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말을 들으라, 비올로스의 노동자들이여. 그대들은 무덤 속으로 걸어들어가 혹사당하고 있다.'
비올로스 전역에서, 일천 하고도 열두 개의 지열 발전소의 스피커들에서 일제히 포르 말카오르의 낭랑한 로우 고딕이 흘러나왔다.
'그대들은 무력하지 않다. 그대들은 차이를 만들 수 있다.'
단순한 연설이었지만, 심지어 통역기로 듣는 중이던 타우 타격대에게조차 묘한 설득력을 발휘하는 연설이었다.
'그대들에게는 숫적 우위라는 힘이 있다. 만약 그것을 사용하기로 선택한다면 말이지.'
물의 카스트가 사용하는, 설득과 제안, 압박을 통해 서서히 듣는 자의 저항을 침식시키는 매끄러운 말투는 아니었다.
이것은 정제되지 않은 진실이요, 크고 웅장했으며, 듣는 이에게 망치로 때린 것 같은 충격을 주는 계시였다.
'그대들은 노예에 불과하나, 다시 자유로워질 수 있다, 사슬을 벗어던져 그것으로 압제자들의 목을 조를 수 있다.'
절박하고 남은 게 없는 이들이 하나 둘 고개를 들어올리기 시작했다. 몇몇은 옥졸들이 전기 채찍을 휘두르는데도 불구하고 일어서서 하늘을 바라보았다.
'그대들 중 몇몇은 죽을 것이다. 어떤 이들에게 그것은 축복받은 안식이 되겠지. 나머지에게, 그 희생이 자유를 가져다줄 것이다. 노예의 삶이 영웅의 죽음으로서 의미를 얻게 될 것이다.'
가교 위의 스키타리들은 안개로 자욱한 아래를 내려다보았고, 점점 더 많은 노예들이 일을 멈추고 위를 올려다보기 시작했다는 사실에 불안감을 느꼈다.
감독관들과 직접 통신하는 고위 계급 일부는 방송을 이진법 코드로 멈추려고 시도했다.
'그대들의 압제자를 보라, 실로 증오스럽지 아니한가?'
흙먼지에 찌들고, 곳곳에 상처가 난 얼굴들이 순수한 적개심이 이글거리는 눈으로 감독관들을 바라보았다.
스키타리는 다시 한 번 원격 조작으로 방송을 멈추려고 시도했지만, 실패하자 무력을 동원했다. 그들에게는 애석하게도, 방송 장치는 노예들의 폭동을 대비해 견고하게 만들어진 상태였고, 스키타리들의 무구조차 그것을 쉽사리 부수지 못했다.
'저 자들이 그대들이 겪는 고통을 보며 즐기고 있지 아니한가?'
이제 노예들은 집단으로 일어서기 시작했다. 스스로의 절망에 사로잡힌 여러 노예들은 스키타리들이 질서를 회복하려고 쏘아올린 공포탄 탓에 오히려 반복적인 노동의 최면에서 깨어났다.
'저 가면을 뒤집어쓴 사디스트들은 너희가 루시퍼-스틱처럼 소진되는 꼴을 보고야 말 것이다. 놈들의 둥지를 장식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놈들이 너희를 증오하기 때문이다.'
몇몇 스키타리들은 이제 금속 가교에 의족이 맞닿으며 찰그랑거리는 소리와 함께 전속력으로 달리고 있었다. 가장 먼저 지휘 초소에 다다른 이들은 원시적인 음성 통신 장치에 톱니가 갈리는 것 같은 기괴한 소리를 토해내었다.
'놈들에게 맞서 일어서라, 도구를 들어라. 바위를 들어라. 주먹을 쥐고 이빨을 드러내라. 복수의 시간이다.'
이제 노예들이 외치고 있었다. 분노와 복수의 외침이. 가장 시끄러운 불만분자들은 채찍과 충격봉에 맞아 쓰러졌지만, 노예 하나가 폭력에 진압당해 쓰러질 때마다, 열 명의 노예가 오래 전에 잊어버렸던 저항 정신을 다시 불태우기 시작했다.
'저들은 너희를 모조리 죽일 수 없다. 하지만 너희들은 하나도 남기지 않고 모조리 놈들을 죽일 수 있다. 너희에게는 그럴 힘이 있다. 고통스러운 하루 하루마다 살갗을 불태우던 용암에 놈들을 던져넣어라.'
이제는 가장 소심하던 노예들조차 주위를 둘러보고 있었다. 몇몇은 꿈에서 깨어난 듯 혼란스러운 표정이었다. 다른 이들의 눈에서는 음울한 불꽃이 타올랐다.
'저들의 망토를 노동에 피흘린 손가락으로 찢어발겨라. 저들의 머리를 발에 채이던 돌부리로 내리쳐 깨부숴라. 그렇게 하고 싶다 꿈꾸지 않았느냐? 지금이 너희들의 기회다.'
이제 노동자들은 하나로 뭉쳐 저항하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행동에 나선 이들은 임시로 집단을 형성했다. 울부짖으며, 그들은 스키타리들에게 달려들었다.
가장 크고 용맹한 이들이 제일 먼저 사살당했고, 수백 명이 순식간에 죽었다. 가장 잔혹하게 노동이 이루어지던 구역에서는, 총격이 발생할 때마다 병력들이 물러났다.
그럼에도 타우 외교관의 말에는 부정할 수 없는 진실이 있었고, 듣는 이들을 고무시켰다.
'놈들을 죽여라, 목을 졸라라, 바닥에 쓰러트려라. 무기가 없다면 이빨이라도 사용해서 숨통을 뜯어내라. 상처입고 불타오른 육신을 피로 적셔 식혀라. 방법은 상관없다. 놈들을 죽여라, 놈들을 죽이고 자유를 쟁취해라!'
비올로스의 모든 수용소와 에너지 발전소에서, 포효하는 혁명가들의 물결이 스키타리를 뒤덮으며, 억눌러졌던 분노와 눈물 젖은 희망 속에 맨손으로 사이보그들을 때려눕혔다.
그 위로 포르 말카오르의 목소리가 울려퍼지며, 변화의 불길 속에 갈수록 광기 어린 열정을 띄어가고 있었다.
'일어나 맞서 싸워라, 나의 아이들아! 오늘이 너희가 복수하는 날이 될 것이다!'
-Crisis of Faith-
그것은 정정당당하게 선동과 날조로 승부하는게 아니라
비겁하게 순수한 사실과 팩트로 선동하는것.
프롤레타리아 혁명 만세!
이러던 저러던 소모품 목숨이면 저러지
작성자 “진실을 말하는 것은 분탕이다” 메모…
'궤베사가 세뇌나 화학적 약물 사용 때문에 전향하는 거라고? 지랄마라. 포지 월드에 파묻혀 사는 기계교 새끼나 지 눈앞에 놓인 것만 보는 이단심문관이니까 그런 헛소리를 하지. 자유를 주고 동등하게 대해주니까 넘어가는 거 아니냐?'
- 모 레이븐 가드, Damocles 단편에서.
'협력이 타우의 제국을 강하게 만든다. 호기심, 대담함. 타우는 철저히 효율적이며, 나는 이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 인류도 한때는 그러했었지. 잊혀진 승천의 시대에는.'
'당신과 당신의 랩터 형제들 말인데,' 나는 아르타막스의 생각을 따라가기가 버겁다. '그런 발상은 이단이라 생각하지 않나?'
'아니, 그게 바로 타우의 제국이 파괴되어야 하는 이유다.'
- 랩터 아르타막스, 소설 Elemental Council(원소의회)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