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 너무 빡세고 힘듭니다.

안녕하세요. 다들 건강히 잘 지내고 계신지요.

고민은 아니고, 넋두리를 늘어놓고자 합니다. 이미 끝난 일이고 해답을 구하고자 함이 아닙니다.

그저 이런 이야기를 꺼낼 공간이 마땅치 않아 찾게 되었습니다. 

사는 게 힘들지만, 그래도 어떻게 해서든 잘 지내보고자 하는 마음에 투잡을 뛰게 되었습니다.

하나는 예술 관련 프리랜서이고요, 다른 하나는 매장 야간 업무입니다. 

진짜 통장에 170만원밖에 없었던 거, 기를 쓰고 모으고 모아서 500만원까지 겨우 불렸습니다. 

문제 없이 살았고, 일하는 걸 게을리 하지 않았습니다. 중간중간 힘들고 지치는 일이 있었어도 견딜만 했습니다.

한 달 정도 꾸준히 신분증 검사를 하며 단골 인증을 받은 손님이 있었습니다. 민증에 있는 사진도 얼굴과 비슷하고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여 별도의 검사 없이 술 담배를 팔았습니다. 하지만 그게 불운의 시작이었습니다. 10월 17일에 신고를 당했고 그 손님은 알고 보니 07년생이었고. 신분증은 친형 신분증을 빌렸다고(본인 주장)하였으며, 걸린 경위도 웃긴 게 술 먹고 패싸움하다가 경찰에게 신고 당해 걸린 것이라고 합니다. 

그 미성년자는 제가 07년생 신분증을 받고 팔았다며 거짓 증언을 하였고, 저는 억울했지만 한 달 전 cctv 기록이 없는 상태이기에 제가 신분증 검사를 여러 번 했다는 실질적 증거를 내놓을 수가 없었습니다. 경찰서 조사를 받아야 한다는 생각에 일주일 내내 아무것도 먹지 못해서 체중도 5키로나 빠졌었고, 아무튼 정말 최악이었습니다. 

경찰서 조사는 11월 중순에 받았습니다. 이래저래 저는 궁지에 내몰려서 기소 유예를 받았고, (변호사 선임할 돈이 있겠습니까.) 

1월 중순에 100만원 과태료 행정 처분 결과 통지서가 날라왔으며 2월에는 또 시청에서 청문회를 연다고 하여 조사를 또 받으러 가야 합니다. 

처음에는 그 07년생 학생이 너무너무 원망스러워서 죽고 싶었는데, 이제는 누굴 원망하는 게 의미가 있나 싶고. 그냥 빨리 이 거지 같은 사건에서 벗어나서 자유로워지고 싶은 마음 뿐입니다. 몇달째 저를 놔주지 않고 갈구는 거 같아서 기분이 매우 몹시 괴롭네요. 이미 어떻게 할 지 다 정한 것 같은데 왜 나를 4달이 지나도록 놔주지 않으려는 건지도 모르겠고. 저는 저대로 점장님한테 계속 죄책감을 가지고 있는 것도 힘듭니다.

근무 의욕은 이미 떨어질 대로 떨어진 상태이지만, 지금 그만두면 어찌 되었든간에 저로 인해 매장에 똥물이 튄 격이니 남의 뺨 때려 놓고 도망가는 격인듯해 그만두겠다는 말을 하는 건 도리가 아닌 것 같아서. 그냥 어거지로 버티고 있는 중입니다. 어쩌다 제가 이 지경이 된 것일까요? 제가 뭔가 전생에 안 좋은 짓을 저지르고 살았나 봅니다. 

마음이 좋지 않아 점장님에게 벌금 제가 낼 테니까 계좌주세요 라고 문자를 보냈는데, 답장을 주지 않으십니다. 왜 답장을 안 주냐고 물어보기도 뭐해서 그냥 가만히 있는 중인데. 혹시 모르니 100만원은 따로 빼 놓은 상태이고요. 

아 그냥 넋두리였습니다. 언젠가는 이 고통이 끝났으면 좋겠네요.

답도 없는 이야기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두 부디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