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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U) (스포) 영화 [엔드게임]의 메인빌런이 타노스가 아닌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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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벤져스: 엔드게임]에서 가장 흥미로운 점은,

전작 [인피니티 워]에서 강력한 존재로 군림했던 타노스가 이번 작품에서는 실질적인 "최종 장애물"일 뿐,

진정한 갈등/대립항은 따로 존재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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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초반부터 집중하는 것은 단순한 악당과의 대결이 아니라,

타노스의 스냅이 만든 현실과, 그로 인해 무너진 영웅들이 어떻게 다시 일어설 것인가라는 보다 근원적이고 감정적인 갈등이다.

그렇기 때문에, [엔드게임]의 메인 안타고니스트(주인공들을 방해하는 요소)는

사실 타노스가 아니라 "스냅 이후의 황폐한 세계와 무너진 히어로들 스스로의 마음"이라고 볼 수 있다.



스냅 이후 남겨진 세계는 단순히 인구 절반이 사라진 공간이 아니다.

이 세계는 승리를 빼앗긴 히어로들에게 죄책감과 무력감을 심어주고, 정상적인 삶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이는 단순한 전투가 아니라, "시간이 지나도 치유되지 않는 상실감을 대처하는 이야기"다.

초반부는 전형적인 히어로 영화의 전개를 따르지 않는다. 전투도 없고, 악당과의 갈등도 없다.

대신, 5년이 지나도록 변하지 않은 어두운 분위기와, 그 속에서 무너진 영웅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영화가 저 5 년 후 라는 문구를 느리게 순차적으로 드러내는 연출이 어떤 효과를 의도한것인지는 다들 이해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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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르는 패배감과 죄책감에 빠져 스스로를 폐인으로 만들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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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위도우는 잃어버린 가족을 되찾지 못한 채 의미 없이 어벤져스를 유지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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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 아메리카조차 과거처럼 모두를 이끄는 리더로서 자신을 정의할 수 없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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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크아이는 심지어 아예 사람으로서 선을 넘어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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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맨은 전쟁을 끝내지도 못하고, 보호자로서 아이도 못 지킨 패배자가 되어 가족과 함께 은둔한다.




히어로들이 무너진 세계에서 해야 할 싸움은 타노스와의 전투가 아니라,

이 황폐한 현실 속에서 자신들이 계속 살아가야 하는 이유를 찾는 것이다.

영화의 핵심 전개는 "스냅의 피해를 되돌릴 방법을 찾는 것"이 아니라,

"이미 부서진 자신들을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는가?"라는 물음에 집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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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가장 중요한 전환점이 되는 순간은 다름 아닌 앤트맨(스콧 랭)의 등장이다.

그는 스냅을 직접 경험하지 않았고, 여전히 "되돌릴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그리고 그 낙관의 제시가 어벤져스를 다시 일으킨다.


결국, 이 영화의 진정한 갈등은 "과거를 되돌릴 수 있는가?"가 아니라,

"과거의 실패를 극복하고 다시 싸울 수 있는가?"라는 문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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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콧의 협조로 개시되는 "시간 강탈 작전"을 보며, 일부 관객들은 이를

"왜 하필 시간여행이냐?", "개연성과 치밀한 전개보다 추억팔이를 택한 것이 아닌가?"라고 혹평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맥락에서 보면, 이러한 평가는 부당하며,

오히려 이 영화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가장 효과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었다.


왜냐하면 이 스토리가 가지는 역할은 단순한 타임머신을 통한 문제 해결이 아니라,

각각의 어벤져스 멤버들이 "그들이 가야할 이유가 있는" 특정한 시간대에 투입되며,

그들이 맞닥뜨리는 인물과 사건들이 그들의 성장과 극복을 위한 역할을 한다는 점이 핵심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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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 스타크는 1970년대 SHIELD 기지에서 젊은 시절의 아버지 하워드 스타크를 만난다.

평생 아버지와의 관계에서 상처를 갖고 있던 그는, 막연히 멀어보였던 아버지가 자신과 같은 고민을 했던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그의 대화 속에서 "가족을 위해 더 좋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는 것"이라는 가치를 이해하고,

이는 결국 그의 마지막 희생을 위한 정신적 기반이 된다. 그가 "아이 러브 유 3000"이라는 말을 남기고 떠나는 장면은,

단순히 아이언맨의 희생이 아니라, 그가 마침내 온전히 '한 사람의 아버지'로서 성장한 순간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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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르는 [다크월드] 시점의 아스가르드 시절로 돌아가며, 이 대화가 끝나면 몇시간 내로 죽을 운명의 프리가와 재회한다.

과거를 바꿀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그는 어머니와의 대화를 통해 자신이 실패했다는 것을 제대로 직시하고, 그곳부터 다시 한 걸음을 내딛을 용기를 얻는다.

프리가는 그에게 "네가 되어야 할 사람이 아니라, 네가 어떤 사람인지를 찾아야 한다."라는 중요한 메시지를 남긴다.

이는 인피니티 워 이후 무너진 토르가 다시 살아갈 힘을 얻는 결정적인 순간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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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 아메리카는 1970년대에서 과거의 페기 카터를 바라보게 된다.

평생 "전쟁이 끝나면 함께 춤을 추겠다"고 했던 약속을 지키지 못했던 그는,

이 짧은 순간을 통해 자신이 쫓아왔던 삶과, 놓쳐버린 삶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결국 그는 마지막 순간, 모든 임무를 마친 후 방패를 내려놓고, "스티브 로저스"로서 살아가는 삶을 선택하게 된다.

그에게 시간여행은 단순한 미션 수행이 아니라, 자신이 진정으로 원했던 삶을 되찾는 과정이었다.



이처럼, 엔드게임의 시간여행 전개는 단순한 "추억팔이"가 아니라,

각 캐릭터들이 자신의 과거와 정면으로 마주하고, 그 속에서 성장하는 서사적 장치였다.

이 과정이 없었다면, 영화의 핵심 주제인 "과거를 되돌리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실패를 극복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

이라는 메시지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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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타노스의 역할은 무엇일까? 그는 여전히 최종 보스이지만, [인피니티워]의 타노스와는 본질적으로 다른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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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에서 그는 철학을 가진 빌런이었고, 자신의 방식이 옳다고 믿으며 직접 행동했으며,

엔드게임에서는 허망하게 죽어버리며 역설적으로 그를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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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등장하는 타노스는 2014년의 과거에서 온 또 다른 평행세계 버전으로,

[인피니티 워]에서 보여줬던 감정선도, 철학적 확고성도 갖지않은 단순한 파괴자로서,

관객 입장에서도 전작의 감정선으로 바라봐줄 필요가 없는, 그냥 신나게 패면 되는 [나홀로집에] 악당들같이 기능한다.

그는 어벤져스가 "과거의 실패를 극복하고, 끝까지 싸울 수 있는가?"를 시험하는 마지막 장애물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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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기에 마지막에 아이언맨이 손가락을 튕기며 타노스를 지워버리는 장면은 단순한 적의 제거가 아니라

 "자신들의 힘으로 과거의 패배를 극복하고, 새로운 희망을 만들었다"는 선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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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기에 엔드게임의 진정한 메인 빌런은 타노스가 아니라, "그가 남긴 5년후 세계를 살아가는 이들의 패배감" 그 자체다.

이러한 이야기적 선택으로 엔드게임은 단순한 히어로 영화가 아니라,

"절망 속에서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가?"라는 보다 깊은 주제를 탐구하는 작품이 되며.

10년 연대기의 장대한 순간을 모두 반추하며 마침표를 찍는 걸작으로 완성될수 있었다.


댓글

  • 닉네임 수정-중복확인
    2025/02/03 22:10

    몇번 읽다보니까 슬슬 gpt 느낌이 느껴진다..

    (j23lcT)


  • DDOG+
    2025/02/03 22:11

    난해하고 현학적임 짤
    근데 장광설 심하긴 해

    (j23lcT)


  • 반짝이는 잔물결
    2025/02/03 22:11

    토르와 호크아이가 서로 뒤바뀌였으면 어땟을까 이따금 생각이 든단 말이지
    우주 곳곳을 비프로스트 타고 우주를 떠돌며 빌런들을 경을 치는 복수자 토르...

    (j23lcT)


  • 레식시즈의정상화
    2025/02/03 22:11

    솔직히 엔드게임은 히어로물 역사상 최고점이라고 생각함.
    다크 나이트는 사실상 유니버스가 아니고. 놀란이 차력쇼한 거에 가깝긴 하니까.
    순수하게 히어로+유니버스에선 엔드게임을 따라올 영화가 없는듯.

    (j23l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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