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천국 코하비닷컴
https://cohabe.com/sisa/4309411

영화) [혹성탈출4]-왜 우리는 "여기선 이 전개가 미식이지"라고 느끼는가?


[혹성탈출-새로운 시대] [라이온킹] [어벤져스 엔드게임] [반지의 제왕] 스포주의



























영화를 볼 때, 관객들은 자연스럽게 전개를 예측한다.

악당이 어떻게 죽을지, 주인공이 어떻게 성장할지, 갈등이 어떻게 해결될지—이런 것들은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예상하게 되는 요소들이다.

하지만 단순히 "다음 전개가 뭐지?" 라는 궁금증을 넘어서,

"이 서사가 완벽하게 완성되려면 이렇게 가야만 한다" 라는 확신을 가지게 될 때가 있다.

그리고 그 전개, 그 연출이 그대로 나오면, 우리는 "예상했지만, 이게 맞아." 라는 만족감을 느끼게 된다.







이것이 바로 "서사적 필연성과 감정적 보상의 역설"이다.

즉, 예측 가능한 전개라도 그것이 가장 강렬하고 서사적으로 완벽한 흐름이라면, 오히려 그것을 보고 싶어진다.

반대로, "예측을 깨야 한다"는 강박으로 인해 비논리적인 반전을 넣으면, 오히려 감정적 만족도가 떨어진다.









img/25/02/03/194cbb2156857ae5f.png
이를 [혹성탈출: 새로운 시대]를 통해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영화 초반, 주인공 노아는 부족의 일원으로서 독수리와 교감해야 하지만 실패한다.

이는 단순한 장면이 아니라, 노아의 성장과 서사적 흐름을 결정짓는 중요한 장치이다.

중반부가 지나며 노아는 정신적으로 성장하고, 부족원으로서 자아를 확립하며 새로운 결단을 내린다.



img/25/02/03/194cbae86d357ae5f.png

이때 관객들은 본능적으로 "이제 독수리가 노아를 인정하고 곁에 오겠구나." 라고 예상한다.




img/25/02/03/194cbb1a12a57ae5f.webp

그리고 만약 그렇게 되지 않는다면?

신선할 수도 있지만, 이야기의 감정적 보상이 무너지고 완성도가 떨어진다.

서사가 구축해 놓은 구조와 주제의식이 무너진다면, "의외의 전개"가 아니라 "미완성의 이야기"처럼 보일 수 있다.


즉, "이렇게 가야 한다"는 느낌이 드는 것은 단순한 클리셰 때문이 아니라,

이야기 구조상 가장 자연스럽고 강렬한 흐름이기 때문이다.

이는 우리가 "다른 전개도 보고 싶지만, 결국은 이렇게 나와야 한다"는 감각을 느끼는 순간이다.












img/25/02/03/194cbb3486257ae5f.webp
[혹성탈출: 새로운 시대]의 악역인 프록시무스 시저를 보자.







img/25/02/03/194cba229fe57ae5f.jpg

그는 로마 제국을 숭상하며, 유인원 왕국을 로마식으로 만들려 한다.

그래서 스스로를 "프록시무스 시저"라고 칭하고,

로마식 군사 체계와 질서를 유인원 사회에 도입하려 하며.





img/25/02/03/194cbb405cd57ae5f.png

 하늘을 나는 힘을 가졌던 인류의 문명수준을 동경했다.

그렇다면 그는 어떻게 몰락해야 하는가?



img/25/02/03/194cbb4354f57ae5f.jpg

관객들은 그의 운명이 그가 숭배했던 로마의 역사와 연결될 것을 직감한다.









img/25/02/03/194cc484c1357ae5f.png




img/25/02/03/194cba2d90c57ae5f.jpg

그리고 결국 그는 로마의 상징이자 자부심이었던 독수리들에게 휘감겨

그가 꿈꾸던 하늘을 날아오름이 아닌 끝도 없는 추락으로 죽음을 맞는다.


이 장면은 단순한 죽음이 아니라,

그가 숭배했던 가치에게 배신당하는 방식으로 몰락하는 아이러니를 극대화한다.


이 결말을 예상할 수 있는 관객들은, 단순한 전개 예측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이 캐릭터의 서사와 작품의 구도가 완벽하게 완성되려면 이렇게 가야만 한다는 감각을 직관적으로 느끼게 된다.






만약 프록시무스 시저가 다른 방식으로 죽었다면?

단순히 칼에 찔리거나, 폭발에 휩쓸려 죽었다면, 이야기의 감정적 충격은 반감되었을 것이다.

그가 숭배했던 것이 그를 파괴하는 방식으로 끝나야, 이 서사는 가장 강렬하게 마무리된다.

즉, 관객들은 "다른 방식도 가능하지만, 이 방식이 아니면 완벽하지 않다." 라고 느끼게 되는 것이다.

이런 방식으로 작품을 감상하는 관객들은 단순한 "전개 예측"을 넘어서,

이야기의 구조와 상징성에 따른 서사적 필연성을 직감하는 사고방식을 갖는다.

이런 관객들은 단순한 반전을 원하지 않는다.

오히려 "예측 가능하지만 가장 강렬한 방식으로 완결되는 것"을 원한다.




img/25/02/03/194cbb8137557ae5f.png
[라이온 킹]에서 Circle of life(생명의 순환)을 노래하며 소개된 심바와 똑같은 방식으로 결말에서 심바의 딸이 소개되는것처럼.

[반지의 제왕]에서 골룸의 탐욕이 역설적으로 반지를 없애게 되는 것처럼,

[어벤져스 엔드게임]에서 "I am inevitable"이라며 오만하게 뻗대는 타노스에게 "I am ironman"이라는 대사를 돌려줘야 하는것처럼.


이런 전개들은 예상 가능할 수도 있지만, 이렇게 전개되지 않았다면 오히려 감정적으로 충족되지 않았을 것이다.




img/25/02/03/194cbbaa34357ae5f.png
우리는 종종 영화에서 "다른 걸 보고 싶지만, 결국 이게 나와야 한다." 라는 딜레마에 빠진다.

이는 단순한 예측 가능성 때문이 아니라, 이야기의 정합성과 감정적 보상이 가장 강력한 방향으로 귀결되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즉, 중요한 것은 "반전"이 아니라 "필연적인 감정적 완성"이다.

예측 가능하더라도, 그게 서사적으로 완벽하면 우리는 그걸 보고 싶어 한다.

우리는 결말을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결말이 어떻게 감정적으로 완벽하게 다가올지를 기대하는 것이다.


 예측 가능한 전개라도, 그것이 가장 감정적으로 강렬한 방식이라면, 그것이 정답이다.

댓글
  • DDOG+ 2025/02/03 23:51

    씹덕계에선 이거지.
    너무나 뻔하디 뻔하고, 감정을 이입한 캐릭들을 거진 죽여버리는 일반적인 느와르적 공식.
    하지만 감정선으로는 빌드업으로 다져진 필연적이고 가장 완벽한 결말.

  • noom 2025/02/03 23:55

    "근데 이거 놓고보면 칩펀스랑 스토리 너무 똑같은거 아닌지 ㅎㅎ"

  • 젠틀주탱 2025/02/03 23:51

  • DDOG+ 2025/02/03 23:56

    "그것이 정형화된 클리셰니까 핳하"
    "잘쓰면 엣지러너 못쓰면 철혈 꼬라지나는거야"


  • DDOG+
    2025/02/03 23:51

    씹덕계에선 이거지.
    너무나 뻔하디 뻔하고, 감정을 이입한 캐릭들을 거진 죽여버리는 일반적인 느와르적 공식.
    하지만 감정선으로는 빌드업으로 다져진 필연적이고 가장 완벽한 결말.

    (EhiRO9)


  • noom
    2025/02/03 23:55

    "근데 이거 놓고보면 칩펀스랑 스토리 너무 똑같은거 아닌지 ㅎㅎ"

    (EhiRO9)


  • DDOG+
    2025/02/03 23:56

    "그것이 정형화된 클리셰니까 핳하"
    "잘쓰면 엣지러너 못쓰면 철혈 꼬라지나는거야"

    (EhiRO9)


  • 젠틀주탱
    2025/02/03 23:51

    (EhiRO9)

(EhiRO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