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결혼게에 맞는건지 육아게에 맞는건지는 모르겠지만..
입시를 치루고 대학교를 가고 취업을 하고 어쩌다 결혼을 했는데 각각 다른 삶을 살던 두 사람이 만나 같이 살게되니
몰랐던 많은 모습을 보게되고 다투고 모진말을 하고 화해하고 맞춰가고 사랑하지만 실망하게되고 그러면서도 정들고 이해하고 삶의 방향성이 생기기 시작했다
신혼의 결혼생활이 익숙해져갈 무렵 아기가 생기고
뭐든 다 해줄것만 같던 남편이었는데
아기가 태어나고 난 뒤가 문제가 되고 있다
아기가 돌이 지나고 정신을 차려보니
나는 엄마가 되어가고 있었고
지금껏 그리고 앞으로도 독박육아가 예정되어 있었다
남편은 왜 아직도 총각으로 남고 싶어하는걸까
나는
술에 취해본 적이 이미 2년이 훨씬 넘어 있었고
남편은 그 사이 인사불성으로 핸드폰도 잃어버리고
연락도 두절되고
온 몸이 토범벅으로 되어 들어와도
집안어른 누구하나 혼을 내는 사람이 없는데
내가 술을 먹겠다고 하면 '애엄마가 무슨'이라는 소리를 듣게 되었다
나는 아기가 태어나고 단 4시간 이상 연속으로 자 본적이 없다
아기가 통잠으로 9시간을 자도 그 사이 세번은 애앵 하고 깼다가 잠들고를 반복하기 때문에 나는 항상 긴장하며 자고
누구보다 늦게 그리고 누구보다 일찍 일어나게 되었다
남편은 아기가 태어나고 단 한번도 밤에 아기를 돌본 적이 없다
나도 좀 푹 자고 싶다고 하소연을 하면
친정엄마는
'애엄마는 원래 그런거야' 라고 말했다
남편은 기본 8시간 이상은 잔다 야근도 안하는데 늘 피곤해있다
아기가 태어나고 난 뒤로 듣게되는 말
'애엄마는..'
하지말아야 할 것, 해서는 안 될것들이 생겼다
그런데 주변 그 누구도 '애 아빠는..'이라는 말을 하지 않는다
어떠한 제약도 없다
만약 내가 거기에 딴지를 걸면 그건 잔소리가 되고 구속이 되었다
남편은 늘 불만이다
내가 잔소리가 많은 것도
술을 못 먹게 하는것도(못 먹게 하는게 아니라 적당히의 뜻을 모르는듯)
애가 깨어있을땐 좀 깨어있으라는 말도
잠을 못 자게 하는 것도
애좀 보라고 얘기하면 정말 같은 공간에만 있어준다
그걸 뭐라고 하면 또 잔소리라며 화를 낸다
어느날은
친정엄마가 아빠한테 저녁 차려주는 얘기를 했는데(부모님맞벌이)
남편은 자기는 언제 그런 호사를 누려보냐고 했다
내가 차려주는 저녁밥은 저녁밥이 아니었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누가 차려주는 밥이 먹고 싶은데
시어머니도 엄마도 남편 아침이랑 저녁좀 챙겨주라는 말을 한다
내 밥도 못 챙겨 먹는데
아기밥 챙기는것도 힘든데
왜 여자는 요리도 집안일도 태어날때부터 기본탑재를 하는줄 알까
나는 엄마가 되었는데
남편은 아직 아빠가 되어가지 못하거나 총각으로 되돌아가고 싶어하는게 아닐까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사는 줄 알았는데
남편이 자꾸 뒤쳐지는 기분이 든다
일년간은 애 키우느라 적응하느라 육아공부하느라 너무 정신없이 지나가서 내가 어떤 상태인지도 몰랐다
남편한테 뭐라 말하는 것 조차 시간이 안 날 정도로
육아에 쩔쩔 매었던 것 같다
부탁해서 들어주는 시간을 기다리는 것 보다 내가 하는게 빨랐고
같이 고민하기에는 답을 듣는것보다 내가 답을 찾는게 빨랐다
일년 키워놓으니 이제야 좀 숨돌릴 시간이 생겼다
그리고 생각할 시간도 생겼다
이 모든게 내 탓이었다
애 엄마는 이라는 소리를 들을때
그 사람들에게 애 아빠도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렸어야 했고
힘들면서도 뭔가에 쫓기듯 혼자서 다 할려고 하지말고
남편에게 아빠가 될 기회를 줬어야 했다
나도 처음겪는 일이었고
남편도 처음이었고
서툴렀고 방법을 몰랐다
이제와서 뭔가를 해 보려고하니
너무 막막하다
남편에게 느껴지는 거리만큼
마음도 멀어지고 믿음의 존재를 모르겠기에
그것부터 어떻게 살려야 할지 모르겠다
남편은 이혼가정으로 아버지라는 존재감이 없다
부성애를 느껴본 적이 없는 남편이 이해가 안 되는 바는 아니나
내 아이에게도 아빠가 과연 필요할까 라는 생각이 드는 요즘
마음이 어지러운만큼
글도 어지럽다
추워진 날씨에 관절마디마디가 조각칼이 지나가는 느낌이다
마음마저 그렇다
https://cohabe.com/sisa/434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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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요~ 아빠는 술먹고 친구만나고 늦게들어오고~ 그런데 엄마는 그러면 한소리듣죠 ~ 저는 신랑이 힘들면 하지말라고해요~ 밥도 사먹으라하고 아기이유식도 시키라고 본인이 못해주니깤 그렇게라도 마음써주니 싸울일이 없더라구요~ 그런신랑도 밤엔 애가 아무리울어도 못일어나요.사실 일어나는데 못일어니는척하는걸지도 몰라요~ 하지만 아침에 나가 야근까지하고오니 매일밤 10시넘어 퇴근 ! 본인도 힘들거든요. 요즘 주말마다 신랑이 정말 밀린집안일하느라 애봐달라고하면 정말 멍하게 애기만 보고있어서 회가많이낫어요~ 그런대 신랑이 할줄모르는거더라구요~ 요즘 그랴서 알려줍니다~ 책읽어줘요 우유주세요~ 묵치는장난감좋아한다고 풍선불어주라고 그러면서 본인이 알아서 놀아주더라구요~ 아빠에게 기회를 주세요~ 육아도 배워야하는거니 ㅎ힘내세요!
모든게 내맘같지 않아서인거 같아요. 서로 몰라서..대화만 돼도 좋겠습니다. 구체적이고 정직한 대화. 제가 저한테 하는 말이네요.
구구절절 동감해요ㅠㅠ
고백부부라는 드라마 한번 보세요!
남편분과 더 잘 얘기할수있는법을 배울수도
있을거같아요!
어휴... 힘내세요
사실 아빠가될기회란것도 님이 주는게아니라 남편스스로 알아보고 술줄이고 육아에참여하고 아기에신경쓰고해야하는건데 말이죠
초등학생도 아니고 다떠먹여줘야 하는건지... 글쓴분도 너무안타깝네요
아기엄마한테도 떠먹여주는사람이 있으면 얼마나좋을까요
제 와이프가 쓴 글인줄 알았네요. 속상해 하는 포인트가 거의 똑같아서,,, 자주 표현하시고 오더를 내려주세요. 일단 시키는 것부터 잘 하라고. 그렇게 하나둘 개선될 껍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