은 의무적으로 대학원진학을 하고, 대학원 졸업(박사학위 취득까지) 후 향후 최소 10년간 의학발전에 대해 의무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면... 이런 논쟁이 사라질까요?
아니면... 또 다른 불만거리가 나올까요?
의사는 진료도 중요하지만 의학발전에도 힘을 써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어떻게 10년동안 연구에만 힘을 쓰면 그간 의학지식은 어떻게 되는거냐? 라고 말을 할 수 있겠죠..
그걸 같이 병행하면 됩니다. 흔히 대학병원 교수들이 그런 사람들이죠.
다들 의학박사 학위는 취득하고 있고... 거기다 희귀병 난치병 환자들을 치료하기 위해 힘을 쓰죠.
진료도 하고 의학발전에 힘도 쓰는거죠.
물론 비과학고 출신자도 그런 길을 걸을 수 있습니다. 진입장벽은 없죠. 하지만 과학고 출신자는 반드시 의무적으로 의학발전에 힘을 써야 합니다.
그 의무기간을 끝내고 개인병원을 차려서 일을 하던 말던 상관이 없죠.
너무하다고 생각하시나요? 과학고에 진학하는 이유가 더 중요하지 않을까요?
애초에 공부를 잘하고 머리가 좋다고 과학고에 진학하는 것 보다... 어느정도 재능도 있고 과학에 흥미가 있으며... 과학자가 꿈이였던 학생들이 과학고에 진학하는게 더 의미가 있지 않을까요?
거기서 의대는 하나의 꿈을 실현하기 위한 길로 봐야지... 그저 의사가 돈을 잘 버니까... 라는 식으로 진료만 하는.. 변질된 길을 걷는건 옳지 않다고 보여집니다.
더 나아가... 그렇다면 공부를 잘하는데 과학에 흥미가 없지만 그 재능을 썩히는 경우도 아깝지 않느냐? 라고 할 수 있죠.
그럴때 영재고를 진학하는거죠. 과학영재가 아니라 그냥 말 그대로 영재고요..
하지만 영재고로 가서 비과학고 혜택을 보려는 학생이 있을 수 있기에 영재고은 의대진학불가 혹은 불이익을 제공하면 되지 않을까요?
머리가 뛰어나서 과학고를 가서.. 결국엔 의사가 되고 진료만 하는... 그런 의사 보단 과학고 출신 답게 의학발전에 도움이 되는 의사가 되게끔 강제성을 둔다면... 그런 의무를 이행하기 싫은 사람은 자연스레 의대진학을 포기하던지, 아니면 애초에 과학고 진학을 하지 않으면 되겠죠.
그렇다고 그런 인재의 재능이 아깝다면 영재고로 가면되구요. 하지만 편법을 막기 위해 영재고 출신은 의대 진학불가 혹은 불이익이 주어져야 하구요. 여기서 영재고는 과학영재가 아닌 그냥 종합적인 영재입니다.
이도 저도 싫다. 난 그냥 의사가 되어서 진료만 보고 돈이나 많이 벌고싶다. 라고 생각한다면 비과학고, 비영재고 가서 의대진학하면 되겠죠.
어차피 의학발전에 도움도 안되고, 스스로 재능을 썩히려고 하는 사람에게 국가가 지원해야할 세금은 아깝지 않을까요?
근본적인 문제.. 기초과학/이공계열의 처우가 해결되면... 당연히 과학고 영재들이 의대로 쏠리는 현상을 막을순 있겠지만...
어디까지나 과학고 - 의대진학 만 놓고 보았을 땐 이런 규제가 나아보인다 라고 생각이 드네요..

시립대에 사과하시죠 ㅋㅋㅋ

인문계 출신 의대생으로 어느정도 공감가네요
사실 의대오는 제일쉬운법은 일반 인문계고 오는거라는거..

이미 과고에 들어간 사람들에 해당해서는 맞는 말이지만.
새로 과고로 오려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이정책을 펼친다면 처음부터 각오하고 오니 의사 커리큘럼중 하나로 인식하는 학부모 학생들은 줄어들겠죠.
그만큼 진짜 과학을 하려는 학생들에게 기회를 더 줄 수 있습니다

단순히 의대 가고 싶으면 과학고에 진학하지 않으면 되는 문제 아닌가요? 이게 왜 그렇게 어려운 문제인지 이해가 안됩니다.
자연과학, 공학에 뜻이 있다 -> 과학고에 진학한다
의학에 뜻이 있다 -> 일반고로 진학한다

이와 같은 문제로 이공계장학금 환수제도가 있죠.
세부 내용은 진위 여부를 잘 모르겠지만 전체적인 맥락에서는 동의합니다.

중3 짜리 아이가 과학에 뜻이 있었을 지언정 그 선택을 대학 졸업 후 진로에까지 강요하는 것도 문제가 되겠지요..

근본적으로 돈과 명예만을 쫓아 학교와 직업을 선택하고 그게 옳다고 믿는 어른들이 대부분이고
나이 든 어른들만이 아닌 20~30대들도 꿈보다는 안정적인 것을 따라 가는 상황에서 과연 강제적으로
제한하고 아이들에게 '너희들은 그래도 꿈을 쫓아라.'라고 말하는 것이 정당한건지 모르겠네요.
비록 과학고등학교의 설립목적이 과학 영재 육성을 위해서라고 하지만 기본적으로 이 부분에 대한
지원은 전무하고 당장 성과가 나오는 쪽에만 지원을 하고 있는 상황이잖아요.
먼저 어떤 직업을 택하더라도 부유할 수 있는, 아니 적어도 굶지 않고 춥고 덥지 않게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그 다음에 아이들에게 다양한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 하는거 아닌가 싶네요.
이게 단순히 과학고 학생들의 의대 지원을 제한한다고 해결될 일은 아닌거 같습니다.
어차피 이 학생들은 다른 고등학교 가서 의대를 지원할테니까요.

저도 영재고를 졸업한 입장으로 처음에는 의대에 진학하는 학생들을 보며 그 많은 지원 (대략 저희 학교에서는 학생 한명당 학비 해외 출장비 연구비 기숙사비 등등을 지원하다보니 평균 1억 정도의 지원을 한다고 하더군요) 을 받고도 의대에 진학함으로서 원래의 지원 목적과는 반하는, 어떻게 보면 개인적인 이익을 쫓아 의대에 지원하는게 맞는 일인가에 대해 상당히 부정적인 시각을 견지해왔습니다. (저희는 심지어 입학 시 의대 진학시 추천서를 포함한 학교의 지원을 일절 받지 않는다는 서약서도 작성합니다.) 그런데, 다른 한편으로는 아도히님의 의견과 마찬가지로 이제 막 중학교 졸업한 학생이 추후 진로에 대해 얼마나 고민을 해봤을지를 생각해보면 학부 졸업 후 대학원에 온 지금도 고민을 하고 있는 제가 보기엔 과연 단순히 과고 / 영재고를 졸업했기 때문에 평생을 결정할 수도 있는 진로에 대해 고민해볼 시간 및 한 가지 진로를 막아버린다는게 과연 올바른 일일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더군요. 어떻게 보면 참 맹목적인 입시 (고등학교 포함) 시스템 안에서 또 다른 피해를 입고 있는 학생들이 아닐지 하는 생각도 들고요... 참 솔직히 아직까지도 의대에 진학하는 과고 영재고생들이 안좋게 보이는건 사실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안쓰럽게도 느껴지고 그렇네요... 뭔가 누가 누굴 걱정하는건지는 모르겠지만ㅋㅋㅋㅋ 교육 정책상의 어떤 변화를 통해 좀 더 나은 방향으로의 발전을 제시할 순 없는걸까요ㅠㅠ

아들은 영재고, 카이스트의 루트를 거쳤고 조카들은 과학고, 의대의 루트를 거친 걸 본 부모의 입장에서  느낀 걸 적어보고자 합니다.
영재고, 과학고에 진학하려면 개인의 능력과 부모의 경제적 지원 양쪽이 모두 필요합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준비하기 시작해서 중3때 수학2, 심지어 대학수학, 미적분까지 공부하고 오는 학생들이 수두룩한데  고가의 사교육비를 감당하지 못하는 부모를 둔 학생들은 대부분 준비조차 할 수 없습니다.
결국 능력은 있는데 부모의 경제력이 뒷받침되지 못하는 학생들은 애초에 이 경쟁에 끼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영재고,과학고를 거쳐서 의대에 진학하는 학생들은 처음에 과학이 좋아서 입학했다가 고등학교 지나면서 생각이 바뀌어서 의대로 방향을 돌리는 것이 아닙니다.
이들은 초등학교 때부터 부모가 치밀하게 준비한 루트를 따라 간 것 뿐입니다.
'강남맘' 따위의 이름으로 불리는 부모들이 돈으로 경쟁해서 이길 수 있는 가장 좋은 루트를 찾아서 작전 수행하듯이 자식들을 의대로 진학시키는데 성공한 것입니다.
만약 영재고, 과학고 출신의 의대 진학을 봉쇄한다면 이들은 당연히 자식들을 영재고,과학고에 보내지 않을 겁니다.
대신 다른 루트를 찾겠지요.  이들은 항상 돈없는 놈들은 감히 발들일 수 없는 루트를 항상 찾습니다.
참고로 제 아들은 부산에 있는 영재고를 졸업했고 그 학교는 수능 대비도 시키지 않고 수능도 보지 않습니다.
또 의대 원서도 써주지 않지요.
그래서 꼭 의대에 진학하고 싶은 아이들은 재수하고 수능본 후 진학한다고 하더군요.
원래 공부하는 능력은 뛰어난 애들이라 맘 먹은대로 진학한다고 들었습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은 영재고, 과학고 출신들의 의대 진학은 반드시 봉쇄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게 사회 정의에 맞다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