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퇴마록 애니메이션 제작 관련 내용은 꽤 오래 전에 보았는데, 한동안 소식이 안나와서
프로젝트 자체가 엎어졌다고 생각하고 있었음. 그런데 유게에서 퇴마록 애니 이야기가 나오길래 개봉한 걸 알았음. ㅋ
그래서 오늘 저녁시간에 예매를 하고 극장에 가서 바로 봤는데, 극장 애니메이션 자체가 대부분 그렇지만
저녁시간에 가보면 자리가 텅텅비기 마련인데 의외로 보러 오신분들이 꽤 많아서 놀랐음.
나같은 늙다리 아저씨만이 아니라 대부분 20대인 것 같던데 약간 의외인 부분이었음.
일단 만든다는 것, 나왔다는 것 제외하고 거의 아무런 정보를 취하고 가지 않았기 때문에 소감도
평범하게 원작을 30여년 전에 읽었던 아저씨의 감상평이 될 것으로 생각해주면 좋겠음.
0. 퇴마록 원작에 충실한 애니메이션화
이건 원작을 아는 사람에게만 의미가 있겠지만, 원작에 충실하게 현대적인 재해석, 재구성을 한 것이
무척이나 자연스럽고 잘 되어있었음. 사실 퇴마록은 실사 영화가 한 번 나온적이 있었고,
그게 워낙에 괴작이어서 팬들에게 꽤 커다란 충격을 주었었음. 그래서 아마 불안감을 가진 사람에게는
일단 그런 걱정은 안해도 되겠다고 확실히 못박고 들어가도 되겠음. ㅋㅋ
1. 비주얼 좋았다
사실 이 부분은 처음 보고 바로 아케인을 떠올렸는데, 이게 아케인의 오리지널 표현법은 아니지만
대표적으로 아케인이 대중적으로 인식시킨 표현방식이다보니 혹시 보러간다면 아케인과 비슷한
텍스쳐 질감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을 설명할 수 있겠음. 그것이 아니더라도 아트웍 부문에서
한국적인 오리지널 요소들을 열심히 구현했고, 박신부의 엑소시즘과 오오라를 스킬처럼 묘사한
부분이나, 밀교의 각종 스킬들도 상상력을 잘 발휘해서 묘사했음. 하지만 달리 말하면 이 부분은
이 작품만의 오리지널리티보다는 뭔가 게임 이펙트같아 보이는 면이 있는 것은 사실임.
내 경우에는 만족스러웠지만 퇴마록을 극화풍으로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약간 오버스럽게
보인다고 생각할 수도 있음.
캐릭터 디자인도 박신부의 떡대나 날카로운 현암, 날라리같은 분위기 승희의 특성을 잘 살렸음.
애초에 기술적으로 한국 3D애니는 뽀로로나 하츄핑같은 아동물조차 퀄이 꿀리지 않으니
기술적인 부분보다는 아트웍으로 항상 아동향이 강조되어 애매했다면 퇴마록은 확실히
약간 고연령층에 어필할만한 분위기와 퀄리티를 자랑했다고 할 수 있겠음.
2. 음향효과가 굉장히 좋았다
이 부분은 전혀 기대를 안하고 있었기 때문에 보면서 깜짝 놀랐는데, 상상이상으로 음향효과가
굉장히 좋음. 효과음, 음악 배분도 연출에 어우러지게 굉장히 잘 되어있고, 음분리가 잘되어서
작중에 일어나는 이벤트의 체감성이 굉장히 좋은 편임. 다채널과 저음이 빵빵한 극장에서
볼 이유로 사운드를 꼽아줘도 좋을 것으로 생각됨. 대부분의 한국 애니메이션이 아동향이다보니
이런 효과를 빵빵하게 살릴 작품이 없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매우 만족스러운 결과를 경험한 기분임.
3. 전개가 소설을 따르다보니 급전개도 그대로
캐릭터 소개에 별도로 약간의 시간은 할애했지만 기본적으로 소설의 흐름을 거의 그대로 따르다보니
원작이 그러했듯 굉장히 전개가 빠른 편임. 사소한 부분은 설명하지 않고 넘어가는 것이 많아서
이 작품 하나로 세계관이 전부 이해되기는 힘든 면이 많을 것이라 원작을 전혀 보지 않은 사람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모르겠음. 이 작품 단독으로 보면 한시간 20분 정도 동안 빠르게 몰아치는
블럭버스터 같이 보일것같기도 하고, 정신없이 이벤트만 나열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겠다 싶음.
이건 시리즈가 빠르게 나와서 그 빈부분을 보완해주면 해결될 문제기는 한데(원작이 그러니까)
이 작품이 몇 년 단위로 늦춰지다 개봉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바로 후속작이 나올지 모르겠음.
암튼 원작을 읽은 입장에선 처음 보는 사람이 어떻게 느낄지 좀 궁금하긴 함.
그런 심층적인 부분 아니면 작품 자체는 기승전결을 잘 갖춘 히어로물의 기본 구성을 잘 따르기에
색다른 맛을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면 충분히 만족스러울만하다고 생각됨.
4. 결론: 굉장히 좋았음
엄청난 기대를 하고 간 것도 아니었고, 의무감으로 보러간 것도 아닌 평범하게 보러간 사람으로서
이정도면 만족도가 꽤 높은 편이었고, 극장을 나오면서 후속작을 빨리 보고싶다는 생각이 들었음.
부디 후속작은 이렇게 오래 기다리게 하지 말고 빨리 나와서 극장에서 또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음.
이상.
하늘이 불타던날에 왜 승희가 나오는진 모르겠지만 낼 보러가야지
보러가야겠다
굿
제작진들 빨리 내년에 새겨 내놓으라고ㅠㅠ
오
오늘 보고 왔는대 최근 본 영화 중에서 제일 좋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