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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 일본인의 문화와 민족성을 이해하려면 꼭 읽어야 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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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이초라고 하는 책으로 일본인들이라면 다들 한번은 읽어봤거나, 읽지 않았다 해도 현재 일본의 윤리관, 조직문화, 사고방식에 끼친 영향이 매우 막대해서 영향을 안 받을 수가 없는 책입니다.

탄이초는 가마쿠라 시대에 태어난 일본의 가장 큰 불교 종파 중 하나인 정토진종의 창시자인 신란의 가르침을 기록한 책입니다. 

이 책은 신란이 사망한 후 그의 제자 유이엔에 의해 편찬되었으며, 제목인 ‘탄이(歎異)’ 는 "이단적인 해석을 탄식한다"는 뜻입니다.

정토진종이 발전하면서 신란의 가르침을 오해하는 사람들이 늘어났고, 그의 사상을 왜곡하는 경향이 나타났습니다. 

이에 유이엔은 스승 신란의 원래 가르침을 바로잡고자 탄이초를 저술했습니다.

이 책은 신란의 가르침을 대화체로 기록한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죠.

 

탄이초는 총 18장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크게 신란의 사상을 기록한 전반부(1~10장) 와 제자 유이엔의 해설이 담긴 후반부(11~18장) 로 나뉩니다.

먼저 1장은 탄이초에서 가장 유명한 부분으로 ‘악인정기설’을 강조합니다.

여기서 신란은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선을 행하는 사람이 구제받을 수 있음은 물론이지만, 악인야말로 아미타불의 본래 구제 대상이다. 왜냐하면 선인이라 자부하는 자는 아미타불의 본원력을 의지하지 않지만, 악인은 스스로 해탈할 수 없음을 깨닫고 아미타불을 믿기 때문이다."

이는 신란이 주장한 ‘악인정기설’ 을 강조하는 부분으로, 인간은 누구나 죄를 짓고 살아가며, 수행과 공덕으로 구원을 얻으려 하는 것은 오히려 교만함이라고 봅니다. 

즉, 죄인이야말로 아미타불의 자비에 기대어 구원받아야 한다는 것이죠.

그 다음인 2~3장은 ‘타력 신앙’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신란은 인간이 스스로의 힘(자력)으로 해탈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오직 아미타불의 힘(타력) 에 의존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특히 그는 신라의 원효의 영향을 받아 염불(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을 통해 구원을 받을 수 있다고 가르쳤습니다.

"염불을 외운다고 해서 그것이 선행이 되는 것이 아니다. 염불은 오직 아미타불의 구원을 기리는 행위일 뿐이다."

즉 염불을 외운다고 해서 그것이 공덕이 되는 것이 아니라, 아미타불의 자비를 믿는 행위 자체가 중요한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4~5장은 출가와 재가의 구분 철폐를 주장합니다.

신란은 전통적인 불교가 중요하게 여긴 승려와 재가 신자의 구분을 부정합니다. 

실제로 그는 스스로 결혼하여 자식을 두었으며, 승려라기보다는 평범한 신앙인으로 살아갔습니다. 

이에 대해 탄이초에서는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나는 단 한순간도 승려라 생각한 적이 없으며, 그렇다고 속인이라 한 적도 없다. 나는 오직 아미타불을 믿고 따르는 사람일 뿐이다."

이러한 태도는 기존 불교 교단의 엄격한 계율을 무너뜨리고, 일반 백성도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불교를 형성하는 데 기여했습니다.

6~10장은 신앙의 본질과 형식주의를 비판합니다.

신란은 형식적인 계율과 수행을 중시하는 기존 불교를 비판하며, 진정한 신앙은 외형이 아니라 내면의 믿음에 있다고 가르쳤습니다.

"염불을 많이 외운다고 해서 극락에 갈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 아니다. 단 한 번을 외우더라도 아미타불을 온전히 믿으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즉, 반복적으로 기도하고 계율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아미타불에 대한 절대적인 신앙과 믿음이 핵심이라는 것이죠.

후반부인 11~18장에서는 신란 사후 그의 가르침이 변질되는 것을 우려한 유이엔이 정토진종의 올바른 길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염불만 외우면 아무 짓을 해도 된다’ 는 식의 잘못된 해석을 경계합니다.

"염불을 외우면 죄를 지어도 된다는 자는, 아미타불의 자비를 기만하는 동시에 마치 해독제를 먹고 독을 계속 먹는 것과 같은 어리석은 행동을 하는 것과 같다."

즉, 신란의 가르침을 오해하여 도덕적 타락을 정당화하는 것을 경고하며, 아미타불을 진정으로 믿는다면 자연스럽게 바른 삶을 살게 된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탄이초는 신란의 사상을 간결하면서도 강렬한 언어로 전달하는 책으로, 이후 정토진종 신앙의 핵심 경전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가마쿠라 시대 이후 정토진종이 일본에서 가장 큰 불교 종파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탄이초는 신도들에게 중요한 지침서로 자리 잡았으며, 현대에도 많은 일본인들에게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신란이 주장한 악인정기설은 인간의 불완전함을 인정하고, 개인의 노력보다는 외부의 자비와 타력에 의존해야 한다는 사고방식을 강조했습니다. 이는 일본인의 체념과 수용의 태도, 공동체 의존성, 겸허한 자기 인식과 같은 정신적 기조에 영향을 미쳤죠.

우선, 탄이초는 일본인들이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현실을 받아들이는 태도를 형성하는 데 기여했습니다. 일본 사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어쩔 수 없다(仕方がない)" 라는 사고방식은 신란의 가르침과 닮아 있습니다. 인간은 근본적으로 불완전한 존재이며, 완벽을 추구하기보다 현실을 인정하고 순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자리 잡게 되었던 것이죠.

둘째, 탄이초는 공동체 의존성과 타력 신앙을 강조하며, 일본 사회의 집단주의적 사고방식에도 영향을 주었습니다. 일본 기업 문화에서 개인의 노력보다는 조직의 일원으로서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중시되는 이유도 신란의 사상이 뿌리 깊게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현대 일본의 기업 윤리와 근면성의 강조, 그리고 조직 중심의 사고방식으로 이어졌습니다. 

마지막으로, 탄이초는 일본인의 윤리관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신란은 인간이 스스로 선해질 수 없다고 보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방종을 허용하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진정한 신앙을 가진다면 자연스럽게 바른 삶을 살게 된다고 보았습니다. 이러한 사고방식은 일본 사회에서 사과와 반성이 중요한 덕목으로 여겨지는 원인이 됩니다.

이처럼 탄이초는 현대 일본인의 윤리관, 조직문화, 사고방식에 깊은 흔적을 남겼으며, 일본 정신의 한 축을 형성하는 중요한 철학적 기반이 되었습니다.

 

요약

1. 탄이초는 일본 최대 불교 종파 중 하나인 정토진종을 세운 신란의 가르침을 제자 유이엔이 요약한 책이다.

2. 이 책은 악인정기설, 아미타불만 믿고 염불을 외면 서방정토에 갈 수 있음, 출가와 재가의 차별 철폐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3. 이 책은 일본인들에게 채념과 수용의 태도, 공동체주의, 집단주의, 반성과 사과의 강조 등 일본 특유의 윤리관과 사고방식을 자리잡게 만들었다.

 

입니다.


댓글
  • 악담곰 2025/02/06 13:03

    불교 교리인데 약간 지저스 생각나네


  • 루리웹-2809288201
    2025/02/06 13:01

    반성과 사과의 강조...? 똥싸면서 신문 읽는 게 아니라?

    (qM3pa0)


  • 코바토
    2025/02/06 13:03

    원래 아랫것이라 생각하는 사람에게 목에 깁스한 듯 뻣뻣해지는 건 만국 공통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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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악담곰
    2025/02/06 13:03

    불교 교리인데 약간 지저스 생각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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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바토
    2025/02/06 13:06

    정토진종이 좀 개신교 스럽긴 함. 전국시대 가톨릭 전파하러 온 예수회에서 일본에 마르틴 루터의 무리(개신교)가 있다고 평할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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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바토
    2025/02/06 13:08

    일본의 정토진종과 신란만 해도 원효의 정토신앙 이론을 적극 받아들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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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죄수번호-745705044
    2025/02/06 16:05

    아 그러고보니 탄이초도 사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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