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기훈씨. 사실 저도 우승자입니다.
뭐라고?
몇년 전에 우승했죠. 당신처럼 드라마틱한 전개는 아니었지만...
돈이 필요했어요. 당신도 알겠지만... 게임에 참가할 무렵에는 너무 절박해서 그것밖에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필요하면 죽이고, 필요하면 배신하고, 필요하면 밀쳐냈습니다.
경마 좋아하시죠? 절박한 사람들은 경주마가 되는겁니다. 눈가리개를 쓰고, 그저 앞만을 보고 달리게 되죠.
눈가리개를 벗었을 땐 자신이 원했던 거랑은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져 있지만요.
쓸데없이 말이 길었군요. 다만 한가지 충고하겠습니다.
잃은걸 생각하지 말고 얻은것을 생각하세요. 힘들겠지만. 악몽에 시달리는 날이 계속되겠지만... 언젠가는 잊혀지는 악몽입니다.
게임은 사람을 변화시킵니다. 저 또한 그랬으니까. 성기훈씨는 그렇지 않았으면 합니다. 부디 본인의 행복을 찾았으면 합니다.
456번이... 돈을... 잘 쓰고 있다고...?
예. 상금으로 탈락한 플레이어들의 지인들을 도우며 살고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그래... 그 재미있는 친구... 우승하고 돈을 손에 넣어도 죄책감에 폐인이 될 줄 알았는데...
내 마지막 걱정거리를 덜었군...
[1년 후]
GM. 오늘 리쿠르팅하다 제가 누구랑 만났는지 맞춰보세요.
?
성기훈씨. 이야... 빨간머리로 염색까지 하고 아주 새삶 찾으셨던데요?
딱지도 못하는 양반이었는데... 그래서 인사하고 왔어요.
뭐? 야 이 병1신 새끼야!! 그걸 왜 지금말해!!!
[♪핸드폰 벨소리]
?
[456번! 성기훈씨! 비행기 타세요! 당신의 행복은 그 비행기를 타는겁니다!]
[오늘 딱지새끼 봤죠? 이상한 생각하지 마세요! 당신 들고있는 돈 다 퍼부어도 계란으로 바위치깁니다!]
[진심으로 걱정돼서 하는 말입니다! 그대로 비행기 타세요!]
날 그렇게 생각해줬다니 눈물나게 고맙군
[아니아니아니 비꼬지 말고 들어주세요...!]
[이건 말 안하려고 했는데 제가 게임에 참가했던 이유는...! 제 아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