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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협전)추하게 재업하는 서생과 조활의 생활쌍협 괴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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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생했어. 아활"


"아니, 자네야말로."


서생과 아활은 미소지으며 서로의 주먹을 맞댄다.


누군가 무림의 정의가 어디있는가? 라 묻는다면 열중 아홉이나 여덟은 이구동성으로 생활쌍협, 호의검소 서생과 당문추협 조활을 말할 것이다.


공동파 유학 당시 인연이 닿은 둘은 강호를 함께 여행하며 백성의 고혈을 빨아먹는 부패관리들과 민생을 어지럽히는 도적떼를 물리치니


서생은 그 빼어난 용모만큼 무공도 뛰어나 흠모하는 이가 줄을 섰고, 


조활은 비록 외모는 추하지만 기개와 심정이 훌륭하여 약자를 위해 헌신하고, 고상한 의술로 가난한 자들도 차별없이 치료해주니


세상 강호인들을 비롯한 중원의 백성들이 생활쌍협을 존경하며 명성이 자자하다.


오늘도 그 둘은 어느 마을에 군림하며 아녀자를 희롱하고 금품을 갈취하던 도적떼를 붙잡아 관아에 호송을 끝마친 참이다.


"그보다 다음 마을까지 비가 내리지 않으면 좋겠는데..."


조활은 우중충한 하늘을 올려보며 중얼거린다.


"뭐, 비가 내리면 어떻소? 동굴이 있으면 비를 피하면 되고, 절간이 없으면 나무를 지붕삼아 쉬면 되지"


"아하하하ㅡ그러다 고뿔에 걸려 약 달여달라 하지마시게"


"아하하하ㅡ"


그렇게 둘은 걸어가며 농을 주고 받는다. 하지만 관아를 떠나지 얼마 안되, 조활의 예상은 적중하여 장대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이런?!"


"엇, 저기 절이 있소!!"


서생이 손끝으로 가르킨 곳에는 낡아빠진 폐절간이 눈에 보인다. 허나 낡고 허름한들 무슨 상관이 있겠는가? 당장의 비만 피할 수 있으면 되지 않겠소?


"후우...비가 얼마나 억센지 옷이 금새 다 젖었구만."


"어째 비가 그칠때까지 여기서 피해야 되겠는걸?"


"아생, 그럼 여기서 잠시 기다리시오. 내 금방 모닥불 피울 나뭇가지 모아오리다."


"아활, 오늘은 자네가 더 고생했잖소? 내가 갔다 오리다."


"괜찮아. 고생은 자네가 더 했지."


"그리고...."


"자네가 나뭇가지를 줍는 모습을 누군가가 보게 되면 추괴가 귀공자를 부려먹는다며 돌팔매질 하지 않겠나? 아하하하하핫ㅡ!!"


"아활...그런 농은 하지 말라니깐..."


"그럼 갔다 오리다!"


조활의 짖궃은 농담에 서생은 웃어 넘길 수가 없다. 실제로 짐을 나눠들고 마을에 처음 들어갈 때면 남녀노소 상관없이 추괴가 귀공자를 괴롭힌다며 조활이 돌에 맞은게 한 두번이던가?


빗속으로 사라지는 조활의 뒷모습을 보며 서생은 씁쓸히 읊조린다.


"아활...내가 전에 말했었지...우리 둘 중에 자네를 무시하는 자가 있다고."


"그리고 그 자는 결단코 내가 아니라고..."


-----


타닥타닥ㅡ


마른 나뭇가지가 타들어가는 기분좋은 소리와 함께 절간에 모닥불이 피어오르고 차갑던 공기가 이내 훈훈해진다.


둘은 옷을 벗어 모닥불로 말리며, 관아에서 감사 선물로 준 육포와 향주로 몸이 열기를 더한다.


"크흡ㅡ이거 나쁘지 않은데?"


"그러게? 관아놈들이 주길래 받아왔지만, 그렇게 기대는 안했는데 말이지."


조활은 코 끝에 잔을 대, 향을 한 번 음미하고는 남은 술을 입에 털어넣는다.


"...그보다 아활. 그 등에 있는 큰 흉터는 언제 생긴거야?"


서생은 뙤약볕에 그을린 조활의 등을 보며 묻는다. 그간의 고생을 말해주듯이 조활의 등짝에는 무수히 많은 작고 큰 흉터들이 즐비해있다. 특히나 신경 쓰이는 건 서생이 방금 물은 삼각형태의 큰 흉터.


"아 그거? 별 거 아니야. 그보다 자네는 호의검소란 별호답게 새하얗군만. 크흐흐흐...남색가들이 침을 흘리겠어?"


"농으로도 그런 말하지마...괜시리 소름끼치는거봐...아니 그보다 말돌리지 말고."


서생이 조활과 강호를 유람하며 조활에 대해 하나 깨달은게 있다. 그에게 무언가 물었을 때, 그가 답하기 싫은 경우에는 언제나 '별 일 아니다', '별 거 아니다.'라며 말을 돌린다는 사실이다. 


그걸 눈치 챈 이후로는 서생도 조활이 그리 말하면 구태여 더이상 캐묻지 아니하고 다른 주제로 넘어갔으나, 방금 마신 술의 미향 때문일까? 아니면 취기가 오른 탓일까? 오늘은 유독 끈덕지게 물어본다. 이내 조활은 서생의 끈기에 졌는 지 나즈막히 한숨을 내쉬고는 무거운 입을 뗀다.


"...뭐 자랑거리도 아니건만."


"어렸을 적...그러니깐 당문에 오기 전에 밭에서 무를 광주리에 담아 옮기는 중이었지. 어릴 때부터 내 근골은 허약한 편이라, 내 몸보다 무거운 걸 옮기자니 힘이 부쳐 넘어졌었지. 그리고 그 꼴을 보신 어머님이 내다 팔아야할 무를 상처입혔다며 아궁에 있던 불붙은 나무를 던지셨고 재수없게 등에 닿아었는데...아마 그 때 생긴거로 기억하오."


조활은 입안에 가득찬 씁쓸함을 지우려고 하듯이 잔에 향주를 가득 따라 마신다.


"이거 괜히 얘기 꺼냈군. 날씨만큼 분위기도 우중충해졌잖아?"


"그러니 아생, 전에 자네에게 달라붙던 그 아가씨 이야기나 해보시지?"


조활은 이내 히죽거리며 서생을 바라보지만 서생의 고운 얼굴에는 슬픔과 분노가 뒤섞여 점철되어 있다.


"아활...."


"아니, 이거 왜 이러시나? 징그럽게?"


서생은 어느 새 다가와 등의 상처를 보듬어주듯이 뒤에서 조활을 껴안는다.


조활은 등에 느껴지는 모닥불보다 따뜻한 온기에 당황하며 서생을 밀쳐내려 해보지만 서생의 힘이 더욱 강하여 쉽사리 떨쳐낼 수 없다.


서생의 양 손은 어느 새 조활의 단단한 가슴을 부드럽게 쓸며 귓가에 속삭인다.


"당신의 삶은 이토록 무겁단 말이던가..."


"왜 이러시오?! 아생?!"


타닥타닥, 모닥불 안의 나뭇가지가 타다가 넘어지는 소리를 내며 둘의 얼굴을 붉게 물들인다.


서생은 그윽한 눈빛을 발하며 점점 조활의 얼굴에 천천히 그리고 확실하게 다가가며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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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곰은 들으시오.


3월 말까지 없뎃이면 이 본문글을 완성하겠소.


아! 내 최초의 야설이 게이 교미 소설이 되는구나!!


댓글
  • 불타는 쓰레기2 2025/03/09 12:36

    좋아 좋아 재미이써 와드찍어둠

    (RAKNwv)

  • 스어맨 2025/03/09 13:21

    빨리 완성하라고!!!!

    (RAKNwv)

  • 深く暗い 幻想 2025/03/09 14:08

    deep dark legends of mortal
    활심협암전....

    (RAKNwv)

  • 짱구빌런 2025/03/09 18:05

    큰일났구만

    (RAKNwv)

(RAKNw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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