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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감성렌즈"라는 단어를 쓴게 실수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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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이라는 단어가 전반적으로
쓰는 사람마다 전부 다른 의미로, 광범위하게 오사용 되는 측면이 강한데
slr클럽을 비롯한 사진쪽에서는 더더욱 듣는 사람마다 다른 의미로 받아들일만큼
굉장히 의미불명에 적당히 애매모호한 어휘여서 솔직히 저는 그닥 선호하지 않는 표현입니다.
실제로 "소니에는 왜 감성렌즈 없어요?" 라고 질문 한걸 제 3자가 읽으면
"와 소니는 ㅈㄴ 공돌이 브랜드여서 감성같은거 없는 기계적 이미지를 내는 렌즈뿐인가?"
라고 오해하는 기막힌 효능이 있습니다.
즉 문제는 감성이라는 단어예요.
어떤 렌즈 특유의 이미지를 보면서 자기 기호에 맞는 특별한 호감을 느낄지 어떨지는
순전히 개인차입니다. 그것은 감성 이라는 정체불명의 단어로 포장되기보단 그냥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게 나아요.
"렌즈 마다 마다의 개성"이라고 말입니다.
렌즈의 개성은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얽혀져서 만들어집니다.
그중에서도 특기할만한 것은 수차, 상면만곡, 주변부 광량저하, 원근왜곡등의 광학적 단점에
조리개의 모양, 화각, 조리개 날수와 같은 하드웨어적 특성이 더해지고
다시 각 렌즈의 해상력, 안티 고스트 플레어능력등의 광학 성능과 어울어지면서
비로소 그 렌즈의 "개성"이라는 것이 역력하게 드러나게 됩니다.
세상에 개성 없는 렌즈는 없습니다. 캐논은 감성이 넘치고 소니는 없다? 그건 그냥 헛소리죠.
애초에...짜이즈 특유의 플라나 설계로부터 캐논의 감성이 태어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소니의 렌즈들에도 니콘의 렌즈들에도 개성은 각각 존재해요. 세상에 똑같은 렌즈는 단 하나도 없습니다.
다만 유난히 그 특성이 두드러지고 좀 더 많은 사람들의 취향에 어필하는 렌즈가 있는가 하면
비교적 그 특성이 덜 드러나는 대신 있는 그대로의 표현에 충실한 렌즈가 있고 한거죠.
전자가 우월하고 후자가 열등한게 아닙니다.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것이 대전제인 광학에선 후자가 오히려 우월해요.
아니, 있는 그대료 표현한다는 그 자체가 이미 그 렌즈의 개성입니다. 전자가 흉내도 못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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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진도 그렇고 두번째 사진도 그렇고
캐논의 대표적 개성 렌즈인 85.2 L 만투로 촬영한 사진입니다만....
만투 특유의 개성이란게 드러나고 있는것은 맞습니다.
그러나 두 사진 모두 있는 그대로의 이미지하고는 백만광년 거리가 있어요.
현실에서는 제 아들 뒤의 물방울도, 제 딸 뒤의 꽃도 회오리 치고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사진에선 회오리치는듯 보이게 하는...이것은 명백히 광학단점이예요.
보는 사람에 따라서 그 단점이 오히려 취향으로 다가올 수도 있는 반면
어떤 사람에겐 증오스러운 광학 단점 이외의 아무것도 아닐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냥 자기가 좋아하는 방향으로 선택하고 구매해서 사용하면 됩니다. 글찮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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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도 단점 쩌는 캐논 50.4 사진입니다. 고스트 플레어가 아주 그냥 작렬을 하네요 ㅉㅉ...ㅋ
전 아직도 소니 초창기에 나왔던 몇몇 렌즈들 발표 때를 잊을 수가 없어요.
태양과 맞짱뜨면서도 색수차가 없는 렌즈,
고스트 플레어는 약에 쓰려 해도 없는 렌즈...
다른 메이커에는 없는 그런 렌즈를 내던것이 소니입니다.
그리고 그게 바로 개성인거예요.
단점투성이 렌즈를 포장하는데 사용되는 단어가 감성이다...?
저는 사실 그 말에도 동의하지 않습니다.
위에서 언급했듯 렌즈의 개성은 장점과 단점의 혼합에서 태어납니다.
일방적으로 'ㅈㄴ 꼬진 렌즈 억지로 있는척 포장하는데 쓰는 단어가 감성렌즈'라고 단정짓는것도 옳지 못해요.
실제로 단점 투성이 렌즈들 맞습니다.
하지만 그 결과 다른 어디서도 찾아보기 힘든 개성이 그 단점으로부터 생겨나는 것도 사실이예요.
20세기 후반에 이미 자이델의 5수차를 비롯한 광학단점을 완벽하게 거세한 렌즈를 만들었다가
너무나도 플랫하기만 한 이미지를 보곤 아 이게 아니구나 하며
이후론 광학 단점을 적절하게 응용하여 개성있는 렌즈를 다시 만들기로 했던건
다름 아닌 소니의 전신이 된 미놀타였습니다.
순수 광학적 측면에서 광학 단점은 단점 이외의 아무것도 아니지만
숫자와 객관으로 잴 수 없는 인간의 주관은 때로는 단점을 단점이 아닌 장점으로 인식하는 경우도 많아요.
그렇기에 아직까지도 우리 인류가 미(美)를 정확하게 정의 내리지 못하고 있으며
그 어떤 철학자도 예술을 엄밀하게 정의내리지 못하고 있는겁니다.
이야기가 길어졌는데.....결론은 그래요.
당신에겐 단점으로 보일지라도 제게는 장점일 수 있고
제게는 아무것도 아닌데 당신에겐 심금을 울리는 장점일수도 있습니다.
그냥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취향을 존중했으면 좋겠습니다.
댓글
  • 동경이^ 2017/11/22 13:41

    제 어그로글때매 마루토스님께서 장문의 글을ㅜ.. 죄송ㅜㅜ
    좋은글 잘읽었습니다
    10판 쉬어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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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라돌이™ 2017/11/22 13:48

    감성은 촬영하는 작가의 의도가 반영되었을때 나오는게 아닌가 싶어요~
    렌즈야 그저 수단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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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루토스 2017/11/22 13:50

    회오리 조금 들어갔다 해서 없던 감성이 갑자기 사진에 깃든다면
    감성 사진 찍기 얼마나 쉽겠어요......
    하지만 실제론 그렇지 않죠. 감성은 보케 모양이랑 별로 상관없는 영역에 존재하니까요.
    그게 진정한 감성 사진이 어려운 이유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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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hexa 2017/11/22 13:55

    맞는 말씀.. 말이 참 어려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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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통감성 2017/11/22 13:57

    언제나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저도 동감하는 내용이지만 글로 표현하기가 참.. 어려운 부분인데 쉽게 풀어주셨네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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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icYK 2017/11/22 14:02

    감성이라하면 주미룩스 35mm non-asph 수준은 되어야 ㅋㅋㅋ 붙일 수 있는 이름 아닐까하네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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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느림보(Slowman) 2017/11/22 14:05

    잘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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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궁디쿵해쪄 2017/11/22 14:06

    맛있는 음식의 숫자는 세상 어머니의 수와 같다.. 이게 감성 아닙니까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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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J철이 2017/11/22 14:09

    저에게 있어서 감성렌즈란.....신쩜팔이...
    가끔 욱체의 고통에서 벗어나 감성만을 담고자 할떄 신쩜팔을 마운트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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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은우주 2017/11/22 14:09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십분 공감합니다.
    한 가지 궁금한 건, "20세기 후반에 이미 자이델의 5수차를 비롯한 광학단점을 완벽하게 거세한 렌즈"의 정체인데요.
    어떤 렌즈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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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unic* 2017/11/22 14:16

    연구실 프로토타입으로 그치고 제품이 되지 못했을 수도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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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런치세트s 2017/11/22 14:11

    5천만원짜리 오르페우스 진공관 앰프보다 중국산 몇십원짜리 트랜지스터를 집어넣은 싸구려 앰프가 측정치 잘 나오고 왜곡이 없어요. 그리고 "하이파이" 의 근본적 취지에도 TR앰프가 훨씬 좋습니다. 근데 왜 본래의 소리를 왜곡하는 진공관을 왜 찾을까요? 그냥 개인취향 아닐까 조심스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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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런치세트s 2017/11/22 14:13

    카메라와 오디오는 서로 비슷한 점이 많은거 같아 비교 해 봤어요 ㅇㅅ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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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늦은밤아래 2017/11/22 14:12

    맞습니다 감성렌즈가 아니라 개성있는렌즈나 느낌이 다른렌즈정도가 맞는것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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