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과 영화의 스포일러!)
미키 17과 미키 18의 성격은 판이하게 다르다.
17은 소심하고 수동적이지만 18은 과격하고 적극적이다.
이건 영화의 창작으로,
원작의 미키7과 미키8은 이 정도로 차이가 크진 않음.
애초에 미키의 1인칭이라 8의 비중이 그렇게 많지도 않다.
원작 미키는 마샬이 갈궈댈 때,
"아 예 살아돌아와서 죄송함다 다음엔 더 잘할게요" 라거나
"제 시체를 못 찾은 게 왜 제 잘못인지 모르겠는데요" 라는 등,
좀 띨띨해도 중간중간에 비꼬는 성격인데,
영화에선 미키의 소심한 면과 삐딱한 면을 각각 17과 18에게 몰아준 것.
그리고 이 점 때문에 미키의 성장이 더욱 잘 드러남.
중요한 건 미키 17과 18은 성격이 다를 뿐, 같은 기억의 사람이다.
즉 미키 18의 과격함은 미키 17 역시 가지고 있던 면이라는 것.
그렇기에 미키 17이 '18이라면 어떻게 할까?' 라고 생각하는 장면이나,
18이 17에게 '엄마가 죽은 건 네 잘못이 아니야' 라고 하는 것은,
좀 기이하긴 하지만 미키 본인의 자아성찰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니까 복제인간이라는 소재를,
한 인간이 가지고 있는 상반되는 생각과 고뇌를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장치로 사용한 것.
그래서 미키 18의 캐릭터는 더욱 중요해졌고, 그의 희생도 감동적으로 다가온다.
이건 미키가 타인, 어쩌면 자기 자신을 위해 희생하고,
나 자신의 희생을 발판삼아 새로운 삶을 얻게 되는 이야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