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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콘 프로젝트 4 월드 그레이트 게임 (314)


「제네바, 같은 시각」- 윌슨 호텔 뒷골목
스위스 특경측 팀장의 손짓에
20여 명의 연합 작전대원이 골목 안으로 전진했다.
‘어후, 긴장돼.’
빈스의 뒤를 따라 이동하던
키리토는
건물에 붙은 폐기물 저장시설에 몸을 바짝 붙였다.
자세를 낮춘 채로 대기하다
앞을 흘끔 보니
대원 둘이
직원용 출입구에
원통형 쇳덩이를 들이미는 모습이 보였다.
쿵, 하고 열린 문 안으로
첫 조가 진입했다.
안전지대를 확보하자
차례대로 남은 인원이 들어섰다.
삐빅.
- 빈스. 미스터 키리토.
귓속의 통신기에서
데이빗의 음성이 전해졌다.
- 폐쇄감시 회로망 조작은 10분이 한계.
현재 같은 화면만 반복시키고 있어요.
그 안에
목표 환기구에 도착해야 합니다.
『알겠어요.』
- 전파방해 장치 때문에
무선장비는 사용 불가능해요.
안에선
오로지 개인의 판단만으로 움직여야 해요.
함께 데이빗의 음성을 들은
빈스가
안으로 진입하며 키리토에게 덧붙였다.
『무전을 사용 못 하는 건
테러범도 마찬가지입니다.
큰 호텔이고,
적들의 의사소통도 원활하지 않다는 걸 염두에 두십시오.』
직원용 탈의시설 같은 공간에 들어서자
연합대원이 문을 다시 닫았다.
통신기에서 잡음이 심해지더니
이내
백색 소음만 들려왔다.
‘외부 지원은 여기서 끝이구나.’
믿을 건 오로지 자신뿐이라는 사실에
키리토는
애써 고르게 심호흡을 하며 침착해 지려 노력했다.
한 대원이
작은 렌즈가 달린 광섬유 코드를 복도 쪽으로 빼내
밖을 살폈다.
『이동 인원은 없습니다.
처음 계획대로
조리실과 청소창고, 로비 대기실을 확보하십시오.
건투를 빕니다.』
팀장의 목소리에
A, B, C 조로 나뉜 대원들이 서로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이들은
곳곳에 은신해 있다가
상황실에서 무력을 동원한 인질구출작전을 실행한다면
안쪽에서 호응해줄 임무를 부여받은 이들이었다.
각국의 특경 중에서도 최정예 대원들.
하나같이 탄탄한 체격을 보유한 대원들이
복도 밖을 경계하며
사방으로 흩어졌다.
『우리도 갑시다.』
빈스의 이동에
키리토도 비상구 쪽으로 몸을 움직였다.
『대기.』
3층 내부출입구에 선 빈스가
안쪽의 동태를 살피기 위해 감시장비를 꺼냈다.
키리토는
적외선 시야로 층 전체를 훑은 뒤에
307호와 8호 사이의 휴게 공간에
방독면을 착용한 군인 두 명이 서 있는 것을 발견했다.
빈스의 감시장비도
키리토가 보고 있는 곳에서 멈췄다.
『소총 무장한 병력입니다.
망할.
하필 가는 경로에.
헬기가 조금 더 저들의 주의를 끌었으면 좋겠는데.』
안에 잠입했다는 것을 들키면 안 되기에
빈스가
새로운 잠입 방식을 고민하는 사이,
키리토는
전술조끼의 탄띠에
마치 탄창처럼 꼽아둔 보조배터리에 손을 올렸다.
‘반대편 복도로 주의를 끌어줄 소리가 필요해.
의심 사지 않을 만한 거로.’
빈스의 감시장비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정교한 시선으로
키리토는 주변을 두루 살폈다.
그러다 보니
층마다 2인씩 경계를 서고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딱히 만족스러운 소리가 보이지 않던 그때,
상공에 보이는 헬기에 시선이 머물렀다.
저 위압적인 프로펠러 소리라면
유인할 수 있겠다 싶었다.
눈을 꾹 감았다가 뜬 뒤
비상구의 창문으로 보조배터리를 뻗어
음파를 수집했다.
‘어?’
헬기가 일으키는 음의 파동에 섞여든,
작은 프로펠러 8개가 겹친 소리가 귓전에 울렸다.
어딘지 익숙한 음이었다.
키리토는
다시 허공을 적외선 시야로 살폈다.
옥상에서 상승한 작은 비행체 하나가
헬기 쪽에 접근 중이었다.
홍콩에서 본 적 있는 그 드론이었다.
녀석이 엔진을 정지시키는 탄으로 무장하고 있었다는 기억이 떠오르자
순간 등골이 서늘해졌다.
‘연락을······.’
귓속의 통신기로는 불가능.
키리토는
보조배터리를 손에 쥔 채로
비상구의 좁은 창문 틈으로 억지로 팔을 끼워 넣었다.

댓글

  • 사이보그 탐색자
    2025/01/12 23:31

    잘 보고 갑니다.

    (rehoGD)

(rehoG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