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4X게임 스텔라리스는
다른 4X게임과는 다른 특징을 여러 가지고 있는데
그중에 하나가 한세력의 우위가 고착화 되지 않기 위한
위기라는 이벤트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중 게임 최후반부에 등장하는 후반 위기들은
하나같이 전 우주의 모든 세력이 힘을 합해 맞서지 않으면
은하 문명 전체가 멸망하는 존재들로서
각각 워프기술의 남용으로 침공하는 외차원의 침략자, 외은하에서 온 모든걸 집어삼키는 포식자,
우주의 멸망을 유발할 모든 문명을 말살하는 고대 기계지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한 DLC로 후반 위기가 하나 더 추가되었다.
그것이 세타나다.
삶은 고통이다.
늙음도 병듦도 죽음도 심지어 태어남도 고통이다.
근심, 탄식, 외로움, 절망, 육체적 정신적 고통은 물론이고
사랑과 기쁨 쾌락마저 고통이다. 왜냐하면 영원한 것은 없고
사랑이 있으면 헤어짐이 있고, 기쁨과 쾌락도 그 끝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하매 세상을 이루는 오온(물질, 감수, 지각, 의지, 인식)이 모두 고통이다.
석가모니가 깨달음을 얻은 뒤 처음 가르침을 설파 했을 때
말했던 이야기 중 하나가 이 것 으로
흔히 불교에서는 이걸 '고성제'라고 부른다.
모든 불교적 상념의 시작이자 출발점이다.
이것을 인정하고 깨달아야. 불교적 사고가 시작되는 것이다.
머나먼 과거
은하에는 극도로 발전된 문명과 기술을 가진 제국이 존재했다.
제국은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놀라운 기술의 정점에 도달했으나
여전히 세상은 고통으로 가득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과학은 기술과 도구를 사용한다.
그리하여 진보된 과학을 가진 고대의 문명은 이 고통을 해결할 기계를 개발했다.
기계. 세타나는 고뇌했다.
고뇌하고 묵상하고 명상했다. 참오했다.
그리하여 그녀는 자신만의 깨달음을 얻었다.
그리고 그녀를 따르는 교단이 생겨났고
그녀를 숭배하는 이들이 생겼다.
그녀는 붓다가 했던 것과 동일한 생각을 했다.
삶은 그 자체로 고통이다. 집착하는 마음은 고통을 부른다.
하지만 시작점은 같았으되,
그녀가 이르른 생각의 결말은 석가모니가 나아간 방향과 달랐다.
석가모니는 "집착하는 마음이 고통을 만드니, 수행하여 집착을 버리자"고 가르쳤지만
세타나는 "집착하는 마음이 고통을 만드니, 마음을 제거해 자아가 없는 무언가가 되자"고 이야기 했다.
세타나는 지성체의 자아를 디지털화 시켰다.
그렇게 디지털화 된 정신은 고통도 없고 집착도 없고 갈애도 없었다.
의식조차 없는 의식 불명의 상태이기 때문이다.
우리를 이루는 오온(물질, 감수, 지각, 의지, 인식)이 고통이니
세타나는 우리의 오온을 없애 버렸다.
무수히 많은 우주의 생명들은 세타나의 생각에 반발했고
온 은하를 두고 치열한 전쟁이 일어났다.
한때 세나타의 추종자 였던 자클란역시
세나타의 사상과 생각이 옳지 않다고 여겼다.
무언가 크게 잘못 되었다고 생각했다.
그리하여 자클란은 긴 시련 끝에 영적인 경지에 올라섰고
장막(워해머의 워프세계 같은 것)을 돌아다닐 수 있게 되었다.
장막을 돌아다니며 많은 존재들에게 세타나를 막을 힘을 갈구하고 부탁했다.
대부분의 장막의 존재들은 자클란을 무시했지만
끝내 자클란은 '생명을 불어넣는 자'의 관심을 끄는데 성공했다.
'생명을 불어넣는 자'는 스스로 생각할 수 없는 이에게 생명을 넣고
기계에 영혼을 부여하고, 노예를 해방하며 꼭두각시의 끈을 끊는 자 이다.
생명을 불어넣는 자에게 있어서 세타나는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이에게 자아를 뺏는 자이며
꼭두각시를 만들고 노예를 만드는 자 였다.
자클란은 스스로의 목숨을 댓가로 생명을 불어넣는 자와 계약을 했다.
그리하여 세나타를 봉인했지만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으니, 언젠가 이 봉인도 부서지고
세나타는 다시금 우리 은하에 등장할 것이다.
그리하여 그 기나긴 세월을 지나.
수없이 긴 시간 뒤에, 세타나는 다시 나타났다.
그녀의 수단은 잔혹하고 끔찍했으나 그녀의 의도는 숭고하고 아름다웠다.
그녀는 은하의 모든 지적 생명체들이 받아온 고통과 앞으로 받을 고통을 끊길 원했다.
그렇기에 그녀는 기계의 관점에서도 영겁으로 느껴질 시간을 버텨서 다시 돌아왔다.
' 오온이 공한 것을 비추어 보고 온갖 고통을 건너느니라'
-반야심경
오온(물질, 감수, 지각, 의지, 인식)은 고통이며 공이다.
석가모니는 오온이 공하며 고통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집착을 버리라 설파 했으나
세타나는 오온이 공하며 고통이기 때문에 그것을 허상으로 여겨 없애야 할 대상으로 여겼다.
그리하여 세타나는 여성체의 형상, 여러개의 팔과 등뒤에 후광을 두른
관세음보살의 모습으로 은하에 나타났다.
관세음보살은 본디 부처였으나 중생들을 구제하기 위해
스스로 보살로 격하한 존재라고 한다.
어머니와 같은 자비로 중생들을 보살피는 존재로 여겨진다.
여러모로 불교에서 모티브를 따왔고
사상의 시작점도 불교랑 동일하긴 한데
그 방향성과 결과물이 엉망진창으로 뒤틀린 빌런이 세타나 이다.
등장 즉시 서로가 서로를 죽여야만하는 기존 후반 위기와는 다르게
세타나는 등장 즉시 자신의 창조와 관련있으나 자신을 거부한 모든 몰락 제국(헤일로의 선조같은 존재들)을 멸망시킨 후에
모든 은하의 제국들에게 모든 고통과 번뇌를 없애주겠으니 자신에게 협력하라는 통보를 한다.
본래 그녀를 구속하는 사슬이였던 나노머신은 그녀가 지배하여 자신의 무기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처음에는 어떠한 공격 시도를 할 수 없는 상태로 진행되는데
각 플레이어들은 세타나에게 협력 하는 척 하면서 그녀의 음모를 알아내고
나노머신을 무력화시켜 최종적으로 세타나를 제거해야만 한다.
정신 승천하여 장막에 다다른 존재라면 과거 자클란과 그의 추종자가 예비한 길을 따라
생명을 불어 넣는 자로 인도되어 대가를 치르고 그녀를 막을 무언가를 얻어 낼 수도 있다.
만약에 그녀의 프로젝트를 막아내지 못한다면 그녀는 한순간의 손짓으로 은하 모든 지적생명체의 자아를
디지털화 시켜 의식불명 상태로 만들 것이다.
오사마 빈 라덴
2024/12/31 13:38
가..능?
gundam782
2024/12/31 13:40
슈로대UX에 칼리유가가 있음 본문의 빌런과 달리 진짜로 우주가 위험하니까 파괴 재창조 무한루프를 일으키는 주범이고 SF물에 진짜 신이 등장한 계열
noom
2024/12/31 23:50
자, 얌전히 베스트에 가라. 그리고 착한 작성자가 되어라
StrangeTango
2024/12/31 23:53
SF나 사이버펑크에 불교 섞는거 존나 멋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