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숫자까지 해독해 낸
베드로 신부는
수집된 위치 정보를,
머릿속에 그려 놓은 지도에 핀으로 꽂았다.
그렇게 꽂힌
핀과 핀을 연결해 선을 그었고,
그렇게 만들어진 선의 교차점을
다시 한번 더 점검했다.
예전에 도출된 결과와 동일했다.
대부분의 화살표가
보덴 호수를 가리키고 있었다.
정확히 보덴 호수 남쪽,
스위스의 장크트갈렌주를 가리키고 있었다.
독일, 오스트리아, 리히텐슈타인과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스위스 북부의 주(Kanton),
장크트갈렌에는
룩셈부르크보다 조금 작은 2천 평방킬로미터의 면적에
50만 명의 주민이 살고 있었다.
장크트갈렌의 인구밀도는
평방킬로미터당 250명으로
스위스 전체 인구밀도인 평방킬로미터당
181명보다 높았다.
단순히 면적과 인구밀도만을 본다면,
장크트갈렌에서
얀 베르그만의 거처를 찾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했다.
하지만
영역을 호숫가 인근의 고급 별장 지대로 한정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장크트갈렌-알텐하인 공항을 중심으로 하는 반경 4km,
호수 영역을 제외한 반원을
탐색 영역으로 상정한다면,
범위는
장크트갈렌의 전체 면적의 80분의 1인
25평방킬로미터로 줄어든다.
그렇게 줄어든 영역 안에서
일반 주민들이 사는 저택을 제외하고,
별장용 고급 저택이나
고성(古城)을 탐색 대상으로 한정한다면
후보군은 더욱 줄어들게 된다.
만약 얀 베르그만이,
그리고
그가 납치한 완이라는 여자가 그곳에 있다면,
찾아낼 수 있다는 의미였다.
거기까지 생각을 정리한
베드로 신부는
의자에서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모카포트를 집어 들었다.
오늘 이미
에스프레소를 네 잔이나 마셨지만,
그의 정신은
카페인을 요구하고 있었다.
“난 이탈리아 사람도 아닌데.”
베드로 신부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보일러에 물을 담고,
바스켓에 원두를 담은 다음
보일러와 바스켓을 결합했다.
그러고는
삼발이가 장착된 휴대용 버너에
모카포트를 올려놓고
불을 붙였다.
그리고
천천히 끓어오르는 모카포트를 바라보면서
작게 중얼거렸다.
“슬슬 도착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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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택의 묘사가 자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