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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 것을 너무 좋아하는 부인

신혼 11일차입니다
요즘 연애 초반으로 돌아간 것 같은 기분으로 행복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잠이 많은 부인은 항상 자고 있습니다 
부인이 학생이라 학교에 가야 하기에 출근준비를 하고 부인을 깨웁니다 
하지만 잠이 많은 부인은 한번에 깨는 법이 없습니다 
효과적으로 깨울 방법이 없을까 생각하다가 저번 주말에는 장난삼아 허쉬 초콜릿을 손톱 크기로 잘라서 입에 넣어보았습니다
그런데 부인이 눈을 팍! 뜨더니 더 많은 양의 초콜릿을 찾아서 부엌으로 걸어가더라고요 
이거다 싶어서 아침마다 초콜릿이나 젤리를 작게 잘라서 입에 넣어주고 있습니다
그러면 아무리 깨워도 일어나지 않던 부인이 피 냄새를 맡은 상어처럼 벌떡 일어나서 더 많은 음식을 찾습니다
뭔가 이상하지만 이 방법 덕분에 요즘 둘다 만족스러운 아침을 맞고 있습니다 
저는 개발자라 야근이 잦습니다 
때문에 부인은 신혼임에도 저녁을 친구들과 먹거나 집에서 혼자 먹습니다
그 점을 미안해하면 자기는 괜찮다며 대신 올때 맛있는것을 사오라고 합니다
그래서 일이 끝나면 대형마트에 들려 음식을 사갑니다
부인은 대형마트 특유의 딱딱한 불족발을 매우 좋아해서 늘 불족발을 집에 데려갑니다 
집에 도착해서 문을 열면 부인이 소리를 지르며 완전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뛰어나옵니다
그리고는 제 손에 들려있는 봉투를 낚아채서 식탁으로 뛰어갑니다 
그리고 정말 맛있게 먹습니다
불족발한테 진 기분이 들어서 서운하다고 하면 부인은 그래도 불족발보다 저를 더 사랑한다고 합니다
생각해보면 저도 어렸을 적 아버지보다 아버지가 사오신 통닭을 더 반겼지만, 통닭보다 아버지를 더 사랑했었기 때문에 부인의 말을 믿기로 합니다 
언제는 한번 치킨을 시켜먹으며 부인이 "나는 오빠를 너무 사랑해서 닭다리 두개 다 줄 수 있어" 라고 하길래,
냉큼 "응! 그러면 오늘은 오빠가 다리 다 먹을게" 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러자 부인은 흡사 나라를 잃은 표정을 하고는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다시는 그런 심한 말은 안하겠다는 약속을 하고 나서야 치킨을 뜯을 수 있었습니다 
연애초부터 부인은 밥을 먹고나면 항상 "나 돼지같지? 나 살쪘지?" 하며 근심가득한 표정을 해놓고는 다음 끼니에는 늘 두손으로 음식을 흡입합니다
가끔은 음식을 너무 좋아하는 부인이 언젠가 너무 커질까봐 걱정도 되지만 먹는 모습이 귀여워서 자꾸 먹이게 됩니다
오늘 쉬는 날이라 아침에 부인에게 저녁에 맛있는 거 해놓을게 했더니 부인의 표정이 안좋습니다
친구들이 결혼하고 살찐 것 같다고 했다며 저녁은 야채 위주로 해달라고 합니다 
하지만 정말 야채로만 요리를 했다가는 부인의 나라잃은 표정을 또 볼게 될 것 같아 오늘은 해산물을 사야할 것 같습니다 

댓글
  • 꽃과칼날 2017/11/08 13:24

    어휴....ㅡㅡ 누가 물어본 사람? 응? 어휴 단내~
    흥! 초콜릿 많이 먹고 충치나 생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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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드륵드륵흠칫 2017/11/08 13:28

    신혼 11차니까 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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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rno 2017/11/08 15:25

    귀욥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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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달돌 2017/11/08 15:34

    저도 저랬을 때가............. 쿨럭~~~
    여러분 오해마세요.
    저렇게 음식 좋아할 때가 있었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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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헛소리일보 2017/11/08 15:38

    좋을때다....(16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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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엔진켜둘게 2017/11/08 15:42

    귀엽네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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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lotho 2017/11/08 15:46

    피 냄새를 맡은 상어처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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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힉토르 2017/11/08 15:55

    여기 불족발한테 지신 분이 있다고 해서 와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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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설탕꽃 2017/11/08 16:08

    저희 남편이 그렇게 절 사육했죠 초저녁에 잠들어서 저녁 안먹었다고 열한시에 족발을 시키고 열시반에 일 끝나고 들어가는데 열시에 피자 주문해서 집에 도착하자마자 먹을 수 있게 셋팅하고...요리는 또 을매나 잘하게요...그렇게 우리 부부는 각 십키로가 쪘어요 ㅠ ㅠ 그후로 식사 준비는 꼭 제가 합니다 ㅠ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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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싼타스틱4 2017/11/08 16:16

    결론: 꿀 흐르는 신혼 자랑
    에흐 신혼부부라 봐줌. 커플이었으면 신고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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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탄쏘주 2017/11/08 16:19

    11일차ㅋㅋㅋㅋㅋㅋ
    봐드리겠습니다!!
    꿀꿀!!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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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welve 2017/11/08 16:29

    너무 달달해서 당뇨올거같아요....고혈압도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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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로알콜러 2017/11/08 16:34

    아니 그러니간 지금 학생인데 매일 아침 저녁을 대령한다 그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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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슨닉무슨닉 2017/11/08 16:38

    이야...
    거 은근-히 달달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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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상과현실 2017/11/08 16:38

    다른 사람의 아내를 '부인'으로 높이지 않나요??
    내 아내.. 혹은 안사람, 와이프...
    흠.. 너무 늙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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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좋은댓글이다 2017/11/08 16:53

    좀...짜증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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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귀엽다마치 2017/11/08 17:03

    이제 잠에서 깨어나거라 용사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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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쭉빵미녀 2017/11/08 17:05

    글이 너무 귀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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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키동 2017/11/08 17:08

    생각보다 살금방쪄요. 그리고 잘 안빠져요. 무작적 먹는것으로 해결하는것은 나중에 후회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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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깨어나라!용사 2017/11/08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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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짠지 2017/11/08 17:08

    좋을 때다~~~~~
    누릴수 있을때 많이 누리세요.
    좀전 고기를 못먹어 힘이없단 전활받은
    15년차 줌마...돼지등뼈   삶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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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피냥이 2017/11/08 17:15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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