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금동대향로가 품고 있는 작고 사소한 찐빠

백제금동대향로에는 총 12개의 구멍이 있다. 모두 뚜껑에 있는데 밑줄에 5개, 윗줄에 5개, 봉황의 가슴에 2개가 뚫려있다.

밑줄의 5개는 외부의 공기를 받아들이는 흡기공, 윗줄의 5개와 봉황의 2개는 향 연기를 내보내는 배연공이다.

그런데 이 구멍들을 자세히 보면 이상한 점이 있다.

봉황에 뚫는 2개는 이상이 없다.

윗줄의 구멍(사진 좌측) 5개 중 2개는 직경 4.63 – 4.65 mm로 문제가 없는데, 다른 3개는 크기와 모양이 일정하지가 않고 들쭉날쭉하다.

아랫줄의 구멍(사진 우측) 5개는 모두 들쭉날쭉하다.

형태로 보았을 때 정교하게 뚫은 쪽보다는 정 등의 도구를 이용해서 그냥 찍어서(...) 확장한 것으로 보인다. 이토록 정교한 유물에 어째서 이런 흠결이 있는 것일까?

이에 대해 실험한 논문이 있다. 흡기공과 배연공을 원형으로 유지하거나 확장하는 등 조건을 바꿔가면서 실험을 수행하였는데 흥미로운 결과가 나왔다.

흡기공을 원래의 크기로 줄이면 향이 제대로 타지 않고 도중에 꺼져버렸으나, 확장하면 성공적으로 불완전 연소하면서 향이 지속적으로 타면서 연기를 내뿜는다. 반면 배연공의 크기는 향의 연소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

이를 통해 향로를 처음 만들었을 때 향이 제대로 타지 않아서 뒤늦게 흡기공을 확장한 것이라는 추측을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배연공은 왜 3개만 확장하였을까?

이 부분에 대해서는 명확한 근거가 없지만, 흡기공울 확장하면서 배연공까지 확장하다가 굳이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닫고 중지했을 가능성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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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기사에 좀 더 자세한 내용이 있다. 유체 역학에 자신이 있다면 읽어봐도 좋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