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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부터 인생이 너무 꼬인 거 같아 미치겠네요

 일단 저는 올해 36살에 2남 중 장남 입니다.


아래 4살 차이나는 동생이 있는데 동생 녀석은 


자폐증을 앓고 있어서 지능은 대략 10대 초반 어휘력은 6~7살 정도 밖에 안됩니다.


어릴적에 많이 가난 했고 동생도 저러니 아버지도 매일 매일 술로 인생을 달래셨고


그 덕에 어머니가 저 어릴 적부터 엄청 고생을 하셨습니다.


진짜 가족들 아득바득 이 갈면서 살다보니 제가 30쯤에 서울에 작은 빌라 하나


그래봐야 2층에 2호실이지만 자가를 가지게 됐던 게 아직도 생생하네요.


저 역시 배운 건 없지만 요식업 일 하면서 열심히 살았고 그랬다고 생각 했는데


23년 말 부터 어머니에게 몸살 비슷한 증상이 계속 사라지지 않더라구요.


24년 1월 1일 새벽에도 증상이 있어 응급실을 가보라고 했고


어머니는 가서 별거 아니면 어쩌냐고 안가시려는 거 가서 별거 아니면 좋은 거지 


뭘 따지고 있냐고 아버지랑 응급실을 보냈는데 혈액암 같다고 하더라구요.


사실 그 순간까지도 암은 무슨 대학 병원도 오진을 하네 싶었는데 


골수 검사까지 다 마치고 나서 급성 백혈병이라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처음 들었을 땐 진짜 가슴이 무너지는 거 같았고 그 당시에 동생은 복지관 방학이라


1월을 통째로 연차 다 끌어써서 쉬게 됐습니다. 다시 복직하고 나선 4월에 정규직 전환을 


해주겠다. 했고 진급도 했죠 당장은 직장 자체는 어머니 사정을 아니까 6시 출근해서 4시 퇴근 하는 걸로


상황을 많이 봐줬고 급여도 괜찮아서 다닐만 했습니다. 근데 3월말 쯤에 본사에서 조리 파트를 축소 한다는 명분으로


저한테 아무 말도 없이 계약 기간을 3개월로 재계약 한다고 하면서 실적을 보고 전환 해주겠다고 하는데


통수가 얼얼 하더라구요. 그 이후론 일도 손에 안잡히고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어서 잔 실수도 많아지고


이 때가 기회였는지 제 위에 쉐프님도 저에게 굉장히 모진 말을 많이 하게 되더군요 아무래도 주방일인데


얼타고 있다가 욕 먹는 건 당연한거라 여기긴 했지만 이게 쌓이니까 어느 순간 정신을 못차릴 지경이 와서 결국 


3계월 계약기간 까진 버티자고 맘 먹었던 것도 못 지키고 5월 중순에 퇴사를 했고 지금 껏 벌어 놓은 돈으로


생활하고 공과금 내고 적금이고 주택 청약이고 다 끌어쓰면서 버티는데 작년 말에 키우던 고양이 마저

 

원인 불명의 혈액병이 생겨서 치료비만 500이 깨지고 이제 잔고는 270정도 남았네요.


당장이라도 일을 구해야겠지만 사람이 많아지면 물을 아무리 마셔도 목이 타고 긴장 상태로 몸이 굳고


무엇보다 동생 놈을 혼자 두면 안되가지고 근무 시간이 너무 제한 되어버리니 취직도 쉽지 않네요.


 그래도, 어머니는 8월까지 치료가 순탄 했기에 어머니만 일어서면 다 해결 될거라 생각 했는데


8월에 한 참 코로나가 유행 일 때 코로나에 감염 되시고 격리 기간 일주일에 추가로 일주일 뒤에 항암 하러 입원 하셨는데


항암으로 면역력이 낮아졌을 때 잠복 코로나가 다시 터지면서 그게 폐렴이 되고 진짜 그 기간 동안 어머니는 죽다 살아났고


11월 11일에 시한부를 받으셨습니다. 그런데 행운인지 모르겠지만 다시 한 번 항암을 약하게 2주를 했고


나름 상태가 좋아지셨는데 최근 갑자기 다시 폐렴이 도지고 골수 검사 상태도 100% 관해가 성공해야 골수 이식을 해드릴 수 있는데


관해가 50% 밖에 안된 상태로 지금은 폐렴 치료 중이십니다. 밤에 숨도 못쉬고 각혈하고 이런 매일 매일을 보내시고 계신데


장남으로서 할 수 있는 말이 '힘내세요.' 밖에 없어서 맘 한 편으론 너무 죄송했는데 아까 저녁에 어머니에게 전화가 왔네요.


"엄마는 지금 힘내고 있어 하지만 결과가 좋을 수만 있는 게 아니니까 너도 받아들일 준비를 해줘" 라고 하시는데 


솔직히 가슴이 찢어 질 거 같습니다. 내일 동생 데리고 어머니 면회 하러 가기로 했는데 동생은 솔직히 어머니 아픈 걸 


제대로 모르고 그냥 별 신경도 안씁니다. 병원 가자고 해도 귀찮다고 해서 햄버거 사주는 걸로 꼬셔서 데려가는데


차라리 저도 동생 마냥 '아무것도 모르고 백치 처럼 살면 편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만 드네요.


슬픈 일이 가면 좋은 일이 오고 그런 거 세상 이치고 물론 저보다 괴로운 사람들도 많겠지만 솔직히 요즘은 매일 매일이 억까를 너무 당하는 기분입니다.

어머니 나이도 67년생이시라 많지도 않고 가족력으로 암 걸렸던 사람도 없는데 왜 하필 젊어서 고생만 죽어라 한 우리 엄마인지 세상이 원망스러워서

미칠거 같네요. 여기에 이렇게 글 쓴다고 해결 될 일도 아니겠지만 그래도 신세 한탄이라도 해야 맘이 편할 거 같아 글 올려봅니다.

 

댓글
  • rule-des 2025/01/11 23:42

    ㅜㅜ 뭐라 드릴 위로의 말씀이 없습니다. ㅠㅠ 정말 힘드시겠습니다.

  • 루리웹-1986070634 2025/01/12 00:07

    아 안타깝습니다. 힘내세요.

  • 겸둥현진 2025/01/12 01:01

    안타깝지만.. 준비는 해두시는게 나을겁니다..
    님도 경제상황이 안좋아진 상태니 국가지원 다 알아보시고..
    아버지와 함께 다가올 상황을 준비해 두는게.. 후회가 안생겨요..
    나만 억까 당한다 생각하시겠지만.. 내가 여유가 있어야 억까를 당해도 대수롭지 않게 넘길수 있음..
    힘내셈..

  • 캬아아앗! 2025/01/12 01:11

    머리론 어머니가 진짜 올해를 넘기긴 힘들겠구나 하고 이해는 하겠는데
    그거랑 별개로 어릴 적 젊을 적에 어머니한테 모진 말 했던 거 남에 자식들은 다 해주는 그런 거 하나 못해드린 게 계속 생각나서 미치겠어요. 왜 그 땐 못했을까? 라는 후회만 계속 머리에 맴돌아서
    후회한다고 다시 돌아오는 시간도 아닌데 왜 그러고 살지 못했는지 지금이라도 매일 매일 전화해서 하고 싶은 말 있으면 다 하려고 노력하는데 막상 어머니 목소리만 들어도 눈물이 나서 제대로 전하지도 못하게 되네요.

  • 선우는천사 2025/01/12 01:31

    휴 진짜 인생이라는게 정말 ~~~~~~~~~~~~~~~~
    정말 운 좋은사람들 보면 부럽습니다
    저도 참 말하기 힘든 고통속에 보내는데 이제 좀 나아졌는데 앞일이 막막합니다
    님도 참다보면 좋은날이 올수도 있어요
    전 제가 번돈 다 쓰고 갈겁니다 나머지는 다 사회 환원


  • rule-des
    2025/01/11 23:42

    ㅜㅜ 뭐라 드릴 위로의 말씀이 없습니다. ㅠㅠ 정말 힘드시겠습니다.

    (uoDeEJ)


  • 루리웹-1986070634
    2025/01/12 00:07

    아 안타깝습니다. 힘내세요.

    (uoDeEJ)


  • 겸둥현진
    2025/01/12 01:01

    안타깝지만.. 준비는 해두시는게 나을겁니다..
    님도 경제상황이 안좋아진 상태니 국가지원 다 알아보시고..
    아버지와 함께 다가올 상황을 준비해 두는게.. 후회가 안생겨요..
    나만 억까 당한다 생각하시겠지만.. 내가 여유가 있어야 억까를 당해도 대수롭지 않게 넘길수 있음..
    힘내셈..

    (uoDeEJ)


  • 캬아아앗!
    2025/01/12 01:11

    머리론 어머니가 진짜 올해를 넘기긴 힘들겠구나 하고 이해는 하겠는데
    그거랑 별개로 어릴 적 젊을 적에 어머니한테 모진 말 했던 거 남에 자식들은 다 해주는 그런 거 하나 못해드린 게 계속 생각나서 미치겠어요. 왜 그 땐 못했을까? 라는 후회만 계속 머리에 맴돌아서
    후회한다고 다시 돌아오는 시간도 아닌데 왜 그러고 살지 못했는지 지금이라도 매일 매일 전화해서 하고 싶은 말 있으면 다 하려고 노력하는데 막상 어머니 목소리만 들어도 눈물이 나서 제대로 전하지도 못하게 되네요.

    (uoDeEJ)


  • 선우는천사
    2025/01/12 01:31

    휴 진짜 인생이라는게 정말 ~~~~~~~~~~~~~~~~
    정말 운 좋은사람들 보면 부럽습니다
    저도 참 말하기 힘든 고통속에 보내는데 이제 좀 나아졌는데 앞일이 막막합니다
    님도 참다보면 좋은날이 올수도 있어요
    전 제가 번돈 다 쓰고 갈겁니다 나머지는 다 사회 환원

    (uoDeE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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