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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가로 살아가면서 간혹 느끼는 몇가지 답답함.txt

1. 찍을 것이 없다.
사진으로 예술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기피해야할 것중 하나는 소재중심주의라고들 말하곤 합니다.
근데,,,, 사실 최근에는 법적 문제로 소재중심주의도 어렵습니다.
초상권은 당연히 지켜야하는 부분이고, 건축물에 대한 부분도 권리를 지켜야하기 때문에 찍기 힘듭니다.
더더욱 상업을 업으로하는 경우에는 꼭 지켜야할 부분이구요...
그래서 상업 사진가들은 누구도 찍지 않은 것을 찍거나 누가 찍었던 피사체를 다른 시선으로 찍거나 하는 방법을 많이 쓰죠
대부분의 풍경은 아마추어를 비롯한 카메라를 든 모든 사람중 누군가는 촬영한 장소고, 새로운 피사체를 찾는게 너무도 힘듭니다. 새로운 피사체를 찾기위해서는 위험을 감수하거나 돈을 많이쓰거나, 아니면 남들이 따라올수없는 천재성을 발휘하거나... 법을 지키면서 사진찍기는 너무도 힘들고, 그래서 많은 이들이 철조망을 넘고, 허가없이 촬영을 하죠
여기보면 그런걸로 SLR 일면이되곤 합니다. 예전에 D850 포스팅하면서 할로윈 스트릿 촬영에서 언급했지만,
인물, 건물, 제작물의 저작권을 침해하며 사진을 할꺼면, 사진을 안하는게 낫다고 봅니다.
사진은 나에겐 행복이지만, 누군가에게는 폭력이 될 수 있거든요
뭐,, 한국이 좀 유난한게 없지 않긴한데... 지킬것은 지키면서 사진해야하는거고,,,
그러면서도 새로운 사진, 작품을 만들어야하니 정말 괴롭쥬 ㄷㄷㄷㄷ
그러다 색다른 작업을 시작하면 우르르 따라하기 시작하는데,,, 그러지좀 맙시다...
자기껄 찾아야해요...
2. 내가 우선이냐 사진이 우선이냐
예전에는 카메라를 들고 다니며, 끊임 없이 사진을 담았습니다. 여행을 가도 카메라가 무겁지만 무언가를 촬영하는 기쁨이 강했습니다. 해가 지나면 지날수록, 장비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내가 여행을 하는 것인지, 카메라가 나를 타고 여행을 하는 것인지 헷갈릴 때가 많습니다. 투바디 쓰리렌즈, 필터풀세트, 삼각대, 여벌의 배터리, 노트북 등 합쳐서 20kg이 넘는 장비를 배낭에 들쳐업고 20~40km씩 걷다보면, 성취감보다는 자괴감이 들 때가 많습니다.
어느 순간, 즐기는 여행이 아닌 카메라를 위한 여행이 되어있는 걸 느낄 때 힘듭니다 ㅠㅠ
하지만 또,,,, 안들고 다닐수도 없고...
항상 표현하지만, 카메라는 내 인생에 얹어진 평생 가져가야할 짐이죠 ㄷㄷ
고 토리야마 아키라옹의 드래곤볼에 나오는 압축 캡슐이라도 있었으면,,,합니다 ㄷㄷ
3. 그들만의 리그
사진계는 항상 진입이 어렵습니다. 상업적인 영역은 당연히 가장 힘든부분이고, 그냥 그들만의 리그에 조용히 대화나하면서 끼기에도 힘이들지요. 비전공생으로 복수전공을 할 때 이러한 스트레스는 극에 달했죠... ㄷㄷㄷ
또 하나,,,그들만의 리그로 대표되는건,,, 뭐 모 협회도 협회고 뇐네들이 기득권 유지를 위해 만들어서 자기들끼리 행사 돌려먹기나 하고 있으니, 신규 작가들의 생존은 힘들어지고 생업을 위해서 가격을 낮출 수 밖에 없는데,, 그걸 또 아마추어들이 가격후려치기를 하고 있으니 더욱 더 먹고 살기는 힘들어지고 징징징징 ㅠㅠㅠ
이렇게 되곤합니다 ㄷㄷ 학생 때 교수님이 이런 말씀을 하시더라구요. 네 사진과 내 사진 누가 더 잘찍을 것 같냐? 새로운 기술과 새로운 시각, 그리고 자유로운 활동이 가능한 너의 사진이 겉으로는 더 나을 수가 있다. 근데 사진은 내 사진이 더 많이 팔린다. 결국 사진은 인맥이다.
틀린 말은 아닌데, 씁쓸합니다. ㄷㄷㄷㄷ
남들 눈치 보면서 사진해야되고, 갤러리에 휘둘리고, 에이전시에 휘둘리고 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
4. 이것좀 갈챠 주세요
이러한 스트레스를 이겨내면서 꾸역꾸역 버티고 살아나가면 주변에서는 그제서야 물어봅니다. 사진은 뭐가 중요해? 어떻게 찍는게 좋아? 카메라 추천좀 해줘? 상업작가하려면 뭐부터 해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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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는 밑바닥부터 여기까지 온 사람들한테 멍...게소리를.... ㄷㄷ
인터넷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한 두번도 아니고 수십 수백번 들으면 누구라도 짜증나는데,,
귀찮아하면 유세떤다고 ㅈㄹ...ㄷㄷㄷㄷ
5. 그거해서 먹고 살겠냐?
먹고 살기 힘든데 작품도 하나 안사주는 사람들이 이런 소리하면 주먹이 쥐어집니다...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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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참 생각이 많아지네요 ㄷㄷ
빚갚아야되는데 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
이런 글이나 싸고 있고 ㄷㄷㄷ

댓글
  • [BirdClub]짱ⓔ™ 2017/11/06 21:58

    6주간 고생 많았습니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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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직사진작가 2017/11/06 22:00

    빚이 191만원 늘었어요! 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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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궁금이01 2017/11/06 22:04

    많이 힘이듭니다 ㄷ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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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필카사랑한다 2017/11/06 22:04

    취미로 즐기는 터라 이런 고민까진 못해봤군요.
    스톡사진도 수입원이 되긴 힘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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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직사진작가 2017/11/06 22:05

    귀찮긴한데 제 사진은 300-500원에 넘길바에 안하고 만다는 개똥 자존심이 있어서 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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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라잎 2017/11/06 22:13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는 이런 글 너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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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루토스 2017/11/06 22:17

    취미로 하는데도 힘든데 상업은 오죽하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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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직사진작가 2017/11/06 22:33

    아재는 취미아닌 취미잖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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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라잎 2017/11/06 22:24

    11일날 작가와의 대화 때 가면 이런 내용이 주가 되나요?
    참석자격 같은거 없으면 저도 가서 사진 감상하고 말씀도 듣고 그러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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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700]종이비행기PG 2017/11/06 22:55

    요즘드는제생각을꿰뚫는 글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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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통감성 2017/11/06 23:01

    좋은 글 감사합니다. 많이.생각하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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