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담) 의외로 후대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 필살기

거대로봇물 3대 부끄러운 고백으로 꼽히는

석파 러브러브 천경권

주인공이 홀로서기를 이룩하고 연인에 대한 사랑을 깨달아 내면의 상처를 극복하는 상징성관 별개로

특유의 작명과 왕이 돌진해 적을 하트 모양으로 꿰뚫는 기묘한 연출 때문에 호불호가 극심히 갈리는 필살기지만

의외로 일본 만화계에 큰 나비효과를 불러왔는데 그 여파를 받은 대표적인 만화가 바로

원피스다.

뜬금없게 들릴 수 있지만 조금만 더 봐주길 바란다.

사연을 이러하다.

지금도 G 건담 최고의 명장면 중 하나인 마스터 아시아와의 최종결전

타락한 스승과의 사투를 벌인 끝에 스승의 진의를 깨닫고

스승 역시 뒤늦은 반성과 자신을 뛰어넘은 제자에게 진정한 계승식을 해주며 숨을 거두는 사제 대결의 장렬한 끝

그야말로 무협의 극치를 연출한 탓일까 감독은 너무 몰입한 나머지 자신도 모르게 완결까지 써버렸다.

하지만 끝이 남아있다는 것을 떠올린 감독은 대미를 장식한 연출을 준비한다.

그게 석파 러브러브 천경권이다.

물론 시청자 반응이 그러했듯 제작진도 네이밍 센스와 연출에 난색을 표했지만

"난 저것보다 더 강렬하고 새로운 건 없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도전이다.

난 새로운 연출을 할 때 욕을 먹고 다시는 일을 받지 못해도 좋다고 생각하고 연출을 한다.

새로운 연출을 할 때는 그런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라고 감독인 이마가와 야스히로가 자신의 철학을 피로하며 강력하게 주장하자

이에 감명받은 스태프가 자신의 주장을 철회하고 바로 작업에 착수하는데

그 사람이 훗날 코드기아스로 명성을 떨치는 타니구치 고로 감독

여튼 이 일을 계기로 이마가와를 자신의 스승으로 모시며 기술과 철학을 전수받는다.

그리고 훗날 용자왕 가오가이가의 하이라이트 씬 중 하나인

파스다와의 결전 에피소드의 연출을 맡게된 타니구치는 이 화가 자신을 널리 알릴 기회며

이마가와가 말한 새로운 도전을 해야할 때라 판단하여

선라이즈에서 짤릴 것을 각오하고 시간과 예산이 허락하는 한계치까지 작업량을 늘리는 강행수를 둔다.

그리고 이 도박은 성공적으로 끝나 자신의 이름을 알리는 계기가 된다.

그로부터 1년후 어느 만화의 파일럿 애니메이션을 통해 드디어 감독 데뷔를 하게 되는데

그게 바로 최초의 원피스 애니메이션

쓰러뜨려라! 해적 갠자크

가 되겠다.

이렇게 애니화를 계기로 원작자인 오다 에이이치로와 회의 겸 대화를 하는 시간을 가지게 됐는데

당시 신인이었던 오다는 산전수전 겪으며 잔뼈가 굵게 된 타니구치 감독에게 창작자로서 조언을 구했고

타니구치 감독은 자신이 업계에서 쌓아온 경험과 스승들로부터 배워온 철학을 들려주며 조언을 해준다.

이에 깊은 감명을 받은 오다 작가는 원피스에 모든 인생을 쏟아붓겠다 결심했고

그 감사의 뜻인지 타니구치 감독에게 원피스의 정체도 가르쳐줬다고 한다.

실제로 원피스의 가장 강점이 고유의 섬 문화와 다양각색한 참신한 연출인 걸 생각하면

타니구치 감독의 조언이 이러한 원피스의 방향성에 크든작든 영향을 준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재밌게도 이러한 원피스에 매료된 의외의 인물이 있었는데

다름아닌 건담의 아버지 토미노 요시유키다.

본래 연출가로서 항상 새로움을 추구하는 그로서는

매 에피소드마다 새로운 배경과 연출이 펼쳐지는 원피스에 흥미를 보이는 건 어찌보면 당연한 일.

 

토미노는 원피스를 읽으며

 "오다 에이이치로 씨는 원피스를 연재하면서 공부하고 성장하고 있는 사람이다,

나는 그렇지 않은 사람이었으나 이걸 보고 나이 먹고도 공부해야겠다고 느꼈다.

원피스는 만인이 즐길 수 있는 오락 작품" 

라며 극찬했고 훗날 차기작인 G의 레콘기스타를 만들 때 '원피스' 같은 작품이라 언급할 정도로

많이 참고했다고 한다.

어찌보면 토미노의 철학이 제자인 이마가와로 또 그 제자인 타니구치로

또 거기서 그의 친구가 된 오다에게로 흘러가 다시 본인에게 돌아왔다고도 할 수 있다.

시작은 거대로봇물 3대 부끄러운 고백씬이었지만

그로인해 일본 최고의 SF 애니 거장과 일본 최고의 만화가를 발굴하고

자신의 스승에게도 영향을 미친 매우 뜻 깊은 장면이라고 할 수 있다.

정작 이 씬을 그린 이마가와는 새로운 연출을 위해 무리하다 진짜 일거리가 끊겼다는 게 함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