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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오피아 (26) - 살아있는 달롤 화산지대 ^^^^^^^

달롤 화산지대는 살아 있었다.
시뻘건 마그마를 뿜어 올리지는 않았지만 펄떡 펄떡 살아 있었다.
뜨거운 수증기와 유황수를 뿜어내며 숨을 쉬고 있었다.


아마도.. 이 '살아 있음' 때문에 이 광경은 다시 볼 수 없으리라.
우기가 오고 또 끊임없이 솟아 오르는 샘들은 지금과는 다른 지형을 만들어 낼 것이기 때문이다.
몇 년 후에 다시 이곳으로 온다면 달롤은 또 다른 색깔로 다른 모습으로 우리를 맞을 것이다.
지구는 무생물이 아니다.
아니, 생물과 무생물을 가르는 것 자체가 우리 인간의 편협한 시각이다.
지구는 끊임없이 숨을 쉬고 늙고 병 들고 아파한다.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니 뭐니 하는 우월감을 한껏 고무시키는 명제인 '감정'이라는 것도
깊고 깊게 들어 가면 ㅡ
동물은 물론이거니와 풀 한 포기도 바위도 세포 하나까지도..
감정(인간의 이기적이기고도 제한적인 정의가 아닌)을 품고 있는 것이리라.
다만 인간처럼 유난을 떨지 않을 뿐.
갈라진 틈새로 뜨거운 샘이 여기저기에서 솟아 오르고 있다.
작은 샘들이 돋아난 모습이 마치 꽃 봉오리처럼 보인다.
유황과 각종 광물질 성분의 간헐천이 만들어내는 최고의 예술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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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송이를 밟지 않으려고 조심하면서 촬영했다.
나 정도의 체중으로는 쉽게 부서질 정도는 아닌 것 같기는 했지만,
덩치 큰 남자들이 걸을 때마다 꽃송이가 부서지는 빠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끊임없이 새로운 지형을 만들어낸다고 해도 꽃송이가 바스라지는 소리를 들으니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관광객이 많지 않은 지금은 화산지대를 마음껏 다니며 바로 내 발 아래의 비경을 볼 수 있다.
그러나 관광 인프라가 조성되고 점차 관광객이 많아질 경우엔
관광객이 다닐 수 있는 길을 만들어서 통제하지 않을까 싶다.
댓글
  • 노뭘레인 2024/12/31 17:32

    아싸 일빠!ㅎㅎ 사진과 글 넘 잘봤습니다! 볼수록 신비한 우리 지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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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래공주 2024/12/31 17:35

    시차도 있는 노뭘레인님이 첫 댓글을 다 달아 주시공~
    캄사~ 캄사합니다. ^^

    (KZDRmr)

  • Design&Photo 2024/12/31 17:58

    삭막한 갈색 사막만 보다가 이번에는 뭔가 오묘하게 이쁜? 색상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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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래공주 2024/12/31 18:10

    실제 보시면 더 오묘하고 더 예쁩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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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산 2024/12/31 18:08

    시차도 없는 3등 ~ㅎ
    내는 처녀귀신이나 만나러 ~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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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래공주 2024/12/31 18:10

    정말 꾸준하시네요~
    엄지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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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산 2024/12/31 18:38

    고래공주님은 자연 속에서 사시니 ~ 맑은 공기 속에 계시지만 ~
    저는 산에서의 맑은 공기가 시원하니 너무 좋습니다 ~ 정신도 맑아지는 느낌입니다 ~

    (KZDRm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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